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초기 재원 마련,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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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ettyImages

스타트업이 초기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에는 정해진 공식이 없고 회사를 운영해 가면서 상당히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을 언급한 것으로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재원 조달이 가능함을 미리 밝혀 둔다.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는 보통 창업자가, 공동 창업자가 있다면 사전 협의 하에 정해진 지분율 비율대로 설립 자본금을 납입하게 된다. 창업자가 그 동안 소중히 모아둔 돈을 설립 자본금으로 출자하며 본격적으로 법인의 역사가 시작된다. 창업자 경력과 환경에 따라 또 업종에 따라 처음에 납입하는 자본금 규모는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수천만 원 정도가 일반적인 수준으로 보인다. 직장 경력이 없는 대학생 창업자, 혹은 대학 재학 중에 창업하는 경우에는 이보다 적은 자본금 규모로 시작하지만, 설립 자본금을 투자 검토할 때 중요시하는 벤처캐피털이 상당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너무 작은 규모로 (예를 들어 100~200만원) 시작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설립 자본금을 일종의 사업에 대한 의지, 헌신하려는 정도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설립 자본금을 토대로 회사를 시작하고 몇 개월 간 운영을 해 나가면 곧 이어 추가 현금 유입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아무래도 아직 제품이나 서비스가 한창 개발 중이기 때문에 별다른 매출은 발생하지 않지만 인건비나 사무실 임대비용,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구매 및 사용 비용 등 돈이 나갈 일은 많기 때문이다.

이 때 MVP (Minimum Viable Product) 정도가 나온 상태가 아니라면 주위에 도움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는 이를 3F(Family: 가족, Friends: 친구, Fools: 바보?)라고 부르는데 이렇듯 가까운 이들에게 종자돈(Seed money)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지인 위주의 투자유치이기 때문에 서비스나 프로덕트에 대한 기대감, 회사 성장에 대한 잠재력 보다는 개인에 대한 믿음 혹은 의리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우리나라는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지원금 제도가 상당히 잘 갖춰져 있는 편으로 창업 초기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자금 지원에서부터 시작해 창업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법무 또는 특허와 같은 전문 분야에 대한 컨설팅과 멘토링, 심지어 초기 창업 팀이 단기간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 공간도 지원해 준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창업 초기에 별도로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정부 지원금과 공간 지원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이 많아지고 있다. 또 예전에는 정부 각 부처별로 지원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했지만 현재는 정부의 창업 지원 창구가 대체로 일원화되어 K-Startup(https://www.k-startup.go.kr) 홈페이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현재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물론 사업이 우선이기에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서 서비스/프로덕트 개발이 더뎌지는 것은 피해야 하겠다.

만일 MVP가 있거나 팀의 우수함, 시장 성장성, 개발 중인 제품의 독창성 등으로 투자자를 설득할 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개인 엔젤 투자자 또는 초기투자를 전문으로 기관의 문을 두드려 볼 수 있다. 몇 년 전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개인과 기관이 많이 생겨 스타트업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개인 엔젤 투자자의 경우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적격 엔젤, 전문 엔젤 등을 인정하고 이들의 투자를 장려하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kban.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물론 등록이 안 된 엔젤 투자자도 많고 이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기관 투자자의 경우 본엔젤스를 비롯해 은행권청년창업재단, 퓨처플레이, 캡스톤파트너스, 케이큐브벤처스 등이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매우 적극적이다. 최근 들어 초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털이 20~30여 곳이 넘을 정도로 많아졌다. 투자를 유치할 때에는 자사에 맞는 기관을 선정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기관투자자는 단순 재무투자자 역할을 넘어 빠른 성장을 위한 동반자이자 조언자다.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다양한 산업/시장에 대해 분석하며 이사회 참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회사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벤처캐피털 심사역은 초기 스타트업의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특히 처음 창업을 하는 대표라면 회사를 경영하며 재무/회계에서부터 법률, 특허, 채용/해고 등 상상하지 못했던 수없이 많은 이슈에 노출되는데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이미 경험해본 심사역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우리 회사에 맞는 벤처캐피털을 찾으려면 이들이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어떤 업종 어떤 팀에, 어느 정도 투자 스테이지에, 어느 정도 투자금을 가지고 참여하는지 조사해 보고, 더 나아가 각 심사역의 특성을 파악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같은 벤처캐피털 소속이라도 심사역에 따라 투자 선호 영역, 계약서 작성 스타일, 심지어 투자 후 회사를 관리하는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심사역에 대해 알아볼 때는 벤처캐피털 홈페이지나 뉴스 검색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들에게 투자를 받은 회사의 대표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 결과적으로는 우리 회사와 결이 맞아야 하므로 되도록 자주 만나 대화하면서 이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로 벤처캐피털 단계의 투자를 유치하기 어렵거나 혹은 초기 회사의 성장을 위해 외부로부터 보다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재 한국에는 프라이머, 스파크랩을 비롯해 다양한 액셀러레이터가 존재한다.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약 1~2개월 간의 보육 과정을 거치며 사업 전반에 대한 교육/멘토링, 추후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과정에서 액셀러레이터 회사가 1,000만원에서 수천만원 수준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프로그램 마지막에 데모데이를 개최해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를 초청하고 이들 앞에서 사업/서비스 소개를 한다. 즉 액셀러레이터는 자신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 성장과 동시에 기업 가치를 높이고 데모데이에서 투자자를 연결해 더 큰 투자가 이뤄지도록 한다.

