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효문화원 “할머니 손맛 무기로 도전”

한국발효문화원 김정미 대표

 

“할머니 손맛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세월이 녹아 있는 레시피를 선사합니다.”

남들은 은퇴하는 나이에 스타트업에 뛰어든 창업가가 있다. 발효과학 전공을 살려 인천 구도심을 근거지로 지역 할머니들의 손맛을 맛깔나는 상품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한국발효문화원 김정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김 대표가 이끄는 한국발효문화원은 ‘할매장독대’ 사업으로 경기 로컬 크리에이터로 선정돼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발효과학을 전공한 김 대표가 ‘우리 동네 할머니들’이 가르쳐준 전통 발효음식을 상품화하는 데 팔을 걷어부쳤다.

“나이가 드니까 동네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젊은이들은 떠나고 노령인구가 많은 인천 구도심인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도 적지 않죠. 과거에 친정 어머니께 장 만드는 법을 배운 적이 있는데 레시피 만드는 게 재미있어서 살맛 난다고 하신 게 기억이 났어요. 어르신들이 할 줄 아는 음식을 레시피화 해보자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한국발효문화원의 ‘할매장독대’ 식품들김 대표는 로컬 크리에이터 지원사업을 통해 동네 어르신들의 손맛을 계량화하고 레시피로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루만에 뚝딱 레시피북이 나오는 손쉬운 작업이 아니라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일이었지만 지역 식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전통 음식의 레시피를 보존한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매달렸다. 어르신들 기억 속에만 있는 ‘손맛’이 잊혀지지 않고 그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연결해주기 위해 상품 개발에도 나섰다.

사업을 통해 홍어무침, 꽃게무침, 조개젓, 밴댕이젓, 새우장, 전복장, 마늘고추장, 백김치, 무장아찌, 청국장 등 30여가지의 레시피가 만들어졌다. 이들 레시피 가운데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고 반응이 좋을 만한 것들로 선별해 완제품 형태의 식품으로 제조해 판매에 도전하고 있다.

식품 제조부터 포장, 디자인, 판매 루트 개발까지 환갑을 넘긴 나이에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완제품 출시에도 성공했다. 올 연말 스마트스토어와 라이브커머스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판매 채널에서 할머니 손맛이 그리운 소비자들과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발효문화원의 약용식물을 활용한 콤부차

브랜드를 ‘할매장독대’로 정한 데는 시대와 세대를 잇는 음식 문화를 창조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사명을 ‘한국발효문화원’으로 짓고 단순 제조시설뿐 아니라 체험장,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것도 문화적인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다. 카페에선 커피음료뿐 아니라 헛깨, 진피 등 약용식물을 우려 발효시켜 만든 콤부차도 판매한다. 약용식물 재료는 대부분 지역에서 나는 재료들로 충당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단순히 음식을 파는 ‘반찬가게’가 아니라 할머니들의 세월과 노하우를 담은 식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식품 판매를 통해 지역 어르신들에게 꾸준히 일하고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그냥 식품만 파는 사업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동네 어르신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제대로 된 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는 사업체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어르신뿐 아니라 경력단절 여성들도 돌봄에 참여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어르신들, 경력단절 여성들이 관심을 갖고 재미를 느끼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의 활기를 보며 로컬 크리에이터로 일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국발효문화원은 환갑이 넘은 도전을 통해 지역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돌봄의 가치를 실현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한국발효문화원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는 2022년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수도권 로컬 맞춤혐 액셀러레이팅 지원 프로세스를 통해 로컬 기업의 역량 강화 지원과 사업화 자금 등을 지원받고 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국내 최대 창업지원 클러스터인 창업존을 운영하며 수도권 지역 내 유망 창업자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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