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중심인 ‘동남아시아 스타트업 황금의 삼각지대’

이 글은 Entrepreneur 지(誌) 비니 로리아(Vinnie Lauria) 님의 기고문 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동남아시아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울 정도로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들을 지닌 십여 개 국가가 있다. 이 지역 전반에서 통용되는 언어만도 수백 개에 이른다. 이런 상황이 오히려 동남아시아 창업 기업들과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극복해야 할 성장 과제로 여겨질 수 있다. 이 지역 전반에서 사세를 확장하고자 하는10억 달러(한화 1조 2천억원) 이상의 자산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들은 그 어떤 천편일률적인 접근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지역 유니콘 가운데 일부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그리고 베트남 시장에 근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차량 호출 서비스 회사 그랩(Grab)은, 동남아시아 최초의 자산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데카콘 기업으로, 8개 국가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나, 이 기업의 웹 트래픽 상당 부분이 이 세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3개국의 중요성이 지대하여 필자가 몸담고 있는 벤처자본 기업은 이제 이들을 “스타트업 황금의 삼각지대”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 시장 각각은 스타트업 회사가 지니는 현재의 매력과 미래 잠재력 측면에서 특별한 혜택을 부여한다. 싱가포르는 비록 작은 규모의 나라지만 국가의 지배구조와 자금조달과 국제적 인재 접근성 축면에서 두드러진다. 인도네시아는 엄청난 시장 규모(2억 8천만 인구)를 제공하며,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유명하다. 세번째 그리고 어쩌면 가장 놀라운 스타트업 황금의 삼각지대 국가가 바로 베트남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베트남에서 중산층이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중산층은 최신 BMI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 단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중산층에는 교육수준이 높고, 디지털 서비스를 찾는 상당한 욕구를 갖고 있으며, 그런 서비스를 창출하고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갖고 있는 상당수의 젊은이들이 포함돼 있다.

이런 요소는 베트남의 스타트업 기업 생태계가 일종의 “변곡점”을 향해 가도록 일조하고 있는데, 이는 벤처 자본 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지점이다. 이 지점은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되고, 근본적으로 성장 곡선을 변화시키는 변곡점으로, 베트남의 전반적 생태계는 이제 이 단계에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통계를 보면 2022년 1/4 분기 동안 기업 형성 속도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년전 동기간과 비교해 볼 때 32% 증가했다.

그러나 중산층의 부흥만으로 한 국가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베트남이 스타트업 황금의 삼각지대 가운데 한 축으로서 얼마나 주목받을 만한 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왜 베트남인가? 일부 핵심 요소들]

몇 가지 통계 수치부터 시작해보자. 베트남은 거의 1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갖고 있는 큰 국가이며, 미국과 캐나다의 평균연령이 38세 이상인 것에 비해 베트남의 평균연령은 32세로 젊은 국가에 속한다. 지난 30년 동안, 베트남의 국내 총생산(GDP)는 연평균 5.7% 성장해왔다. 더욱이 베트남의 95%에 달하는 식자율은 점점 향상되고 있는 높은 기술 활용 능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인구 수보다 휴대 전화 수가 더 많다. 베트남 국민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조치에 대처하기 위해 사이버 공간을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전자 상거래와 컴퓨터 게임과 같은 활동은 이제 일상 문화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편, 베트남에서 진행되는 고가 상품 위탁 생산은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사의 에어팟은 전량 베트남에서 조립되고 있으며, 전세계 선두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삼성의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도 베트남에서 조립되고 있다. 이런 제조업활동은 부상하고 있는 중산층에 속한 사람들에게 생산직과 사무직 고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조업 활동은 또한 새로운 기반시설 구축을 촉진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하드웨어, 물류, 그리고 그 이상을 알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가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글로벌 활동면에서도 베트남 정부의 역할이 도드라진다. 베트남 정부는 그도안 비즈니스 친화적인 대내 정책과 병행하여 다수의 자유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외국인 직접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2021년에는 베트남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투자된 해외 자금이 역대 최대인 14억 달러(한화 1조7천억 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2년 전에 비해 거의 두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렇다면 통상적인 경제 통계 수치에 포착되지 않는 한 가지 요소를 살펴보자. 베트남은 국가적 사기(士氣)가 드높은데, 이는 베트남이 최근 제31회 동남아시아 경기 대회에서 200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한데서도 볼 수 있는 것으로, 이는 무분별하고 경망스러운 분위기와는 다른 것이다. ‘건전한 회의론이 곁들여진 낙관론’이 베트남의 국가 정체성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국민들은 모든 것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성향이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뉴스 기자들은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 필자가 우리 벤처캐피탈 회사에서 일할 입사지원자들, 그리고 파트너들과 대화를 해보면 이들은 스타트업 투자가 최근 열기가 뜨거운 것처럼 보이지만, 보다 장기적 전망을 알고 싶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렇게 누군가의 낙관적 의견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이들의 태도가 맘에 든다. 이런 태도는 우리 회사의 접근 방식과 일맥상통하며, 우리가 함께 일하고자 선택하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갖추어야 할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젊은 기업들은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 높은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지만, 이들은 또한 자신들이 들어서는 시장 환경을 십분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매 단계마다 보상과 위험 요소를 견주어 성찰해야 한다.

