“포스트코로나 시대 여행법…한국형 글로벌 OTA 꿈꾼다”

“한국형 글로벌 OTA가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놓치지 않으면 안되는 기회가 왔다.” 정지하 트립비토즈 대표가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 판도가 바뀌고 있는 상황을 두고 정 대표는 “모든 OTA 출발선이 같아진 시점”이라고 짚었다.

어디론가 떠나는 일상 자체가 생경해버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트립비토즈 역시 지난 6월 앱 개편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소셜 영상 콘텐츠를 더해 7월에 새롭게 출시한 트립비토즈 앱에는 지난 고민과 다음 세대 여행 서비스를 풀어냈다.

새롭게 선보인 앱은 영상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앱 구동 시 이용자들이 올린 여행 관련 영상을 확인하고 여기서 바로 숙소 예약이 가능하다. 영상 콘텐츠를 올린 사용자는 호텔 예약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트립캐시’를 받고 트립캐시는 이용자끼리 주고받을 수 있다.

정 대표는 “영상과 사람 간 소통, 호텔 예약 세 가지를 키워드로 잡았다”며 “새로운 앱의 핵심은 자동화와 개인화”라고 꼽았다. 실제 앱 구동 시 이용자 나이, 성별, 취향 별로 다른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재미 요소도 강화했다. ‘마이여행팁’은 여행 전에는 예약정보, 여행 중에는 관련 여행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등 여행의 즐거움 또한 지속하도록 했다. 하반기에는 친구 찾기 기능과 한국관광공사와 진행하는 전국 여행 100선 지도 등 다양한 리워드 프로그램도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트립비토즈 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국내외호텔은 85만여 개다. 올해는 국내 호텔 직계약을 통해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정 대표는 “공급자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모이는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새로운 앱은 사용자가 매일 들어올 수 있는 앱을 고민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업계가 국내여행 중심으로 판을 새롭게 짜고 있다. 트립비토즈 또한 영상 콘텐츠를 더하고 해외여행 중심에서 국내여행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지만 정 대표는 “코로나19로 급조한 서비스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영상 콘텐츠 기반 여행 앱은 기존 OTA 모델 다음 단계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기가 조금 앞당겨진 것이라는 게 정 대표 말이다.

실제 영상 콘텐츠를 통해 여행을 연결하는 아이디어는 정 대표가 2013년 구상한 아이디어다. 당시는 페이스북 형태 피드에서 사진을 보면서 호텔을 예약하는 여행 플랫폼 모델이었다. 코넬대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이 아이디어였다.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바로 사업에 착수하지는 않았다. 정 대표는 “당시 다라 익스피디아 회장으로부터 ‘공급자 시장을 얼마큼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기억했다.

이후 2014년 익스피디아 한국지사에 합류한 후 2017년 트립비토즈를 설립했다. 트립비토즈 역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최저가 호텔을 예약할 수 있는 모델을 도입했다. 공급자를 늘리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전략이다. “어느 정도 성장 토대를 만들고 시작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정 대표 설명이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기를 앞당겼지만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OTA 기업은 호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며 고객 예약금을 확보하는 금융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기존 성장 모델에 대한 한계가 지적됐다. 글로벌OTA와 EU간 최저가 보장 계약 조항이 무효가 되면서 호텔 역시 OTA에 낮은 가격으로 객실을 줄 이유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역시 2019년 공정위가 글로벌 OTA와 한국 숙박업체와 맺은 최저가 보장 계약이 불공정하다며 칼을 빼들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OTA에 낮은 가격으로 호텔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무색해지면서 호텔 역시 글로벌 OTA에게만 최저가를 맞춰줄 명분이 사라졌다. 토종 OTA 역시 호텔에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더 좋은 가격으로 받아올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정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각 나라에서 강한 OTA가 나오고 있다”고 내다봤다. 각국 OTA가 빠르게 앱을 개편하고 사용층을 모으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는 “트립비토즈의 경우 최저가 호텔이 있고 사람들이 계속 모이는 앱, 끊임없이 소통, 교류, 미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다음 플랫폼이 무엇일지 고민했다”며 “여행 전, 중, 후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상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밝혔다.

“진정성 공유하는 서비스, 우리의 마케팅 방법” 정 대표는 “트립비토즈 설립 이후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진정성’이라는 마케팅 원칙을 공고히 했다. 정 대표는 이어 “진정성을 추구하는 건 시대적 트렌드다. 결국 돈을 좇아서 성장하는 기업과 가치를 중심으로 돈을 버는 기업은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설립 초기 호텔 최저가 예약 차액을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박대리’부터 트립비토즈 성장 기록물 오피스다큐, 코로나19 확산 당시 예약불가 호텔 상품을 전액 환불 조치한 것도 역시 같은 선상에서 이뤄졌다. 정 대표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4차산업 혁명시대 핵심”이라며 “기술도 중요하지만 진정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충성심 있는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하반기에는 KB국민카드와 함께 선보이는 TTBB 플랫폼도 출시 예정이다. TTBB는 KB국민카드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개발한 플랫폼으로 액티비티, 항공, 가격 비교 사이트. 숙박 예약이 한 곳에서 가능한 서비스다. TTBB역시 트립비토즈 여행 영상을 확인할 수 있어 구매력을 가진 30대 이상 여행객에게 호응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다.

아울러 호텔 각각의 역사와 이야기가 ‘최저가’에 묻혀있었다면 이제는 영상을 통해 호텔의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이용자와 공유한다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이용자에게 본연의 가치를 줄 수 있는 플랫폼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쌓아나갈 것”이라며 “호텔 직계약을 통해 영상을 확보하고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전후 거래 건수는 회복세지만 해외 여행이 어려워진 이후 거래액에서도 반등을 노려야 한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경험은 예상치 못한 도전이지만 정 대표는 “본질은 항상 사람”이라며 테크, 피플, 세일즈 팀이 힘을 합치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사업뿐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지속가능성을 경험하는 여행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동시에 국내 거래액 1등을 목표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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