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을 비즈니스로 연결한 ‘팬딩’, 한국형 팬덤 비즈니스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 팬덤 기반 비즈니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팬덤 비즈니스의 한국형 솔루션 정착 -소비자에서 기획자로 팬의 역할 확장...단순 후원 넘어 가치 창출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콘텐츠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IP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팬덤 비즈니스 플랫폼 '팬딩'을 운영하는 팬딩의 목표는 명확하다. 모든 크리에이터가 자신만의 IP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서울 강남 소재 팬딩 사무실에서 엄세현 대표를 만나 팬딩이 추구하는 팬덤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한국형 팬덤 비즈니스를 만들다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고유한 IP와 팬덤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콘텐츠, 서비스, 상품 등을 제공하여 팬들과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엄 대표는 팬덤 비즈니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팬덤 비즈니스는 기존의 광고 수익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팬들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스마트폰과 유튜브, 틱톡 등 콘텐츠 플랫폼의 성장으로 크리에이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제 크리에이터들은 자체적인 IP로서 연예인급 이상의 영향력을 갖게 됐습니다. 이렇게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제 다른 브랜드를 홍보해 주는 광고 주체가 아니라 자신의 IP에 기반해 콘텐츠를 직접 판매하는 형태로 비즈니스가 발전되었습니다.” 팬덤 비즈니스에서는 구독자 수보다 구독자의 충성도와 관여도가 더 중요하다. 팬의 충성도와 참여도가 직접적인 수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많은 대중에게 노출되어야 성공하는 광고 모델과는 대조적이다. 엄 대표는 구독자 수가 적더라도 열정적인 팬을 확보한 크리에이터가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구독자가 많지 않아도 크리에이터의 콘텐츠에 열광하는 구독자가 많다면 팬덤 비즈니스가 성립됩니다"라고 강조했다. 크리에이터와 팬 사이에 팬덤이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멤버십, 정기구독, 프리미엄 콘텐츠, 굿즈, 라이브 이벤트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이 가능해진다. 팬딩의 조사에 따르면, 크리에이터 구독자의 약 5-10%만이 충성 팬덤층이지만, 이들이 전체 매출의 80-90%를 창출하고 있다. 멤버십 구독자 한 명의 객단가는 일반 구독자보다 최대 10-20배 높다는 점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도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팬딩은 크리에이터 정기 후원 서비스 '패트리온(Patreon)’에서 영감을 얻었다. 초기에는 페트리온 처럼 단순 후원 모델에서 시작했지만 한국 팬덤의 특성을 반영해 팬 커머스 솔루션으로 전환했다. 한국 팬덤의 경우 단순 후원보다는 또 다른 가치를 받을 때 소비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팬딩은 2017년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해 현재는 누적 1,500개의 크리에이터 페이지를 론칭했고, 그중 300명의 크리에이터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 창작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구축 팬딩은 크리에이터의 팬덤 비즈니스 전반을 지원하는 매니지먼트 서비스와 IT 솔루션을 결합해 지원하고 있다. 크게 네 가지 비즈니스 모듈로 구성된다. 상품 기획 : 크리에이터의 특성과 팬덤 성향에 맞춘 맞춤형 상품 기획 판매 솔루션 : 멤버십, 강의, 굿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IT 플랫폼 제공 운영 지원 :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운영 지원 그로스 : 팬덤 유입, 전환, 재구매와 리텐션을 높이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 전략 엄 대표는 "팬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크리에이터는 창작에만 집중하게 하고, 이후의 IP 비즈니스는 팬딩의 컨설팅과 IT 솔루션을 제공받고 수행하는 형태로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팬딩은 팬 유입부터 전환, 수익화, 리텐션, 레퍼럴까지 팬덤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AARRR(Acquisition, Activation, Revenue, Retention, Referral) 프레임워크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팬의 관여도와 충성도에 따라 단계별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인게이지먼트에 따라 팬을 발굴하고, 잠재 고객을 실제 팬덤으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한다.