[한 국가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소는? 성공의 4개 기둥 ]

베트남이 잘 나가는 요소를 간결하게 요약하자면, 나는 이 나라에서 결집된 네 개의 근간이 되는 기둥을 지적하고 싶다. 이 네 개의 기둥은 함께 결합해 베트남이 동남아시아의 황금의 삼각지대 내에서 최대 성장 견인 요소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고 있다.

첫 번째 기둥은 교육이다.

시장 경제를 채택한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전형적으로 보듯, 이들 국가들은 교육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베트남 정부는 국내총생산의 4%를 모든 수준의 학교 교육에 쓰고 있는데, 이는 싱가포르의 비율보다 높은 것이며, 에듀테크(education technology) 시장에 속한 민간 기업들이 제공하는 학습능력 강화 서비스를 찾는 수요가 상당하다.

두번째는 여성들의 기업가 정신이다.

여성 경제 참여율은 이미 상당히 높으며, 이 수치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21-2030 성평등 국가 전략의 일부 목표이다. 이는 전반적 성장의 관건으로, 기술 혁신은 다양함에서 태동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문제를 다양한 관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관찰할 때, 다양한 해법이 나올 수 있으며, 바로 여기서 마법이 일어나는 것이다.

세번째 기둥은 원초적 열정과 활력이다.

기술 관련 스타트업 회사 창업자에서부터 베트남식 샌드위치 가게인 반미(banh mi) 숍을 운영하는 음식의 맛과 조리과정을 즐기는 젊은 여성 사업가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전역에서 이런 열정과 활력을 볼 수 있다. 베트남의 문화는 이런 사업가적 열정을 촉진하고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베트남 인재들의 수준,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수준이 동남아 지역에서 그 어떤 나라도 견줄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하다.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은 교육에 있지만,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재외 베트남 사람들도 일조하고 있다. 해외 이주자들과 이들의 친인척들은 과거 우리가 중국과 인도에서 목격했듯, 탄탄한 아웃소싱 체계를 구축해, 베트남 현지 인재들이 글로벌 소프트웨어 제품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앞의 네 가지 요인들을 결합해 보면, 베트남이 왜 이 지역에서 보석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베트남 스타트업 기업들은 또한 다른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나타나는 상황으로 인해 혜택을 보고 있다. 이들 국가 대부분에는 서방에서 볼 수 있는 규모가 크고 확고한 기반을 갖춘 연혁이 오래된 레거시(legacy) 산업체들과 기관들이 없다. 금융서비스에서부터 의료보건, 그리고 교육에 이르기까지, 미래는 과거의 기술과 시장 선호도가 아니라, 오늘날의 기술과 시장 선호도에 기반하여 처음부터 만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좋은 스타트업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을 상대하며 오늘날의 첨단 기술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 경제 전망에 비추어 볼 때, 지금은 베트남이 빛을 발휘할 시간이다. 베트남 국내 소비는 연간 20% 비율로 증가할 전망이다. 사실, 베트남은 향후 10년간 아시아의 소비를 진작시킬 주요 추동 요인이다. 이런 전망과 함께,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근로자들을 결합해 생각해 보면, 베트남이 성공의 비법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는 이제 동남아시아의 스타트업 황금의 삼각지대에 주목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이 지역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성장 동력이 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원문 : Why Vietnam Will Be the Growth Driver Of SEA’s ‘Startup Golden Triangle’ (entreprene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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