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타트업, 이렇게하면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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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산업은 사양산업입니다. 예약대행이나 중개업을 통한 여행 관련 비즈니스는 머지 않아 모두 소멸될 것입니다. 한마디로 여행산업의 퍼펙트스톰이 몰려오고 있는 중입니다.”

홍합밸리에서 여행관련 스타트업 데모데이에 앞서 진행된 K트래블아카데미 오형수 강사의 키노트 도중 나온 말이다. 그는 현재 여행업 강사와 여행업 문제해결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7 상반기 대한민국 내국인 출국자는 무려 1661만 명에 달한다. ’장마에 마실 물이 없다’고 했던가. 현재 국내 여행 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천만 명이 넘는 출국 인원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아웃바운드 여행업은 더 힘든 상황이다.

아웃바운드 분야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여행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부터다. 자유 여행자와 패키지족 여행객은 구분을 해야한다.

오 강사는 여행자를 상대하는 게 스타트업, 여행객을 상대한다면 창업의 관점으로 산업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나마 한국은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소멸 속도가 느린편이라고 한다. 영어권, 특히 반도가 아닌 섬 나라의 경우 소멸 속도의 증가세가 뚜렷하다고. 영국이 대표적인 국가다.

OECD 평균 관광산업의 기여도 GDP대비 4.1%, 고용의 5.9%를 차지한다. 반면에 대한민국의 경우 GDP대비 2.51%, 고용 창출 기여도는 5.8%다. 수치적으로 본다면 OECD 평균치 보다 낮아 아직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 여행업 시장 규모는 아웃바운드 기준 25조원, 인바운드는 17조원 시장이다. 여행 관련 기업은 약 1만 6,000개 정도가 영업 중이다. 인구 대비 관광객이 많은편이다 보니 OECD 평균까지 성장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란 분석이다.

고무적인 수치는 또 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17번째로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오는 나라다. 인바운드 관광 유입율을 단위 면적 대비로 따졌을 때는 세계 1위다. 외국인 방문으로 인한 인구밀도 증가율은 세계 최고라는 뜻이다.

각종 지표는 긍정적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한 이유에 대해 오 강사는 최근 여행사를 창업하거나 여행 관련 스타트업를 시작하는 창업자의 문제라고 꼬집는다.

“취업해야 하는 사람이 창업이나 스타트업을 하고, 창업이나 스타트업 해야 하는 사람이 취업한다”는 것.

여행 창업 트렌드는 대부분 기존에 자기 고객이 있을 경우 인맥만을 믿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고 새로운 명함이 필요해 세컨드잡 정도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IT를 모르는 여행전공자 역시 이 분야에 뛰어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여행 스타트업 트렌드는 약간 다르다. 사드 사태 이전인 지난해 말까지는 중국개별관광객이 주 타깃이었다. 더 큰 문제는 중계, 예약 기반의 플랫폼 사업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두가지 아이템은 소멸된다. 나의 아이디어를 타인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될 경우(외주나 위탁) 규모가 커지면 사업 아이템을 뺏기거나 통제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 스타트업은 정부지원금을 시드머니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사업제안서에 예산 규모를 3,000~4,000만원 정도로 책정하는데 최대 5,000만원인 정부 지원금을 고려해 소신지원(?)한 결과다. 문제는 창업자 본인이 회사의 규모를 시작부터 그 정도 수준으로 규정하게 된다는 점이다. 희한하게도 그런 기업은 딱 거기까지만 성장하고 멈추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확장성을 닫아 버린 결과다. 스카이스캐너의 사업계획서에 쓰인 필요 예산이 5만불이었을까?

“배는 몰라도 된다. 하지만 ‘바다’는 알아야 한다” 기존 패키지 여행에 대한 불신으로 여행 관련 사업을 시작하지만 기존 국내 여행 산업의 ‘적폐’라고 불리는 노팁, 노쇼핑, 노옵션으로 성공한 여행사는 아직 없다. 여행상품(배)이 아니라 여행시장(바다)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카페 시작할 때는 바리스타 준비를 하면서 여행업 할때는 왜 공부를 안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 여행 관련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던진 조언은 다음과 같다.

  1. ‘타임푸어’에게는 시간이 가격이다. 가격과 함께 시간 역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어차피 가격으론 대형 여행사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시장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2. 게다가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고객의 전문성(덕력)을 인정하고 활용해야 한다.
  3. 국가자원(정부지원)을 통해 성장하는 건 불가능하다. 국가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눠줘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래야만 기회의 균등이라는 명분을 챙길 수 있으니까.

패션 디자이너인 마크 제이콥스는 “신상품은 매출이 아니라 수요를 만드는 상품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찾은 시장이 창업자를 꽃길로 인도한 틈새인지 그 끝을 알 수 없이 까마득한 크레바스 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대부분의 틈새는 크레바스란 사실이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한달만에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했다. 소비자는 굳이 기존 형태의 은행이 아니더라도 은행 서비스를 잘하는 곳을 원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여행업도 이래야 하지 않을까?

About Author

김재희 기자
/ wasabi@venturesquare.net

신제품을 써보는 게 좋아 덜컥 입사해 버린 PC활용지 기자를 거쳐 이제는 15년차 생계형 글쟁이. 바퀴 달린 모든 것을 사랑하며 질주를 즐기는 드라이버/라이더/스키어. 그리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Dre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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