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리 보고서, 패블릿은 소파에 앉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상징

얼마전 한국 시장은 매우 특이하다는 플러리의 보고서를 보았습니다. 전세계적으로 7%에 불과한 5~6.9인치의 패블릿이 41%나 된다는 보고서죠. 이는 대부분 갤럭시 노트의 인기에서 찾는 분위기지만, 저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물론 제 분석은 어느정도는 제 직관에 기인한 것이니, 너무 신뢰하지는 마세요.

광파리의 IT이야기 (http://kwang82.hankyung.com/2013/10/blog-post_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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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도표를 보면, 패블릿이 비정상적으로 많기도 하지만, 3.5인치 이하의 폰이 아예 없다는 것과 7인치 이상의 태블릿이 19%나 되는 전세계 시장과 달리, 대한민국은 5% 미만이라는 점입니다.

1. 왜 3.5인치 이하가 글로벌은 4%나 될까?

먼저 3.5인치 이하의 폰이 인기를 끌지 않은 이유는 국내에서는 해당하는 최신폰이 없다는 점과,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빠르다는 점 (전세계적으로도 대화면은 트랜드입니다. 구매한지 1년 미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졌을 겁니다.)으로 저는 해석할 수 있습니다. 3.5인치 이하의 스마트폰은 블랙베리처럼 키보드나 키패드를 달지 않으면 불편합니다. 블랙베리는 최근 매우 어려워졌음을 감안한다면, 3.5인치 이하의 폰의 인기하락은 현재 진행형이라 봐도 무방할겁니다. 어쩌면 이에 맞춰 글로벌 패블릿 시장도 대한민국을 따라 커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저 조금 앞서간것 뿐일 수도 있죠.

2. 최적의 스마트폰 화면 크기, 3.5~4.9인치의 증명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면 그 다양성에 관해서는 특별히 논할 필요가 없을겁니다. 따라서 표준 통계로 봐도 무방하겠죠. 3.5~4.9 사이의 어딘가에 사용자가 생각하는 최적의 크기가 있다는 겁니다. 한국 역시 54%로 최대 이용자를 보유합니다.

3. 패블릿만 보지 말고, 7인치 이상의 태블릿까지 본다면?

대부분 주목한 것은 패블릿의 인기였지만, 그보다 저는 5%미만의 태블릿의 비인기와 연결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했듯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다른 기기라는 점에서 저는 동감합니다. 개발자 입장이나 플랫폼 입장에서는 거의 동일한 기기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큰 차이가 발생하는데, 바로 호주머니에 들어가느냐와 들어가지 않느냐 입니다. 이는 거실을 탈출할 수 있느냐와 없느냐로 나뉘어지죠. 노트북은 사실 실내에서 데스크도 탈출하기 어려운 기기입니다. 태블릿을 거실용 기기로 정의한다면, 대한민국은 거실용 기기의 니즈가 매우 약하다. 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4. 패블릿은 소파에 앉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상징

패블릿을 놓고 다들 하는 이야기는 너무 커서 조금 부담되는데, 화면은 좋다. 입니다. 화면이 좋다라는 이야기는 멀티미디어를 즐기기에 적합하다는 의미죠. 그러나, 멀티미디어를 즐기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수용가능한 화면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버스와 지하철 의자냐와 집의 거실소파냐이죠.

패블릿을 단순히 대화면의 허세를 좋아하는 대한민국의 상징으로 저는 해석하고 싶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는 이메일이었고, 이 이메일을 킬러 서비스로 내놓은 것이 블랙베리였죠. 국내에서는 블랙베리는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모바일 이메일 서비스의 활용도는 해외대비 낮은데, 업무강도가 높은 대한민국에서는 의외의 일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야근으로 몰아치고, 집은 잠자는 곳이 되었기 때문이죠.

따라서 엔터테인먼트앱을 편안히 소파에 앉아서 즐길 수 있는 젊은 계층이 많지 않습니다. 결국 최대 소비지는 대중교통 안이 되어버리죠. 대한민국은 비싼 집값으로 인해 대중교통 평균 이동시간이 상당히 긴 편에 속합니다. 요즘 대중교통을 타면 스마트폰을 들 고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봅니다. 태블릿은요? 지옥철에서 태블릿을 꺼낼 용기가 있으신가요? 때문에 본래 어른들의 장난감으로 개발된 아이패드는 아이들의 비싼 장난감에 가까워지는 것이 현실이죠. 어른들은 거실에서 놀 시간이 없어요! 오죽하면 아이들이 아빠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겠습니까?

5. 단, 위의 해석을 너무 신뢰하지는 마세요.

위의 추측은 자조적인 농담이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직관에 관해 조금의 확신은 있지만 뒷받침만할 데이터는 없으므로 추측이라 함이 옳습니다. 대개 이야기하는 대화면에 대한 니즈, 그리고 보여주기를 원하는 허영심 등이 대한민국이 대화면을 쫓게 만들기도 했을 겁니다. 그런 것 치고는 태블릿 시장이 너무  안크고 있다는 사실에 연결해서 추측해 본 것 뿐입니다.

모바일 시장은 다행스럽게도 바쁜 대한민국에 아주 잘 맞아 급격하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더 큰 태블릿 시장은 어떨까요? 해외에 비해 지지부진한 이유, 그에 반해 패블릿 사이즈로 커진 스마트폰. 이 두가지를 하나로 연결해 본다면 제가 말한 추측도 조금은 힘을 받지 않을까요?

더 상세한 국문 보고서 해석을 원하시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보세요.
http://kwang82.hankyung.com/2013/10/blog-post_16.html

글 : 숲속얘기
출처 : http://goo.gl/L73s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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