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스타트업에 합류할 멤버를 찾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사내벤처가 외부 인재들과 새로운 혁신을 시도한다. 외부인과 함께 팀을 꾸려 창업할 수 있는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국내 처음으로 추진하는 것. 사내벤처에는 내부직원만을 활용해야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사내벤처 팀 빌딩 과정에 외부인력을 합류시켜 더 큰 성장 동력을 얻겠다는 포부다. 노현석 H스타트업팀 팀장은 “현대자동차가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사내인력뿐만 아니라 외부의 인재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프로그램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자동차의 사내벤처 역사는 2000년부터 시작됐다. 90년대 1차 벤처붐 시절 최고 경영층에 의해 조직돼 지난 20년 간 주로 자동차 부품 분야 사업화를 추진해왔다. 내부 수요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파트너 형태로 분사시키는 방식을 유지했다. 기존 방식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 2017년 5월, 전략기술본부가 생기면서다. 현대자동차 그룹 신사업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조직된 전략기술본부는 그룹에서 접근한 적 없었던 영역에 도전한다. 특히 전략기술본부 내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 투자실은 CVC팀, 스타트업육성팀, H스타트업팀 등으로 구성돼 스타트업 생태계와 밀접하게 협력한다. 이중 H스타트업팀은 사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부서다. 노 팀장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회사 전체의 방향과 결을 맞춰 사내 벤처도 변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며 “외부인을 사내 스타트업에 합류시키자는 계획도 이런 변화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진행되는 사내 스타트업 선발, 육성 절차는 이렇다. 먼저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그룹사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 130여개 아이디어를 확보하고 이중 인터뷰 심사를 거쳐 예비 사내 스타트업 7곳을 선정했다. 이번에 모집할 사외 멤버는 7개 예비 사내 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되며 20일 온라인 모집 설명회 후 본격적으로 멤버 채용 인터뷰가 진행될 예정이다.

예비 사내벤처 직원들이 직접 함께할 외부 직원을 심사해 채용하고 최종 사내 스타트업으로 선발되면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이 인력을 계약직으로 채용한다. 계약기간은 1년 이내다. 현재 예비 사내 스타트업은 외부 인력을 채용하고 최종 사내 스타트업으로 선택되기까지 사전검증 워크샵이라는 한 단계를 남겨둔 상태다.

인터뷰를 통해 선발된 사외 멤버와 사내 멤버로 구성된 팀은 최종 사내벤처로 선발되기 위한 5일 간의 스프린트(Sprint) 워크샵에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스프린트 워크샵은 구글벤처스가 개발한 실행프로세스로 빠르게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서비스 및 제품 가능성을 검증한 후 시제품까지 완성해보는 워크샵이다. 이 워크샵을 통해 최종 선발된 사내벤처는 기업 당 최대 3억 원이 지원되며 1년간 개발 및 사업화 기간을 부여받는다. 1년 내 최종적으로 분사심의를 통해 분사할 것인지 사내 사업화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창업환경이 좋아진 요즘, 스타트업 인수 또는 직간접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대기업이 꼭 사내 기업을 키워야할 명분과 필요성은 무엇일까. 노 팀장은 “대기업의 특성상 개인이 먼저 업무를 제안하고 주도해나가는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도 직원의 역량과 노하우가 최대화 발휘되어 원하는 사업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득이 되는 일이기 때문에 사내벤처는 회사 차원에서도 유지해야 하는 제도“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내벤처를 통해서도 한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사내벤처가 회사와 동떨어진 조직이 아닌 만큼 회사와 개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내벤처 제도를 개선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내 스타트업 선발, 멤버 모집은 액셀러레이팅을 맡은 외부 파트너 더인벤션랩과 빅뱅엔젤스가 진행할 예정이며 사외 멤버 지원 신청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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