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페이지 2.0: 당근과 채찍

지난 3월 1일 페이스북은 페이지에 타임라인, 1대1 메시지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참조 1, 참조 2). 새로운 페이지 기능은 오늘 4월 1일부터 모든 페이스북 페이지에 강제 적용될 예정이다. 여기서 문제는 이번 페이지 개편이 몇가지 추가 기능 업데이트가 아닌  페이스북 페이지 작동원리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는 (기업) 페이지 운영자에게 주어진 맛있는 당근이다. 그러나 이 당근은 가까이 놓여 있으나 쉽게 먹을 수 없다. 페이지 운영자는 당근을 먹기 위해서 무거운 짐수레를 힘겹게 끌어야하는 슬픈 당나귀 운명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앱은 잊어라

지금까지 페이스북 (기업)페이지 운영자 대다수는 트위트 팔로우 수를 높이는 것처럼 자의반 타의반 페이스북 팬 수를 늘리는 것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 랜딩페이지, (탭) 앱 등에서 각종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팬 수가 늘어나면 자기만족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이번 개편을 통해 경품 이벤트의 기능을 담당했던 랜딩페이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고, 지금까지 왼쪽 메뉴 탭에 위치했던 앱은 사실상 그 기능을 상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래 그림의 코카콜라 예처럼 페이지 방문자에게 노출되는 앱은 1개 정도이며 사용자가 추가 앱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아래 그림에서 파란 화살표가 가르키는 “8”을 클릭해야만 한다. 매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페이스북 페이지 앱은 그 수명을 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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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페이스북 사용자 규모는 최근 630만 명을 넘어서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참조). (잠재) 고객이 있는 곳에 기업은 응당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용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각종 경품 행사는 첫 번째 페이스북의 서비스 정책 및 수익 모델과 충돌한다. 사용자와 기업 사이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플랫폼으로 기능해야할 페이스북 페이지가 하나의 경품 행사가 끝나면 또 다른 경품 행사가 진행되는 곳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페이스북 경영진 입장에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경품 행사를 페이스북에서 추방하기 위해 랜딩페이지 삭제와 앱 기능에 대한 강력한 제한이 이뤄진 것이다. 이 때 페이지 운영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 선택이 남게 된다. 하나는 타임라인을 멋지게 꾸밀 콘텐츠 및 스토리다. 이를 통해 사용자 및 팬과 끊이없이 상호작용을 시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페이스북에 설치된 강력한 파괴력을 자랑하는 지뢰인 엣지랭크(EdgeRank)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이스북 경영진은 페이지의 메시지가 위험한 지뢰밭을 통과해 개별사용자의 타임라인에 도달하는 것을 도와주는 매력적인 편법을 제공한다. 바로 점점 다양해지는 페이스북 광고다.


경품 행사는 잊어야

각 종 경품 행사는 두 번째로 다양한 법적 논쟁을 불러 올 수 있다. 특히 약품, 건강식품 및 화장품 관련회사의 과대광고가 경품 행사에 포장되어 사용자를 유혹할 수 있다. 기업의 페이스북 페이지 활용이 많아질수록 페이지 공간을 제공하는 페이스북과 사법부 및 소비자보호기관 사이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이러한 서비스 정책, 매출 정책 그리고 법적 갈등 예방이라는 배경에서 페이스북 경영진은 각종 경품 행사를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추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페이스북 경영진은 그렇다고 채찍만 준비하지 않았다. 몇가지 달콤한 당근으로 기업을 유혹하고 있다.


사용자 포스트 및 댓글에 대한 통제 기능

페이지 운영자에게는 아래 그림의 빨간 박스처럼 “관리자 검토 전에” 사용자 및 팬의 포스트와 댓글이 페이지에 게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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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이러한 기능이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일 수 있다. 2011년도 북미 및 유럽 기업들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순간적으로 집중해서 올라오는 해당 기업에 대한 비판 또는 비난에 작지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와 관련하여 ‘shitstorm(격렬한 상황)’이라는 신조어가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 사이에서 유행할 정도였다. 때문에 이번 ‘게시글 사전 관리 기능’은 기업 페이지 운영자에게 위기상황에 대한 제어기능이라는 안도감을 선사하기 위한 것이다. 참고로 이 기능은 위기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절대 사용해서 안된다. 사용자는 자신이 쓴 글이 바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검열 가능성에 대한 불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자의 포스트는 앞으로 페이지 우측 중간쯤에 별도의 공간에 모여지기 때문에 ‘게시글 사전 관리 기능’을 사용할 이유는 매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없다.


1대 1 고객상담 기능

기 업 트위터 계정의 주요 기능은 1대 1 고객상담이다. 고객 불만이나 사후 관리를 페이지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메시지’ 기능이 페이지에 추가되었다. 아래 그림처럼 ‘메시지’ 버튼 위 커버이미지에 “고객상담은 아래 ‘메시지’를 클릭하세요”라는 문구를 추가한다면 사용자 및 팬과의 1대1 대화가 활성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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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공유되고 사용자 참여를 확대시킬 소셜 콘텐츠가 필요

또 한 타임라인 상단에 위치하는 ‘톱 포스트(top post)’는 커버이미지와 함께 페이지의 얼굴이 될 전망이다. 톱 포스트는  페이지 운영자 판단에 따라서는 최대 30일 동안 유지될 수 있다. 소중한 톱 포스트를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비가 내리는 수요일입니다’라는 가벼운 인사로 대신할 수는 없다. 보다 진일보한 콘텐츠 운영전략이 필요해진 것이다.

고객과의 소통은 기업 마케팅 담당자에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광고를 방송 및 인쇄 매체를 통해 대량으로 살포하는 방식에 익숙한 그들이기 때문이다. 연인들이 다정한 눈빛을 주고 받으며 향기나는 차를 마시고 있는 카페에  메가폰을 들고 뛰어든 영업 사원이 큰 소리로 ‘모든 미래에 대한 걱정 끝! xx 보험!’을 외치며 그의 이름이 크게 적힌 명함과 사은품을 돌릴 때, 그와 이야기하고 싶은 카페 손님은 과연 몇이나 될까?

때문에 페이스북 페이지의 이번 개편은 지금까지의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하는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글 : 강정수
출처 : http://blog.muzalive.com/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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