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단계에서는 보다 세분화된 맞춤형 전략을 적용하며 크리에이터의 팬 커머스로 온보딩하고 최초 결제에 이어서 멤버십 정기구독까지 유도함으로써 팬덤 LTV를 극대화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구축한다. 팬딩은 최근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더 많은 크리에이터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엄 대표는 "크리에이터 간 경쟁이 치열하고 창작에 들어가는 시간이 많습니다. 상품 제작이나 CS, 전략 설계에 관련된 부분을 AI로 어시스턴트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팬딩은 크리에이터가 생산한 라이브 콘텐츠 요약본을 팬덤에게 정기 제공하고 매주 콘텐츠 트렌드와 팬덤 데이터를 분석해서 비즈니스 방향성을 컨설팅하는 등 AI를 적극 활용하여 크리에이터의 팬덤 비즈니스를 돕고 있다. ■ 버추얼 아이돌, 재테크를 넘어 서브컬처와 지식정보 분야까지 확장 팬딩의 주요 파트너 크리에이터로는 버추얼 아이돌 '스텔라이브'와 '플레이브', 코인 유튜버 '강환국 작가', 주식 채널 '815머니톡', 경제 유튜브 '옹달 책방' 등이 있다. 특히 버추얼 아이돌 분야에서 팬딩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스텔라이브의 '아야츠노 유니' 콘서트는 최근 고려대 화정체육관 3,500석을 전석 매진시켰으며, 스텔라이브 그룹은 현재 팬딩에서 7,000명의 멤버십 회원을 확보했다. 버추얼 아이돌 사업은 홀로라이브, 플레이브 등의 글로벌 콘서트 동시상영과 특전 굿즈 판매를 통해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엄 대표는 버추얼 아이돌이 가진 판티지적인 세계관이 팬덤 IP에 더 강력하게 몰입하는 데에 효과적인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팬딩은 '서브컬처' 영역으로도 확장할 예정이다. 서브컬처는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등 강력한 세계관과 이에 따른 팬덤 문화를 보유한 영역으로, 팬덤 비즈니스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또한 새로운 도전도 계획하고 있다. 커리어, 헬스케어 등의 지식 정보 분야는 큰 규모의 팬덤과 우수한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역량에 비해 팬덤 비즈니스로의 전환이 더딘 영역이다. 팬딩은 이러한 분야에도 팬덤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려는 시도를 준비 중이다. ■ 팬이 직접 기획하고 알리고 창작하는 팬덤 비즈니스로의 진화 엄 대표가 꿈꾸는 미래는 팬들이 단순 소비자가 아닌 크리에이터의 비즈니스 생태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상이다. "예전엔 그냥 좋아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팬들이 기획자로서의 역할도 하고 마케터뿐만 아니라 2차 창작자로서의 역할도 합니다. 이러한 팬덤 경제를 저희가 세상 모든 IP에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팬딩은 특히 Z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팬딩이 추구하는 팬덤 비즈니스가 Z세대가 주도하는 참여형 소비 문화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Z세대에게 소비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이러한 Z세대의 특성이 팬딩이 지향하는 팬덤 비즈니스 모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팬딩은 이러한 팬들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 "팬덤이 하나의 IP 세계관 안에서 참여하고 기여하며 보상받는 것을 하나의 게임처럼 구현하고 싶습니다. 미래에는 팬덤이 크리에이터와 함께 IP를 구축하고 IP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팬덤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습니다." 참여도에 따라 온도, 배지, 랭킹, 타이틀 시스템 등을 부여하면서 참여 동기를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팬에게는 독점 콘텐츠나 이벤트 접근 권한을 제공한다. 또한 2차 창작물이나 아이디어가 채택될 경우 실제 수익을 공유함으로써, 크리에이터와 팬이 함께 IP를 발전시키고 가치를 창출하는 협력적 생태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팬딩은 최근 시리즈 A2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만과 일본 시장에서 버추얼 아이돌과 치어리더 팬덤을 겨냥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AI 기술을 활용한 팬덤 비즈니스 솔루션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팬딩은 단순한 크리에이터 팬덤 비즈니스 솔루션을 넘어, 팬덤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창작자와 팬 사이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고, 양방향 소통과 참여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들의 비전이다. 앞으로 팬딩이 만들어갈 팬덤 비즈니스의 미래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