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구조 혁신을 꿈꾸는 얌테이블과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본 기고문은 아산 기업가 정신 리뷰(Asan Entrepreneurship Review, AER) ‘수산물의 초신선 배송물류통혁신모델(D2C) – 얌테이브, 저자: 김가영, 이종훈 사례의 일부 내용을 발췌 및 재구성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례는 AER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기고자의 주장이나 의견은 벤처스퀘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Author: AER지식연구소 김가영 객원연구원

 

대표 신선식품 수산물의 ‘D2C’ 혁신 유통구조 등장

최근 무신사, CJ올리브영, 마켓컬리 등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한 버티컬(vertical, 수직적) 플랫폼이 연 2조원 이상의 실적을 거두며, 하나의 카테고리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플랫폼이 주목받는 가운데, 온라인화가 어렵다는 신선식품에도 이러한 전문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다. 축산물 전문 정육각이 2016년 온라인몰을 오픈하였으며, 수산물 전문 얌테이블이 2017년 탄생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 1위에 달하지만 여전히 ‘신선도’의 문제로 유통의 90%가 마트나 재래시장, 횟집에서 이루어지는 오프라인 중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얌테이블은 ‘수산물을 쉽고, 편하게’라는 비전을 갖고 B2B 중심의 수산업에서 소비자와의 온라인직접거래 유통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다. 일반적인 수산물의 유통경로는 어민-중매인-도매인-소비자로 이루어지지만 얌테이블은 이러한 과정을 수직적으로 통합하여 어민들에게 원물을 직접 매입한 후 현지에서 손질하여 바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D2C(Direct to Customer)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수산물 온라인 거래에서 가장 걸림돌이었던 신선함 확보와 합리적 가격이라는 강점으로 연결되어 도소매업들의 재구매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인 D2C 유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산물을 매입하여 바로 제조 및 가공할 수 있는 ‘수산허브’ 공장이 핵심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얌테이블은 거제시에 4천 평에 달하는 대규모 ‘초신선 수산허브’를 착공 중에 있으며, 이러한 신선식품 배송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비용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얌테이블은 D2C의 비전을 수립 후에 대규모 투자유치를 시도하게 된다.
2022년 기준 얌테이블은 340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하게 되고, 아래 표와 같이 투자자에는 GS리텔일 및 롯데벤처스와 같은 대기업 투자자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기업 유통사는 왜 얌테이블에게 대규모 투자를 하는 걸까?

얌테이블은 유통시장에서의 잠재적 경쟁자일수도 있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투자를 통해 기민한 스타트업 생태계에 진입하여 기존 유통구조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필요한 기술을 발빠르게 탐지하고, 유망 스타트업의 지분확보를 통해 신사업 진출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최근 대기업에서는 내부 조직에 국한되지 않고 외부 조직이나 관계자와 협업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활동들을 많이 하는데, 이를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라 한다.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될 수 있다.

“두 가지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첫 번째는 온라인, 두 번째는 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SCM)적 측면입니다. 오프라인 유통을 갖고 있는 대기업도 수산물 온라인
사업은 어려워요. 한 군데서 생산하는 게 아니니 품목별로 해당 산지를 다 직접 갈 수도 없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면 중간도매상과 벤더사를 낄 수밖에 없는데 얌테이블은 시장
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9) 잘 풀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어요. – 대기업 CVC 담당자

 

얌테이블과 대기업 투자사 간의 동상이몽

얌테이블에게도 대기업 유통사의 투자는 전략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초기 모델인 온라인에서의 도소매 판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유통채널까지 빠르게 확대하여 시장에 침투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초기, 롯데백화점 일부 지점의 수산 코너를 얌테이블이 맡아 운영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경험도 있었다. 그래서 대기업 내 핵심 영업부서와의 소통을 위한 전담부서도 만들고 대규모 주문에 대응하기 위한 물량 공급체계도 확충하며 오프라인 유통을 준비했다.

반면, 대기업 벤처캐피탈(Corporate Venture Capital)를 통해 얌테이블에 투자한 대기업들은 보다 복잡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은 성장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을 발굴하여 기존 사업을 강화하거나 신규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전략적 목적도 있지만, 지분투자를 통해 향후 해당 기업을 인수합병(M&A) 또는 상장(IPO)시켜 재무적 수익을 얻고자 하는 목적도 함께 달성해야 한다. 즉, 협업을 통한 전략적 시너지 창출과 투자한 기업의 성장에 따른 재무적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게 된다.

따라서 재무적 수익은 기업의 벤처캐피탈리스트가 관리하지만, 투자 집행 후부터 전략적 시너지창출은 대기업 내부의 유통부서와 교류하여야 한다. 그러나 모기업의 기존 영업부서들은 이미 안정적인 거래처가 있고 사업을 수행해오던 일상적인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스타트업과의 즉각적인 협력 추진을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

“ 규모가 작고 성장속도가 빠른 스타트업에게는 하루하루 시간이 아깝겠지만, 대기업 유통부서의 경우 기존 거래처와의 거래에서 실적이 잘 나오고 있는 수준이라면, 아무리 모기업에서 투자한 곳이라도 엄청난 차이가 있지 않은 이상 20년 이상 된 거래처를 하루아침에 변경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지요” – 대기업 CVC 담당자 –

기업의 규모에서 발생하는 시각의 차이 및 협업 시점의 차이도 발생할 수 있다. 얌테이블은 하루빨리 판로를 개척하여 매출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대기업은 현재 준공중인 초신선 수산허브를 빠르게 완공하여 혁신의 완성을 확인한 후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전략적 시너지 효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국내외 CVC 투자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보다 성숙한 투자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CVC가 모기업과 스타트업 사이를 보다 원활히 중개할 수 있는 권한이나 장치를 모색해 볼 수 있다. 서로의 입장과 프로세스에 대한 낮은 이해도는 투자유치 의 실망감으로 이어지고 관계를 악화시키거나 기대한 목표달성에 대한 의지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 이다. 따라서 전략적 협업을 도와줄 수 있는 전담부서를 조직하거나, 기업형  벤처캐피탈리스트에게 대기업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주도적으로 협업을 효율화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안해 볼 수 있다. 피투자기업인 스타트업들도 대기업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가 수반되어야 하고, 각 주체별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면서 단계별로 서로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합의점 도출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금 성장하고 있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이 더욱 활성화되고 성숙해진 생태계 속에서 상생협력적 결과가 창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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