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언니 사례로 알아보는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

본 기고문은 아산 기업가정신 리뷰(Asan Entrepreneurship Review, AER)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는 어떻게 일본에 진출했는가? – 힐링페이퍼’ 사례의 일부 내용을 발췌 및 재구성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례는 AER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기고자의 주장이나 의견은 벤처스퀘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Author: AER지식연구소 강다영 연구원

환경에 따라 성장치가 달라지는 것을 두고 ‘코이의 법칙(Koi’s law)’이라 말한다. 환경의 크기에 비례하여 성장하는 물고기, 코이(Koi)에서 유래했다. 흥미롭게도 코이의 법칙은 시장 경제에도 작동한다. 일례로 시장의 규모에 따라 기업의 가치는 달라진다. 기업들이 내수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이유다.

해외 시장 진출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복잡다단한 기업의 국제화 과정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렇다면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 전략은 없을까.

국내 대표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의 일본 진출 사례는 하나의 답안이 될 수 있다. 토종 스타트업 강남언니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한 제품 역량을 기반으로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goT다.

미용의료에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강남언니는 의사 출신 홍승일 대표와 박기범 부대표가 창업한 힐링페이퍼의 서비스명이다. 강남언니는 미용의료 시술 및 수술에 대한 정보를 후기 형태로 공유하고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온라인 사용자들에게 의료광고를 노출시키고 병원으로부터 광고비를 받는 플랫폼 수익 모델로 국내 출시 2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이후 국내 시장 성공을 발판으로 2019년 일본 진출을 선언한 ‘강남언니’는 일본 시장 서비스 출시 3년 만에 50만 명의 현지 가입자를 확보했다.

강남언니는 전략적으로 일본을 첫 글로벌 진출 국가로 선택했다. 국내 시장에서 한국어 서비스만 제공하던 시기에 이미 일본 지역 접속자가 많다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고 강남언니를 이용하는 일본인 환자의 사례가 종종 있다는 국내 병원 관계자들의 의견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또한 일본 스타트업으로부터 관련 협업 제안을 받는 등 진출 전부터 일본 수요는 명백해 보였다.

강남언니의 일본 진출 전략은 크게 표준화 전략과 현지화 전략으로 구분 및 요약 가능하다. 표준화 전략은 표준화된 제품 및 서비스를 공통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면 원가 절감이 기대되고, 기업에 일관된 이미지를 부여하여 조정 및 통제 등에 유리하다. 반면 현지 시장 특성에 맞춰 제품 및 서비스를 다각화하는 현지화 전략은 우호적인 현지 반응이 예상되는 고객지향성이 강한 사업 등에 적절하다.

두 전략은 단점도 있다. 지나친 표준화 전략은 현지 시장에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기업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현지 시장을 잘못 이해한 현지화 전략은 자국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핵심 역량들을 현지에 적용하지 못하고 실패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두 전략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힐링페이퍼는 두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하여 강남언니를 일본 내 선두 미용의료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성공적인 일본 진출에는 임현근 현 해외사업총괄의 공이 컸다. 일본 진출 초기 홍승일 대표는 일본에서의 유학한 그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그는 홍승일 대표와 함께 일본에 머물며 법률 검토, 경쟁 역량 분석 등 현지 시장 분석을 심도있게 진행했다. 아래 도표는 분석 내용의 일부이다.

미용의료 분야의 한국 시장과 일본 시장의 차이점

 

강남언니의 일본 진출 시 SWOT 분석

분석을 마친 그들은 진출 초기에는 핵심역량을 활용하는 표준화 전략을 구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 맞춤형 서비스를 시도하는 현지화 전략을 도입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힐링페이퍼가 분석한 일본 시장 내 강남언니의 경쟁력은 양질의 후기와 병원 정보의 투명성이었고, 주요 수익 모델은 의료기관의 광고였다. 한국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그래서 진출 초기 국내 시장의 강남언니 서비스 모델을 일본 시장에도 유사하게 이식해 출시하는 표준화 전략에 집중했다.

시장에 출시를 한 서비스는 현지화가 필요했다. 일본 소비자들는 후기 작성에 소극적인 성향이 있었는데, 이들로부터 직접 양질의 후기를 모으기 위해 입점 병원 할인권 등의 보상을 제공했다. 또한 영향력이 큰 일본의 유명 프랜차이즈 병원을 강남언니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입점시키고 정보를 공개하도록 유도했다. 의료 광고가 제한적인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 정책을 펼치는 일본 시장의 특징을 고려해 모바일 이외 매체에도 적극적으로 광고를 진행하고 광고 효과를 극대화했다. 결과적으로 강남언니는 일본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며 일본 시장 내 1위 미용의료 플랫폼으로 등극했다.

강남언니는 표준화 전략과 현지화 전략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어떻게 응용되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이다. 물론 핵심 역량을 고수하면서 어떻게 진출 시장의 특성에 따라 현지화 전략을 조합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은 창업자과 스타트업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 만약 해답이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면 강남언니의 일본 진출 과정을 차례대로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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