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위한 브랜딩은 따로 있다] 법칙 10화. 작게 시작하고 디테일을 챙겨라

이 글은 외부 기고문으로 벤처스퀘어의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3월부터 기고를 진행했던 창업가의 브랜딩 다시보기가 어느새 마지막 10화까지 오게 되었다. 브랜드 전략이 곧 사업전략이다, 라는 명제에서 시작해 지난 번 오프라인에서 고객 경험을 완성하라까지. 창업가 그리고 스타트업 브랜드를 만드는 데에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로 다시 한번 창업가의 브랜딩을 소개하였다. 오늘 이야기하게 될 마지막 10화는 지금까지의 모든 내용을 토대로 브랜딩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작게 시작하고 디테일을 챙겨라”

예상 외로 많은 경우에 작은 부분, 디테일한 것들에서 게임의 승패가 결정이 되는데 브랜딩 역시 마찬가지이다. 현실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이나 리소스가 제한적인 스타트업의 현재를 고려하면 작게 시작하고 디테일을 챙기는 부분은 더욱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떤 면에서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사업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주제! 오늘 이 글을 통해 각자의 브랜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자기 점검과 동시에 작지만 그 영향력은 크다라고 할 수 있는 오늘의 주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작게 시작한 과일가게]

오늘의 주제에 걸맞는 브랜드를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김씨네 과일가게이다. 독특한 판매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씨네 과일가게는 22년 5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플리마켓에서 시작했다. 의류 업계에서 오랜 시간 일해왔던 김도영 대표는 어떤 티셔츠를 만들어볼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과일을 떠올렸다고 한다.

시장에서 판매하는 품목 중 티셔츠에 새기기 좋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생각이었다. 사과, 포도, 바나나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과일을 디지털 프린트로 새겨 넣은 흰색 티셔츠를 제작했다. 이왕 파는 김에 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빨간 바구니에 담아 팔았다. 바구니마다 제품을 알리는 박스 종이를 올려두고 멘트도 재미있게 적었다. 체리 티셔츠에는 ‘정신 체리자’, 멜론 티셔츠에는 ‘고당도 차트 1위 멜론’, 복숭아 티셔츠에는 ‘저스틴 비바피치쓰’라고 적는 식이다.

[작게 시작한 것이 보이는가]

김도영 대표는 “우연히 과일을 떠올렸고”, “시장에서 판매하는 품목 중 티셔츠에 새기기 좋은 것이 과일”이라고 생각했으며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과일을 디지털 프린트로 새겨 넣어 제작”했다 라고 말했다. 때론 거창하게 생각하고, 계획하고, 시도할 필요도 있겠으나 속도로 대변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그것만이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김도영 대표는 보여주고 있다. 티셔츠에 새기기 좋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디지털 프린터로, 와 같은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소위 각 잡고 티셔츠를 만든 것이 아니라 작게, 그렇지만 자신의 생각이 잘 담긴 형태로 브랜드를 만들고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이런 판매 방식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김씨네 과일가게는 순식간에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문의가 폭주했다. 다마스에 과일 티셔츠를 싣고, 부산, 대전, 대구 등 전국을 순회했다(다마스에서도 작게가 읽힌다). SNS에 판매 시간과 장소를 공지하면 사람들이 몰려왔다. 오픈하기 전부터 줄을 서는 사람도 많았다. 500장씩 준비를 해와도 금방 동나기 일쑤였다. 한 번은 준비해온 티셔츠가 지방에서 하루 만에 완판이 되어 서울에 사무실로 돌아와 밤새 티셔츠를 찍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간 적도 있다고 한다.

동네에 과일가게처럼 친근하게 판매하는 모습

이렇게 작게 시작한 김씨네 과일가게는 최근 핫하고 힙한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하고 있다. 그 흔한하얀 티셔츠에 그 흔한 과일이 프린팅된 티셔츠로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것이다. 작게 시작하는 것의 가치와 힘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타겟팅 관점에서도 대중을 상대로 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5천만개의 취향의 시대 아닌가. 누군가는 김씨네 과일가게 티셔츠를 보고 절대로 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을 하는 사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럼럼 어떤가. 중요한 것은 작게 시작한 결과가 적은 수라고 하더라도 고객을 만들고 더 나아가 팬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작게 시작해야 한다. 작게 시작해야 기회가 있다.

김씨네 과일가게는 당분간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판매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아마도 규모의 확장보다는 자신의 색깔과 태도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함으로 이해된다. 온라인으로 확장해서 더 많이 판매할 수도 있겠지만 고객들을 일일이 만나 티셔츠를 비닐봉투에 담아 판매하는 경험 자체가 귀한 콘텐츠이자 김씨네 과일가게의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작게 시작한 김씨네 과일가게,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어떻게 계속 성장하고, 어떻게 작게 또 시작할 것인지 말이다.

