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OS7’, 베일 벗었다..편의기능 대폭 확대

베일에 가려졌던 애플의 새 운영체제(OS)인 ‘iOS7’가 공개됐다. iOS7는 아이폰 출시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자평했던 애플의 야심작이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막된 ‘세계개발자대회(WWDC) 2013’에서 새로운 모바일과 컴퓨터(PC)용 OS를 한꺼번에 선보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 날 iOS7 발표에 앞서 구글 안드로이드보다 iOS가 뛰어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팀 쿡 CEO는 “iOS 디바이스 중 93%가 최신 버전인 iOS6을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안드로이드는 33% 만이 최신 버전을 적용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까지 약 6억대의 iOS 모바일 디바이스를 판매했다”고 자사의 OS를 추켜 세웠다.

이번에 공개된 iOS7의 가장 큰 특징은 대폭 확대된 편의기능이다. 하나의 응용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를 사용하는 동안 다른 앱까지 손쉽게 사용 가능한 ‘멀티태스킹’ 기능을 강화했다. 홈 버튼을 두 번 치면 바로 멀티태스킹 모드로 들어가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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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근거리무선통신(NFC) 없이도 주변 사람들과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에어드롭’ 기능도 도입했다. 음성인식 ‘시리’의 지식이 크게 향상됐으며, 자신의 취향에 맞게 앱을 재배치하고 그때 그때 알아서 업데이트 해주는 ‘제어(컨트롤)센터’ 기능도 주목할 만 하다.

디자인도 크게 변했다. iOS7은 아이폰 이후 꾸준히 고수해온 아이콘 이미지에도 큰 변화를 줬다.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를 잘 살렸다는 평이다. 홈 스크린상에 3차원(3D) 효과를 내는 동시에, 반투명으로 된 윈도폰 타일 형태의 이용자사용환경(인터페이스)를 연상시키는 메뉴화면도 인상적이다. 알록달록한 색깔과 만화 같은 재미있는 모양은 시각적 즐거움도 선사한다.

무엇보다 이번 iOS7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기능 중 하나는 바로 ‘액티베이션락’이다. ‘액티베이션락’은 이용자가 자신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분실했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으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주워도 계정을 다시 활성화시켜야만 쓸 수 있다. 즉, 분실 제품을 제3자가 주워도 못쓴다는 소리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애플 피킹’이란 용어가 사회적 문제로 등장할 정도로 도난 사건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애플이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맥 컴퓨터용 OS 새 버전도 선보였다. 10.9 버전의 맥 OS는 아이폰, 아이패드와 통합해 아이폰의 알림 기능과 아이폰용 애플 지도, 아이폰용 전자책 ‘아이북스’ 등을 맥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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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최신 인텔 칩을 장착한 휴대용 노트북 ‘맥북 에어’와 전문가용 데스크톱 ‘맥 프로’의 신형이 공개됐다. 새로운 맥북 에어는 기존 배터리 사용 시간을 5~7시간에서 9~12시간으로 늘리고 더 빠른 무선인터넷(와이파이) 표준을 선택한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용 맥 프로는 부피를 기존 제품의 1/3로 줄이고 검은색 원통형의 미래형 디자인을 착용했다.

여기에 애플은 새로운 뮤직 실시간(스트리밍) 서비스 ‘아이튠즈 라디오’도 꺼내놨다. 사용자들은 무료로 가수 이름을 입력함으로써 자신만의 라디오 채널을 만들 수 있다. 또 자신의 채널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고, 리뷰도 가능하며, 필요한 경우 음악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아이튠스 라디오의 무료버전은 텍스트와 오디오 광고로 운영이 되는데, 일정액씩 연간으로 지불하면 광고 없이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올 가을 미국 출시된 후 다른 나라에도 서비스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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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아이콘’ 애플에 대한 갈증 때문인지 24회째를 맞는 올해 행사에는 전 세계 IT업계가 주목했다. 그 만큼 업계의 반응도 뜨거웠는데,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팀 쿡 CEO와 조나단 아이브 수석부사장이 빚어낸 ‘투톱’ 작품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애플을 벗기다’ 저자이자 IT칼럼니스트 안병도씨는 채널IT와의 인터뷰에서 “스티브잡스 사후 애플의 혁신이 계속 될까 하는 불안감과 실제 몇몇 실패 사례를 통해 우려가 깊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애플은 여전히 팀 쿡 CEO-조나단 아이브 수석부사장 체제를 앞세운 강한 혁신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새로 공개된 맥 프로와 맥북에어로 하드웨어의 최강자임을 증명했다”고 평했다.

그는 또 “이번 행사는 최근 실적 부진과 탈세,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 등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지던 애플에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며 “혁신의 이미지를 부활시키려는 애플의 노력에 맞선 경쟁업체들의 반격 또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맥 시리즈를 제외한 단말기에 대해선 함구했다. 기대 이상의 변화를 선보였지만 정작 기대했던 새 아이폰, 새 아이패드, 아이워치는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물론 팀 쿡 CEO가 몇몇 신제품은 올 가을께 공개하기로 했지만 여름이 끝날 때까지 애플의 ‘또 다른 혁신’을 보기는 힘들 전망이다.

글 : 양기원 기자 (채널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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