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트리 “뜨는 K컬처, 고급 K굿즈로 승부”

“2020년 코로나19로 한국문화재단이 매년 열었던 ‘궁중문화축전’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게 됐죠. 그때 조선왕실 사각유리등 조립키트 개발 주문이 들어왔어요. 고급스러운 DIY 상품으로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는 큰 성과를 거둔 게 사업 확장의 계기가 됐습니다.”

강원종 어거스트리 대표는 전통 짜맞춤 조립기법으로 완성하는 3D 원목퍼즐을 출시해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K컬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데 비해 고급스러운 관광상품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시장검증으로 이어진 셈이다.

20~30대뿐 아니라 해외를 중심으로 조선왕실 등 궁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강 대표는 국내 랜드마크를 활용한 K굿즈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발빠르게 나섰다. 주로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경회루 등 다양한 궁 랜드마크를 주제로 상품을 제작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강 대표는 “코로나로 인한 실내활동 증가와 K컬처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맞물리면서 K굿즈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단순히 만들기만 하고 그치는 DIY가 아닌 VR로 체험하고 앱과 연동해 다양한 시청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종 어거스트리 대표

2019년 어거스트리를 창업한 강 대표는 공예 전공자 출신이다. 2014년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실용성과 재미를 겸비한 신개념 조립키트를 개발하는 팀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어거스트리 창업 후 ‘우드섬(WOODSUM)’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고 2020년에는 한국문화재단에 조선왕실 사각유리등 조립키트를 개발·양산해 납품했다. 지난해 누적 납품 건수는 1만8000개(약 3억7800만원 상당) 규모다. 현재 아크앤북, 핫트렉스, 영풍문고, 북스리브로, 예스24 등 오프라인 매장 15곳에 입점해 있고 산림청에 ‘아이러브우드’ 굿즈를 납품하기도 했다.

어거스트리의 DIY 키트는 질을 높이기 위해 천연무늬목 원목을 사용한다. 접착제를 쓰는 대신 짜맞춤 방식으로 설계됐다. 표면은 우레탄 후가공을 거쳤고 LED를 사용해 조명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높였다. 디자인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2~4가지 수종을 섞어 DIY 키트를 고급화했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저렴하고 질 낮은 기념품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는 DIY를 개발해 소비자들의 높아진 안목을 충족시킨다는 전략이 담겼다.

어거스트리 키트의 차별점은 원목 3D 퍼즐에 그치지 않고 앱을 활용해 국내 랜드마크를 VR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 좋아하는 K컬처를 직접 만들고 해당 장소에 방문한 것 같은 가상현실 체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한국적인 미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빼놓지 않았다. 강 대표는 “자연과 함께 봐야 진정으로 완성되는 건축물인 우리 문화재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오전, 오후, 야경 등 배경을 바꿔 즐길 수 있는 디자인에 신경썼다”며 “내부 조명을 설치해 은은하게 무드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기능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어거스트리는 다양한 랜드마크를 주제로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디자인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팀이 개발과 양산의 전 단계를 국내에서 직접 관리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신뢰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디자인 개발을 직접할 수 있고 레이저기계부터 나무공작기계, 포장기, 평판프린터 등 자체 설비도 갖추고 있어 향후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허받은 조립기법을 기반으로 제품을 설계하고 자체 생산을 통해 불량 없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올해 서울관광재단이 개최한 ‘서울 관광스타트업 협력 프로젝트’ 공모전에 선정돼 수출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 대표는 “실물 제조에 특화된 제조업체지만 다른 관광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주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사업 방향성을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향후 조립키트를 보다 다양화하고 관광 상품 개발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엽서 크기의 랜드마크 포스트카드 조립키트도 개발해 고객층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세계 각지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고객과의 접점도 꾸준히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앞서 어거스트리는 파리 Maison & Objet, 뉴욕 NY NOW, 라스베가스 ASD, 도쿄 기프트쇼, 프랑크푸르트 Ambiente, 이탈리아 Homi 등 해외 여러 박람회에 참가해 제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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