김씨네 과일가게는 포장도 거창하지 않고 작게, 비닐봉투로 시작했다.

[한 끗 차이가 만드는 결과]

다음은 디테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이즈 오브 체어가 만드는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사이즈 오브 체어(이동진 대표)는 맞춤형 의자를 제작하는 브랜드이다. 이 대표는 아버지의 망해가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국내 대표적인 맞춤형 의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처음에는 자신의 키에 맞는 의자를 만들었다가 그 이후로 점점 키의 범위를 넓혀서 ‘사이즈 오브’ 라는 의자를 만들었다. 글자 그대로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키, 몸무게 뿐 아니라 앉은키와 체형, 성별, 사용목적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이는 고객 맞춤을 위해 고려하는 것들로 그야말로 디테일이 뛰어난 의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사이즈 오브 체어의 디테일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실제로 의자에 앉아보고 구매하고 싶어하는 고객 분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만족시키기 위해 사무실 한 켠에 조그맣게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공간에 방문한 고객들은 맞춤형 의자를 경험해보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고, 이렇게 직접 방문하시는 고객분들의 70%가 결제를 한다. 한 끗 다른 디테일이 남다른 결과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상품 객단가가 6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이즈 오브의 디테일이 얼마나 많은 결과를 만들고 있는 것인지 실감할 수 있다.

현재는 그 공간을 넓혀 하루에 고객 5-10명 정도만 수용하는 유료 예약제 쇼룸을 운영하고, 전담 매니저가 즉석에서 고객의 사이즈에 맞춰 의자를 조립한다. 또한 고객은 기존에 쓰던 의자에 불편함이나 통증 문제가 있었으면 여기에 대해 상담도 진행할뿐더러 자신의 사이즈에 앉아 데스크 세팅법도 배우게 된다. 전체 케어 세션을 무려 1시간이나 진행한다.

당신은 의자에 대해서만 1시간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기에 1시간 씩이나 걸리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디테일하고 꼼꼼한, 상당히 구체적인 이야기일 것이라는 사실이다(1시간동안 의자라는 하나의 주제만 이야기한다고 생각해보면 말이다).

쇼룸에서 의자에 여러 옵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사이드 오브 체어는 고객의 만족을 위해 디테일함에 집중했다. 사업 초기에는 고객 반응을 보기 위해 선릉역 테헤란로 한복판에 의자를 깔아놓고 고객에게 체험을 유도하고 의자에 얼마까지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본적도 있었다고 한다. 리소스가 절대적으로 부족함에도 이대표 본인이 직접 고객의 디테일한 경험과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초기에는 구매하시는 거의 모든 고객 분들을 찾아갔다. 지금도 고객들의 불평은 이대표 본인이 방문하고 만족시키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든다.

사이즈 오브 체어는 같은 사이즈라도 앉은키에 따라 다르게 의자를 제작한다

사이즈 오브 체어를 통해 배우는 것은 누군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 누군가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 그런 것까지 꼼꼼하게, 디테일하게 챙긴다는 것이 실제 사업의 결과와 브랜드의 성장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최근 들어 브랜드에 있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는 “경험” 이라는 관점에서도 작지만 디테일함은 브랜드에게 강력한 무기이자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도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은 디테일을 챙기고 있는가? 챙기고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 챙기고 있는가? 각자의 상품과 각자의 서비스를 디테일하게 돌아보자. 한 끗 차이가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

[티끌모아 태산]

오늘은 창업가의 브랜딩 다시보기 10화로 브랜드의 완성도를 높이는 맥락에서 작게 시작하고 디테일을 챙겨라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오래된 속담처럼 아주 작게, 적게 브랜드를 시작하고, 동시에 남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은 디테일을 꼼꼼히 챙겨서 브랜드와 사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 태산이라는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딩에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매출 규모나 리소스의 규모에 따라 브랜드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매출 또는 리스소 규모만으로 성공한 브랜드는 그보다 더 큰 규모의 경쟁업체에게 순식간에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스타트업은 대체불가한 자신의 핵심가치에 집중해야 한다. 햇빛을 돋보기로 모아 한 점에 집중해 발화를 하듯이 모든 리소스를 실행가능한 규모로 작고 디테일하고 날카롭게 다듬고 실행해야 한다. 수백 명의 고객보다 수십 명, 아니 한 명의 팬을 만들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브랜드와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확장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바로 작은 것부터, 디테일하게, 우리의 브랜딩을 시작하자.

*참고기사 및 사진 출처 링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85593#home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2062309020003477
http://smallbrander.kr/size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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