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초기 스타트업의 ‘셰르파’가 되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다. ‘금융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비전아래 2021년 12월 설립되었으며, 스타트업들의 자금유치 및 성장지원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104개 기업에 누적 317억원을 투자했고, 포트폴리오 기업의 총 기업가치는 8,378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 투자 및 성장 전략, 타 AC대비 경쟁력 등을 알아보기 위해 SEED실 이성문 팀장을 인터뷰했다. 체계적 투자 시스템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의 출자금으로 매년 약 1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전액 투자하고 있다. 펀드 명칭인 ‘한투 바른동행 셰르파 펀드’는 험난한 시장 환경 속에서 스타트업의 든든한 길잡이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투자 방식은 배치 프로그램 ‘바른동행’과 직접 투자 방식의 ‘시장투자’가 있다. ‘바른동행’은 SEED실이 담당한다. 창업 3년 미만, 프리밸류 50억 원 이하의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이들 기업에 최대 3억 원을 선투자한 뒤 밀착형 액셀러레이팅을 제공한다. 2022년 1기를 시작으로 2024년 6기까지 연 2회 운영되었으나, 2025년 7기부터는 연 1회로 개편되었다. 이에 대해 이성문 팀장은 “액셀러레이팅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해, 스타트업의 성장 잠재력을 보다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시장 투자’는 투자본부가 담당한다. 심사역들이 직접 딜을 소싱해, 기업가치 50억 원에서 200억 원 사이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바른동행’이 제품·서비스의 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을 검증하는 초기 단계의 기업에 집중하는 반면, 시장 투자는 본격적으로 스케일업이 가능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한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계열사 연계를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다각도로 지원한다. 한국투자금융지주에는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AC)를 비롯해 한국투자파트너스(VC),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한국투자증권(IB) 등이 포진해 있어, SEED 투자부터 IPO 및 M&A까지 기업 성장 전 단계에 걸친 지원이 가능하다. 실제로 바른동행 2기 기업 VUS는 pre-A 라운드에서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한국투자파트너스, 대교인베스트먼트, 신용보증기금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스타트업의 생애주기 전단계에 함께하는 것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장기 비전이다. [caption id="attachment_972791" align="alignnone" width="789"] 출처: 한국투자금융지주[/caption] 대표와의 적극적인 소통 선호하는 기업 유형에 대해 이성문 팀장은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명확한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그는 Y콤비네이터 창업자 폴 그레이엄의 글 ‘Startup = Growth’를 인용하며, “Y-Combinator가 매주 7%씩 성장하는 기업을 찾는 것처럼, 우리 역시 매주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꾸준한 성장을 위해 셰르파(담당 심사역)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대표와 함께 일하고 싶다며 메타팩토리코퍼레이션 사례를 소개했다. 메타팩토리코퍼레이션은 ‘바른동행’ 6기에 선발된 기업으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콘텐츠와 공간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AI 기반 XR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전시·팝업 전문 공간 ‘메타그라운드 성수’를 운영 중이고, 키즈 테마파크 ‘플레이타임’에 XR 어트랙션을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형 음악쇼, 방송, 기업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 프로덕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메타팩토리코퍼레이션은 SEED실과의 Office Hour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에 착수했다. SEED실 이탁림 실장이 미국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기업 'Cosm' 사례를 공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 Cosm은 NFL, NBA, UFC 등 인기 스포츠 경기를 초대형 스크린으로 중계하며, 관객들이 경기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펍이나 실내 스포츠 바와 같은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아이디어에 영감을 받은 메타팩토리코퍼레이션의 한원희 대표는 일주일 만에 사업 제안서를 완성해 메가박스와의 협업 미팅을 성사시켰고, 현재 ‘The Orb’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이성문 팀장은 “우리가 던진 아이디어가 100이면 150으로 되돌려주는 팀”이라며 메타팩토리코퍼레이션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과 함께 사업성장을 고민하는 ‘Thinking Partner’를 지향한다”며, “셰르파와 창업팀 간의 밀착된 소통을 통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팀과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caption id="attachment_972792" align="alignnone" width="789"] 출처: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유튜브[/caption] 포트폴리오사 간 협력으로 문제 해결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가 중요하게 여기는 ‘소통’의 가치는 스타트업 간 협력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이성문 팀장은 “포트폴리오사 간 협력 사례가 우리의 자랑”이라며, 캥스터즈와 누코드의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캥스터즈(바른동행 1기)는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대표 제품인 ‘휠리엑스(WHEELY-X)’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피트니스 장비로, 바퀴를 공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유산소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센서와 전용 앱을 연동해 운동 성과를 측정하고, 게임 콘텐츠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제품은 CES 2024 혁신상 수상, 타임지가 선정한 ‘2024 올해의 발명품’에 이름을 올리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누코드(바른동행 6기)는 저전력 IoT 통신 모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자체 기술로 만든 ‘NU-Module’과 이를 쉽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NUWROKS’를 제공한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저전력 IoT 솔루션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캥스터즈는 휠리엑스로 수집한 운동 데이터를 앱으로 전송하기 위해 저전력 무선 통신 모듈이 필요했다. 솔루션을 찾던 중, SEED실의 소개로 누코드와 연결됐고, 이후 두 회사는 블루투스 저전력(BLE) 기반 통신 모듈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이 팀장은 두 회사와 미팅 때마다 “서로 만나야 한다”며 적극 추천했고, 양사는 지금까지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캥스터즈와 누코드 외에도 순환 패션 플랫폼 ‘윤회’(바른동행 2기)와 반품 솔루션 리터놀(바른동행 4기), 메타팩토리코퍼레이션(바른동행 6기)과 스마트 윈도우 솔루션 ‘뷰전’(바른동행 3기) 등도 사업 협력을 진행중이다. 이처럼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투자 파트너를 넘어, 사업 성장을 함께 이끄는 셰르파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글로벌 사업에 집중 투자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초기 창업팀에 집중 투자해왔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방향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나스닥 상장까지 도전할 수 있을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실제로 지난 5월 23일 선발된 ‘바른동행 7기’ 참여 기업들 역시,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거나, AI·딥테크·바이오 등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갖춘 팀들이 주를 이뤘다. 최종 선정된 11개 팀은 향후 6개월간 ‘오피스 아워’를 통한 정기 멘토링, ‘한투모닝클럽’을 통한 선배 창업가와의 교류, ‘코호트 밋업’을 통한 선발 기업 간 네트워킹, ‘한투데이’를 통한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파트너스, 증권 등)와의 IR 및 세미나 등에 참여하며 사업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KPI를 달성한 유망 기업은 11월 27일 개최되는 데모데이 무대에 오른다. [caption id="attachment_973870" align="alignnone" width="776"] 한국투자액셀레러에터 바른동행 포트폴리오사[/ca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