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피어난 공공 제약 프로젝트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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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그리고 죽어가는 질병의 하나이지만 그 동안 그 중대성에 비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구매력이 낮아서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말라리아에 대한 공공제약 프로젝트들이 하나 씩 결실을 맺어간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빌 게이츠가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든 뒤에 가장 중요한 1순위로 구현하기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가나, 케냐, 마다가스카르, 나이지리아라는 아프리카의 4개 국에서 쉽고도 저렴하게 말라리아 약을 보급하는 것이 조만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들 국가의 동네 상점이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말라리아 약의 가격은 20~50센트 정도로, 과거에 비해 1/20에 불과해 이제는 말라리아에 걸려도 약을 구할 수 없거나 돈을 지불하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들은 훨씬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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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5 – 빌 게이츠는 말라리아 퇴치 전도사

이것이 가능해진 것은 아프리카에서 직접 저렴한 가격에 약을 전세계 제약사를 대상으로 대량으로 구매를 해서 보급하는 조직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The Affordable Medicines Facility – malaria (AMFm) 이 바로 그것으로, 큰 돈이 들어가는 이런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영국과 UNITAD,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재정지원을 하고, Roll Back Malaria (RBM)파트너십의 기술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 계획은 2010년에 실행에 들어갔는데 8개국(가나, 케냐, 마다가스카르, 니제르,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우간다, 캄보디아)에 파일럿을 시작하였다. AMFm의 목표는 항말라리아 약제를 최대한 많이, 그리고 싸게 생산하도록 하고, 이를 보급하는 것인데, 현재 이들 나라에서 말라리아에 걸리는 인구가 매년 2억 2500만명에 이르고, 그 중에서 78만 명이 사망하는 것을 감안할 때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좋은 약제는 전체의 1/5에만 처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생산되었고, 일부의 공공기관을 통해서 배포가 가능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실제로 병에 걸린 수많은 환자들은 약을 구하러 가보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대부분의 환자들은 주변에 있는 구멍가게나 약국에 들러서 조금은 오래된 항말라리아 약제를 살 수 밖에 없었는데, 비교적 싼 말라리아 약제들은 이제 대부분 내성이 생겨서 듣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을 구매해서 이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던 것이다. 일단 빨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최신의 말라리아 약제인 ACTs를 기존의 제약사들에게 최대한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협상을 하고, 개인들이 수입하기 보다는 NGO와 공공에서 대량의 구매를 하면서 약의 공급단가를 10센트 이하로 낮추는데 성공하였는데, 이렇게 싸게 납품을 받아서 현재 아프리카에 구성되어 있는 유통채널에 공급함으로써 소매상들이 적절한 이윤을 남기고 아프리카 곳곳에 약이 보급될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제약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도 공공성이 강한 산업이지만, 그런 공공성이 중요함에도 지나친 산업논리와 글로벌 제약사들의 이익여부에 휘둘려서 돈이 되지 않으면 기술이 있음에도 약이 생산되고 보급되지 않아서 죽어가거나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은 산업이다. 이런 산업을 송두리째 바꿀 수는 없겠지만, AMFm과 같은 시도는 기존의 시스템에 글로벌한 나눔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현실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게 된 모범적인 프로젝트라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와 비슷한 사명감을 가진 새로운 사업들이 많이 진행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자료:
Cheap malaria drugs to flood Africa soon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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