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넷제로 선언’ 흐름 속 스타트업의 움직임

넷제로 2050이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넷제로 2050은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0’인 상태인 탄소제로 혹은 탄소중립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8년 국제연합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1.5도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어도 45% 줄이고 2050년까지 넷제로 선언을 해야 한다’고 권고한 데 따라 유럽국가들을 필두로 많은 나라들이 이미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한국 또한 지난 2021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순배출량 0(넷제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와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 등 2개 안건을 사실상 확정한 바 있다.

국내는 이런 정부의 ‘넷제로 선언’ 이후 대기업들이 속속 탄소 중립을 선언하며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해왔으며 점차 중견·중소 기업들도 환경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에 기업 규모 뿐 아니라 산업군 측면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간 환경 활동은 제조업계가 자재 재활용을 비롯해 친환경 소재 사용, 친환경 공정 구축 등의 방식으로 선도했다. 특히 최근에는 탄소 배출과는 거리가 먼 비 제조 기업들도 자사 특성에 맞게 활동을 추진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IT 서비스 기업들은 환경 관련 슬로건이나 캐치프레이즈를 직접 만들어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 환경 보호를 조직 문화로 만든 ‘안랩’

안랩은 환경 경영을 통해 환경 보호를 조직 문화의 일부로 만들었다.

일찍이 환경 경영을 도입해왔던 국내 대표 정보보안 기업 ‘안랩’의 캐치프레이즈는 ‘Every Little Detail’이다. ‘Every Little Detail’은 ‘환경을 위해 세세한 모든 부분까지 관리한다’는 의미로, 안랩은 임직원 모두가 환경 보호 활동에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는 사옥 인프라를 구축했다. 대표적인 활동은 2021년부터 시행된 ‘다회용컵 사용 권장 캠페인’이다. 안랩 사내 카페에서 판매되는 모든 음료 메뉴는 다회용컵 제공이 기본 원칙이다. 다 마신 컵은 각 층에 비치된 회수함으로 반납되어 세척 관리 후 재사용된다.

해당 캠페인 도입 후 사내 다회용컵 이용률은 96%에 달한다. 이는 환경부담금 200원을 내면 교체할 수 있는 일회용컵 이용률을 압도하는 수치다. 또 사내에 비치된 플라스틱 빨대와 포크 등을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하고, 우산 보관용 비닐 대신 빗물 제거기를 설치하는 등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안랩은 교육을 통해서도 임직원 환경의식 고취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IT기업의 노력’이라는 주제로 임직원 대상 환경 교육을 진행했다.

◆ 친환경 테마로 기업과 구직자 연결한 ‘점핏’

점핏은 친환경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친환경 테마관’ 서비스를 오픈했다.

지난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효율 제고와 재생 에너지 개발에 적절히 투자할 경우, 약 200만개 이상의 친환경 관련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사람인 계열 개발자 채용 플랫폼 ‘점핏’은 ‘이제는 필환경 시대!’라는 표어를 내걸고 친환경 기업의 채용을 돕기 위한 서비스 ‘친환경 테마관’을 올해 7월부터 운영 중이다. 친환경 테마관은 친환경 서비스 및 상품 제공, 신재생 및 친환경 에너지 적극 활용 등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국내 유망 기업 40여개사의 채용 포지션을 한데 모은 공간이다. 기업은 더 많은 구직자에게 회사를 소개할 수 있고, 친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은 구직자는 취업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등록된 기업으로는 신재생 에너지 IT기업 ‘해줌’, AI 기반 전력 인프라 스타트업 ‘크로커스’, 기상과 공기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케이웨더’, 전기차 충전 솔루션 전문 기업 ‘에바’ 등이 있다.

◆ 플라스틱을 디지털화 시킨 ‘윈큐브마케팅’

디지털 기프트카드 전문 기업 ‘윈큐브마케팅’은 지난 8월 디지털 기프트카드 발송 서비스 ‘토스티’ 오픈 행사에서 모금한 2,000달러 전액을 세계자연기금(WWF)에 기부했다. 이번 기부는 자사의 해외 시장 진출을 기념하는 동시에 넷제로 활동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현재 미국은 연간 34억 장 이상의 플라스틱 카드를 소비하는 시장으로, 미국 성인의 절반인 47%가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윈큐브마케팅은 주요 진출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디지털 카드를 권장하는 ‘No More Plastic’ 캠페인을 전개한다. 먼저 토스티를 이용하는 기업 고객 중 ▲친환경 기술 개발·상품·서비스 기업 ▲환경 경영 및 녹색 기업 ▲ 환경 보호 단체 등에게 특별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발생하는 토스티 수익의 일부도 환경 단체에게 정기 후원한다.

윈큐브마케팅 관계자는 “넷제로는 사회적 책임을 가진 기업의 주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서비스 오픈에 맞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라며 “기업의 모토와 방향성을 토대로 다양한 환경 활동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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