스타트업이 초기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에 대해 필자가 운영 중인 기업(주식회사 모인)을 예로 들어 위의 흐름대로 설명해 보겠다.

모인은 법인 설립 시에 창업자인 본인이 자본금을 납입했고 곧 이어 시드머니 투자를 유치했다. 이 때에는 전 직장인 옐로금융그룹(現 데일리금융그룹)과 개인 엔젤 투자자 여러 명이 참여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필자와 연을 맺고 몇 년 이상 알고 지내던 연쇄 창업가 또는 스타트업 투자자였다. 법인 설립 후 1개월 안에 이뤄진 투자였기 때문에 MVP도 없었고 목표로 하는 시장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 동안의 믿음을 토대로 사업계획서만 보고 투자해 준 것이다.

동시에 사무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은행권청년창업재단(D.CAMP)이 실시하는 데모데이(D.DAY)에 참가했고 다행히 우승을 해 무상으로 선정릉역 인근 디캠프 공유 사무실을 제공 받았다. 몇 개월 후 구글이 운영하는 또다른 스타트업 지원 공간인 구글 캠퍼스 서울(Google Campus Seoul)로 사무실을 이전하기 전까지 회사의 초기 빌딩에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으며 임대료 역시 크게 아낄 수 있었다.

모인은 초기 시드 펀딩을 위와 같이 진행하며 운영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에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는 따로 지원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액셀러레이터의 투자 규모가 2,000~5,000만원 수준이므로 이를 위해 시간을 쓰는 대신 MVP 개발을 가속화했고 몇 개 월 뒤에 이를 토대로 벤처캐피털 대상 엔젤 라운드(Angel Round)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회사 설립 시부터 많은 지원을 해 주었던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을 비롯해 캡스톤파트너스와 보광창업투자, 미국 스트롱벤처스(Strong Ventures)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 중 스트롱벤처스는 한국 사무실이 구글 캠퍼스 서울 내에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같은 공유사무실 공간에 있으면서 오며 가며 종종 마주치며 사소한 얘기라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회사와 서비스를 더 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본다.

이처럼 스타트업이 창업 단계에서부터 초기 성장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 대략적으로 알아봤다. 자금 조달은 초기 스타트업에게 필수불가결한 과제이나 반대로 이 때문에 사업 진행이 더디어 지기도 한다. 우리 회사에게 맞는 자금 조달 방식과 이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하겠다.

※ 이 글은 서울창업허브(http://seoulstartuphub.com/)와 공동 기획, 진행한 것입니다. 관련 내용 원문은 서울창업허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About Author

서일석 모인 대표
/ ilseok.suh@themoin.com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는 모인 (MOIN)의 창업자이자 대표를 맡고 있다. 삼성전자 선임연구원, 소프트뱅크벤처스 책임심사역, 퓨처플레이 투자총괄, 옐로마켓플레이스(옐로금융그룹) 전략이사를 거쳐 모인을 창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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