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오면 100만원? 이상한 블록체인 밋업 초대장

“기자분을 초청합니다. 소정의 출장 및 원고 작성, 송출에 대한 비용이 제공됩니다(100만원).” 국내외 주요 펀드와 ICO 관련 업체가 참석할 예정이라는 한 행사 관계자 측이라며 국내 주요 언론사 기자 89명에게 이메일이 날아왔다.

제네시스 C.A.T 밋업(GENESIS C.A.T Meet up)이라는 행사로 오는 6월 17일 14시부터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개최된다고 나와 있다. 행사 모객에 주로 사용하는 온오프믹스에도 모집 중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메일 내용 자체부터 황당하다. 이메일에는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에 인터뷰 및 기사 작성과 송출을 도와줄 기자분을 초청한다며 인터뷰 요청과 비용 제공을 언급하고 있다. 코인원과 해시드 등 국내외 주요 펀드와 ICO 관렵 업체가 참석할 예정이라며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건(?)은 이렇다. 인터뷰에 대한 대략적인 준비 자료는 제공되며 통역 및 자리 배석, 인터뷰 장소가 제공된다는 점 외에 “소정의 출장 및 원고 작성, 송출에 대한 비용이 제공된다”는 것. 아래쪽에는 (100만원) 표기가 되어 있다.

온오프믹스 모집 페이지를 가보면 코인원, 해시드, 글로스퍼, 넥서스원, 하이퍼리즘, 블록체인아이, 한국블록체인협회 등 국내외 블록체인 관련 업체명과 데일리금융그룹 박상용,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등이 나열되어 있다. 미디어 스폰서 역시 14개가 나온다. 6월 15일 6시 기준 100명 모집 정원에 3명이 신청한 상태.

하지만 실제 확인 결과 데일리금융그룹과 코인원 측 모두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데일리금융그룹 담당자의 경우 문의를 하자 “담당자라는 사람과 직접 통화했다”면서 “우리(데일리금융그룹)과는 관계가 없고 문제가 될 부분 파악해서 페이지 링크 등을 모두 삭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화 이후 온오프믹스 페이지는 삭제 처리됐다. 코인원 담당자 역시  “사실과 다르다”며 “코인원은 검증되지 않은 행사에 절대 참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경우에도 담당자에 따르면 사내 전체 일정에는 당일 임정욱 센터장 스케줄이 없다는 설명이다. 언론사의 경우에도 나열된 곳 중 하나에 문의한 결과 “미디어 스폰서가 아니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취재 중 접촉한 업체와 기관 등이 메일과 전화를 해서인지 담당자는 “이전에 전달 드렸던 초청 이미지의 GENESIS 밋업의 경우 소개 정보에 나와 있던 게스트 분들이 실제 참석 여부를 밝힌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제네시스라는 곳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상태이나 해당 문제에 대해 책임을 갖고 검증 및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네시스 C.A.T 밋업에 대한 내용은 밋업닷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물론 이곳에 올라가 있는 내용은 온오프믹스에 있던 것과는 다소 다르다).

최근 암호화폐와 ICO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밋업(meetup) 행사가 자주 열리고 있다. 밋업이란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사업자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자사 혹은 사업 아이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 응답을 진행하는 등 소통을 하는 설명회를 말한다.

하지만 밋업을 진행하면서 제대로 된 내용보다 다른 걸 올려서 문제가 된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한 업체 담당자는 “중국 쪽에서 요즘 여기저기 아무거나 올리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 어이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토큰스카이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비탈릭 부데린 등 거물 초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유료로 했는데 다 거짓이었다”다면서 결국 티켓도 안 팔리고 기대 이하 행사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지도 않는 연사를 초대한 셈이다. 이 관계자 역시 중국 쪽 업체의 경우 유명인 이름을 전체 다 넣어서 진행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ICO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객을 위해 수준 이하 밋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밋업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나 스타트업, 관계자라면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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