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시장을 사로잡은 기업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여행 시장 중 하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약 2,000만 명 이상이 해외로 여행을 떠났다. 2명 중 한 명은 해외여행을 다녀온 셈이다. 글로벌 여행 관련 기업이 너도나도 한국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이처럼 가파르게 성장하는 국내 여행 시장과 더불어 국내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글로벌 기업이 있다. 바로 글로벌 여행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다.

스카이스캐너는 2003년 영국에서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로 시작해 현재는 호텔, 렌트카 검색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고 전 세계 30개 언어로 제공되고 있다. 월평균 사이트 순 방문자는 6,000만 명, 앱 다운로드 수는 6,000만 건을 기록하고 있는 이 회사는 2016년에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시트립에 2조원대에 인수됐다.

스카이스캐너는 지난 2년 동안 한국 시장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6년 한국 트래픽 성장률은 2015년 평균 대비 75%나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은 스카이스캐너 내부에서도 성공 케이스로 불리며  벤치마킹할 정도다. 스카이스캐너 싱가포르 아태 지역 본사에서 한국을 방문한 최형표 총괄 매니저에게 여행 업계가 바라보는 한국시장의 특성과 스카이스캐너 현지화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 유저들은 다른 국가보다 매우 꼼꼼하고 똑똑하다고 볼 수 있어요. 검색하는 과정에서 클릭 비율이 엄청납니다. 여행사를 검색하는 것뿐 아니라 여정도 꼼꼼하게 살피죠. 이런 꼼꼼함 때문에 사이트 체류 시간도 타 국가 유저들에 비해 월등하게 높습니다”

최 총괄은 “해외 유저들은 어떤 티켓을 살지 결정하고 들어오는 반면 국내 유저들은 계속 검색하고 비교하면서 최고의 선택을 하기 때문에 이런 성향을 잘 파악해 전략을 짜고 있다” 고 말했다.

한국 유저의 또 다른 특징은 PC보다 모바일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모바일 이용 비율이 타 시장에 비해 월등히 높다. 스카이스캐너 한국 트래픽의 65%가 모바일에서 나온다. 타 국가의 유저들은 연령대가 골고루 분포되어있는 반면에 한국은 유저 대부분이 첨단기술에 익숙한 20~30대로 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스카이스캐너는 앱 마케팅에 주력해 다양한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유독 앱 사용률이 높아 타 국가에서도 한국에서 진행한 앱 마케팅을 벤치마킹할 정도다. 한국에서 실험한 캠페인을 다른 시장에서도 활용하기도 한다.

스카이스캐너의 한국에서의 성장은 시장의 호황도 있었지만 국내 여행 업계 전체가 견인했다고도 볼 수 있다.

“처음 한국에 진출했을 때 API가 뭔지도 모르는 항공사나 여행사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들이 발 빠르게 기술쪽을 성장시켜 스카이스캐너를 연동시킬 수 있었던 부분도 국내 성장에 도움이 됐던것 같아요.”

전 세계적으로 여행업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타 업계 비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 여행 업계는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스카이스캐너는 해외에서 선호되는 구글 SEO대신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한국 채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외국계 회사에서는 흔한 행보가 아니라고. 큰기업처럼 TV광고 등 큰 매체를 사용하는 대신 블로거, SNS 를 많이 이용하며 데이터에 기반한 자체 콘텐츠를 통해 더 쉽고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스카이스캐너가 이처럼 현지화에 집중할 수 있었던 까닭은 스쿼디피케이션 (Squadificaiton ) 방식으로 조직 구조를 바꾼 이후부터다. 국가마다 팀이 다르게 운영되고 있어 시장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대응할 수 있다.

최근 스카이스캐너 한국팀은 인스타그램 스타인 개그맨 김재우를 인도에 보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카레만 해주는 김재우 아내 얘기가 한창 인기를 얻을 때였다. 이 황당하고 재밌는 아이디어는 팀끼리 대화하다 나온 것이라고 한다. 해당 국가의 문화를 깊숙이 알지 못하면 나올 수 없는 기획인데다 예전처럼 글로벌 단위로 움직였으면 불가능한 일이였다. 10년이 넘은 기업이지만 스타트업처럼 팀원끼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고 효율적이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것 역시 스카이스캐너만의 문화다.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가치(Fail forward)를 추구하는 것도 직원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올해 스카이스캐너는 한국 고객에게 더 편리하고 빠르고 쉽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예정이다. 가장 큰 화두는 다이렉트 부킹이다. 스카이스캐너 사이트 내에서 항공사를 거치지 않고 발권을 돕는 서비스를 구현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한국은 언어적인 측면이나 업계 구조측면에서 다른 나라와 다른점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 문제점들을 넘어 한국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카이스캐너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여행 브랜드(Most trusted travel brand)’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갖고 있어요. 또 내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여행자우선주의(traveller first)구요. 항상 여행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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