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트럭트, 춤의 디지털 전환 이끈다…"댄스 산업의 종합 엔터사가 되는 것이 목표"

- 미디어에서 안무 데이터 유통 솔루션으로 사업 재편…'엑스테이지' 통해 춤을 3D 모션 데이터화 - K-POP 안무 IP로 차별화 - 카이스트와 안무 유사도 판별 기술 및 안무 생성 AI 개발… 춤 저작권 보호 체계 구축 K-POP과 함께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댄스 콘텐츠. 하지만 정작 안무가들은 자신이 창작한 춤으로 수익을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음악은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서 수익을 창출하지만, 춤은 여전히 아날로그 영역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댄스 미디어로 시작해 춤을 3D 모션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댄스트럭트다. 댄스트럭트는 '엑스테이지'라는 플랫폼을 통해 안무가들의 춤을 디지털화하고, 게임·메타버스·비취러 유튜버 등 다양한 3D 시장에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댄스트럭트 윤혜린 공동대표를 만나 춤의 디지털 전환이 가져올 새로운 가능성과 안무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해법, 그리고 댄스 산업 생태계 구축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미디어에서 안무 데이터 유통 솔루션으로 사업 재편 댄스트럭트는 원래 댄스 미디어 콘텐츠 사업으로 시작했다. 댄서들과 함께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며 댄스 IP의 가능성을 확인한 후, 이를 고부가가치로 전환할 방법을 모색하다가 안무 데이터 유통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작년까지 미디어 사업부에서 매출의 70% 정도를 차지했지만, 두 가지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기 어려워 선택과 집중을 했습니다. 현재는 신사업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미디어 사업은 향후 솔루션이 안정화되면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현재 댄스트럭트의 핵심 서비스인 '엑스테이지'는 댄서들의 춤을 모션캡처 기술로 3D 모션 데이터화하고, 이를 게임·메타버스·버츄얼 유튜버 등 3D 시장에 공급하는 플랫폼이다. 'XSTAGE'는 미지의 가상 무대를 의미하며, 댄서들의 춤을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주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K-POP IP로 글로벌 경쟁사와 차별화 엑스테이지의 가장 큰 차별점은 K-POP과 댄스 챌린지 같은 인기 IP를 빠르게 공급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쟁사인 어도비(Adobe)사의 믹사모(Mixamo)가 걷기·총쏘기 같은 일반적인 동작만 제공한다면, 댄스트럭트는 트렌디한 댄스 IP를 제공해 게임사와 메타버스 기업들의 프로모션과 유저 몰입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차별화 전략의 효과는 최근 'K-POP 데몬 헌터스' 사례에서 확인됐다. 글로벌적으로 유행한 이 안무를 데이터화한 결과, 일주일 만에 회원가입 수가 1만% 증가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작년 말 기준 3만달러의 매출이 발생했으며, 현재 이용자의 80%가 해외 유저로 구성되어 있다. 댄스트럭트는 현재 버츄얼 유튜버 시장에서 아이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 단계다. 안무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해법 댄스트럭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안무 저작권 보호 기술이다. 최근 스우파 같은 프로그램들을 통해 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무가들이 자신의 창작물로 이익을 얻지 못하는 사례가 자주 조명되며 안무 저작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춤을 3D 데이터화하면 매번 출 때마다 달라지던 춤을 정확하게 디지털상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음악이 디지털 상에 고정되어 유튜브에서 추적이 가능한 것처럼, 춤 또한 3D 데이터 형태로 고정하면 유사도 판별을 통해 안무 데이터의 추적이 가능합니다." 댄스트럭트는 현재 카이스트와 협력해 유사도 판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모션 데이터를 스토어에 업로드할 때 안무가 정보를 메타데이터로 함께 등록해, 모션 데이터가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될 때 누가 만든 모션인지, 몇 번 팔렸는지, 얼마를 정산해야 하는지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 안무 저작물의 사용에 따른 정산 비율 등은 지난해 한국안무저작권협회가 출범하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로 안착될 수 있게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안무저작권학회를 통해 업계의 목소리를 취합하고 있으며, 댄스트럭트는 학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한국안무저작권협회의 저작물 관리 및 분배 시스템 구축을 위한 MOU를 맺은 바 있다. 