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두 번째 규모의 미국 이커머스, 1위보다 더 영향력 있는 이유는?

 

미국 이커머스 시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중국인데,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단연 시장규모 1위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존, 월마트와 같은 미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세계적인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 미국 이커머스 현황 살펴보기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는 올해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 규모를 약 3조 9,000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 중 북미지역 시장이 7,490억 달러 규모로 약 20%를 차지하며, 그중 미국은 7,090억 달러 규모로 북미시장 점유율이 상당하다. 한편 미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대비 18%가량 증가해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미국 이커머스의 성장 규모는 온라인 구매자 수 증가를 보면 더 쉽게 가늠할 수 있다. 2018년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구매한 미국 사용자는 1억 9,004억 명이다. 2019년에는 그보다 3.3% 증가한 1억 9,680만 명이 인터넷을 통해 쇼핑했다. 올해 미국 이커머스 사용자는 처음으로 2억 명을 넘어 약 2억 420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 이커머스 사용자 연령을 살펴보면 18~34세가 43.4%로 가장 활발하게 소비하고 있으며 35~54세가 42.7%, 55세 이상이 14%로 그 뒤를 이었다. 그중 35~54세 그룹은 연평균 1,800달러를 소비해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아마존, 월마트 – 미국 이커머스 시장 이끄는 두 거대 공룡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글로벌 이커머스 규모 1위 국가로 짐작하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이름이 익숙한 미국의 대기업이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거대 공룡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익숙한 기업은 아마존이다. 이를 증명하듯 미국 내 시장점유율 역시 38.7%로 수년간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이는 2위인 월마트의 점유율이 5.3%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이다.

아마존은 그 영향력에 걸맞게 셀러와 소비자 모두의 편의를 고려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입점 자체에 큰 어려움이 없어 누구나 아마존셀러로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고 재고 관리부터 배송, 반품까지 대행하는 FBA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커머스 운영이 익숙하지 않은 셀러가 접근하기 용이하다. 동시에 낮은 진입장벽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고 가격경쟁을 위한 마진율 낮추기가 불가피하다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무료배송, 빠른 배송을 제공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편으로 그만큼 매출 규모 역시 독보적이다.

월마트는 1962년 창업한 세계 최대의 소매 기업을 지난 2008년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서비스의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 미국 전역의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창고로 이용해 빠른 배송을 제공하는 등 기존의 체계를 발판 삼아 현재 미국 이커머스 시장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월마트의 경우 온라인 판매 실적이 좋은 경우 미국 전역에 있는 월마트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 글로벌셀러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미국 이커머스, 가장 빠른 성장 보이는 분야는 ‘식료품’

미국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인 분야는 식료품이었다. 이마케터 역시 약 3년 뒤 미국 식료품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최대 1,170억 달러로 성장하고 2025년에는 전체 식료품 소매거래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이커머스 시장 내 식료품 분야의 성장은 코로나19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전에는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쇼핑이 비교적 활발하지 않았으나, 올해 팬데믹을 겪으며 밀키트와 같은 상품을 구입해 편리함을 경험했고 이는 앞으로 더 큰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에 아마존에서 식료품을 구입한 이력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약 62%로 나타나며 식료품 분야에서도 아마존이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기준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산 농식품은 총 1,364개 제품으로 조사되었으며,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라면이 인기를 모으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김치가 면역력 증진 식품으로 관심을 이끄는 등 아마존 내 K-푸드는 입지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오버노드는 지난 10월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마케팅대학 특별 강연을 통해 “K-푸드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한국 중소기업 입점을 확대하는 아마존의 2021년 방침에 따라 국내 식품 제조기업 역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데 비해 국내 농식품 제조업체의 대응이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아마존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킨 김치 주스가 미국 식품회사의 제품으로 알려졌고, 이커머스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불고기 관련 상품 역시 국내 기업보다는 미국 기업의 상품이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버노드는 “내수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을 해외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가공하고 알맞은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마존 식료품 카테고리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전 글을 통해 언급한 바와 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산업 분야는 이커머스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온라인 유통 시장인 것이다.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미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K-방역에서 K-푸드로 이어진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 2021년 K-카테고리를 확대하겠다는 아마존의 전략을 발판 삼아 오는 2021년은 국내 중소기업과 제조기업이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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