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계산하세요! ‘페이히어’가 바꿀 카운터 풍경을 만나다

대학 시절, 대형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 첫 출근을 한 날, 주문을 받으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커피를 만들 짬이 안되는 아르바이트생에게는 메뉴도 익히게 할 겸, 계산을 맡긴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날, 기계의 스크린 안에 그렇게 많은 페이지와 버튼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그리고 각종 할인과 혜택이 적용된 금액을 맞추려면 그 많은 페이지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지도 말이다. 그리고 8년 차 우리 지점 매니저는 POS기의 신(神)이라고 불린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실수투성이였다.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빨리 음료 제조에 투입되었다. 그리고 퇴사할 때까지도 나는 그 POS기와 친해질 수 없었다.

POS기. 이제는 익숙해진 말이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할 때 쓰는 기계를 뜻한다. 카드, 현금 결제, 모바일 페이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POS 업자는 매장주로부터 기계 대여 및 유지비 혹은 지급 건 당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POS 업계 입장에서는 매장 수가 많아질수록 이득이다.

이렇다면 매장 측은 어떨까? POS 개통 및 운영을 지원하는 대기업 계열 매장을 제외, 대부분의 소상공인은 POS 도입을 알아볼 때 가격이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지 않거나, 혹은 그 종류가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막상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해도 나처럼 사용을 어려워하는 사장님이 많으며, 업데이트가 느려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는 상황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래서 ‘페이히어 (Pay Here)’의 서비스명이 더욱 눈에 띈다. “여기 와서 계산하세요” 라니. 자신감이 느껴진다. POS 시장의 변화를 통해 이 세상 모든 카운터의 풍경을 바꾸고 싶다는 페이히어의 박준기 대표를 만나보았다.

 

페이히어 서비스를 시작한 계기는 단순했다. 창업 전 결제 플랫폼 서비스사에서 개발자였던 박준기 대표는 회사에서 POS와 연동되는 시스템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두 번 놀란 적이 있다고 했다.

첫째, POS 시장은 생각보다 어려운 기술과 복잡한 규정이 필요한 시장이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 이와 같은 이유로 현재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기술개발에는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를 보인다는 점이었다. 즉, 매장은 10년이 넘도록 변화가 없는 POS와 소프트웨어를 수년간 사용하고 있었다. 당연히 핀테크 기술의 도입도 느리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바일 페이 같은 편리한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불편함도 발생하고 있었다.

“POS를 바꾸는 작업은 지금 우리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수많은 문제, 그리고 더 나아가 핀테크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박대표는 말했다. 정확한 문제 인식과 해결방안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첫 창업임에도 불구, NEST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등의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일 수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페이히어 서비스는 어떻게 카운터 문화를 바꾸고 있을까? “저희는 복잡한 계약이나 약정 없이 누구나 다운로드받아 무료로 POS 서비스를 사용하실 수 있으며, 카드 가맹점 가입 이후에도 월 요금이나 수수료가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 POS는 하드웨어 중심으로 운영되나 페이히어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업데이트가 빠르게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매일 발전해가는 핀테크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고객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와 같은 실시간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는 쉬운 접근성과 무료 서비스로 현재 2030 세대 자영업자에게 크게 호응을 받고 있었다. 접근성뿐만이 아니다. 하드웨어 기반 POS는 USB 포트, 전선 등 부속물이 많아 카운터의 미관과 개방감을 저하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반면, 페이히어는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으면 되기 때문에 아이패드나 PC에서도 활용이 가능, 공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천의 베이커리 카페 웰콤 등 인테리어로 유명한 커피숍 중 페이히어의 POS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업체가 늘어가는 중이다.

무료로 부담 없이, 소비자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카운터의 공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핀테크 기술을 빠르게 적용해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편한 카운터 문화. 지금까지 페이히어가 바꾼 카운터 풍경이다. 앞으로의 페이히어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앞으로 새로 등장할 기술에 소상공인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종합 POS 시스템을 구축하고,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박대표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페이히어가 창업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머리 속에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창업하면 페이히어, 페이히어하면 카운터의 풍경을 바꾼 기술”이라는 인식이 생길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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