코레오 어워드로 업계 네트워크 구축 댄스트럭트는 기술 개발과 함께 댄서·안무가 커뮤니티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작년에는 국내 최초의 대중문화 안무 어워드인 '코레오 어워드'를 한국안무저작권협회와 원밀리언에 제안, 공동 개최했다. "국내 K-POP 안무가 탑급 인사들 100명 정도가 모였습니다. 안무가 100명을 한 곳에 모으는 것만으로도 기적적인 일이라는 평가를 받았어요. 올해도 제2회 코레오 어워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3년 내로 코레오 어워드를 국내 최대 규모의 댄스 페스티벌로 확장해, 업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서로를 축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행사의 목적은 안무 저작권 인식 개선과 창작자들의 공로 인정이다. 댄스 업계에는 아티스트들의 창작물을 관리해주는 매니지먼트 체계가 부족해, 댄서들이 자신의 영향력이나 시장 기회에 대해 소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댄스트럭트는 이런 접점을 만들어가며 업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3D 버추얼 시장 글로벌 진출 계획 모션 데이터 유통 솔루션 ‘엑스테이지(XSTAGE)’는 버츄얼 크리에이터 및 게임 개발자 등 3D 콘텐츠 제작자들이 콘텐츠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작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모두 해결해주는 것이 목표이다. 향후 모든 게임 제작사에서 모션캡쳐 스튜디오를 자체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없게끔 만들고자 한다. 현재는 모션 데이터를 다양한 캐릭터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리타겟팅 및 클린업 AI, 텍스트를 입력해 모션 및 안무를 생성할 수 있는 모션 생성 AI 등 애니메이터들의 실제 작업 현장에서의 애로 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효율화 할 수 있는 모션 그래픽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댄스트럭트는 처음부터 글로벌을 겨냥해 플랫폼을 개발했다. 엑스테이지에서는 현재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5개 언어를 지원하며, B2C 매출의 80%가 해외 유저다. 올해 하반기, 도쿄게임쇼, 지스타 등을 통해 3D 모션 기술이 적용된 솔루션을 선보여, 글로벌 게임 업체를 공략할 예정이다. "댄스 산업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목표" 댄스트럭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댄스 산업에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는 것이다. " 댄스 IP를 활용한 미디어 콘텐츠 제작부터 음악처럼 다양한 게임과 메타버스 플랫폼에 유통하는 역할, 그리고 이를 통한 저작권 수익 창출까지 댄스 산업 내에서 큰 가치사슬을 만들어내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댄스 IP를 키우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 IP를 전 세계에 유통하는 플랫폼 사업, 해당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 댄서들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사업 등을 통해 댄스 산업의 가치사슬을 구축할 계획이다. 춤의 디지털 전환, 새로운 산업 창출 댄스트럭트가 주목하는 것은 춤 영역이 아직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라는 점이다. "음악이 CD에서 MP3로, 그리고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디지털 전환되면서 엄청나게 큰 시장이 됐습니다. 웹툰도 마찬가지로 디지털화되면서 새로운 산업이 생겨났죠. 춤도 모션캡처 기술을 통해 디지털화되고 유통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에 확산되면서 새로운 산업이 생겨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3D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NS,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디지털 콘텐츠가 3D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I 기술 발전으로 기술적 허들도 점차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3D 시장에서 인간의 움직임은 필수 요소이며, 댄스트럭트는 그 중에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춤 영역에 특화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댄스트럭트의 도전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춤 산업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것이다. K-POP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댄스 콘텐츠가 새로운 수익 모델과 창작자 보호 시스템을 갖춘 디지털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