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켈로그 마케팅 컨퍼런스: 소비자 대화에서 공유 가치 창출로

2012년 Kellogg Marketing Conference에 다녀왔다. 마케팅 분야에서 최고로 알려져 있는 켈로그인만큼 1년에 한번 열리는 켈로그의 마케팅 컨퍼런스에는 현재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가장 Hot한 토픽들에 대해서 발표를 하고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바로 전날에 시카고에 폭설이 내려서 참가자가 작년만큼 많지는 않았지만, 보통은 켈로그에서 가장 큰 컨퍼런스로 $30짜리 표가 매진되곤 한다. 켈로그 학생들은 청중의 절반 정도인것 같고, 대부분이 실무자들이거나 아니면 다른 학교에서 온 사람들도 꽤 있었다. 정말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귀한 발걸음을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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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주제는 From conversation to value co-creation 이었다. 주로 토론된 주제는 역시 social media, neuromarketing, brand turnaround, cause-driven marketing 등등 요즘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주제들이었고, General Mills, P&G, Johnson & Johnson, General Motors, Target, Deloitte 등에서 마케팅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세션의 진행은 보통 켈로그의 Marketing department의 교수들이 맡아 주었다.

@9:00 AM – Opening speech by Dean Blount

최고의 파이낸스 MBA 스쿨이라고 하면 어디가 떠오를까? Wharton, Chicago Booth, Columbia
최고의 마케팅 MBA 스쿨이라고 하면 어디가 떠오를까? 단연 Kellogg 이다.

그만큼 켈로그는 마케팅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해왔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켈로그 스스로가 너무 마케팅 스쿨로 포지셔닝 되는 것을 꺼려온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Organization 이나 Finance 분야에서도 강력한 교수진과 학생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부분을 더 강조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새롭게 부임한 샐리 블런트 Kellogg Dean(총장)의 생각은 일단 우리가 가진 마케팅이라는 자산(asset)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우리 최고의 장점을 가릴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앞으로 켈로그의 마케팅 분야에 대한 투자나 노력은 이전에 비해서 훨씬 더 크고 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9:30 AM – Mark Addicks, CMO of General Mills

General Mills는 미국에서 가장 큰 식품회사로서 소비재 마케팅을 하고 싶은 친구들이 늘 가고 싶어하는 기업중에 하나이다. 이 기업의 CMO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주로 마케팅에서의 패러다임 변화였다.

이미 한국에서는 흔한 일일지 모르지만 미국도 이제는 완전히 TV centric한 마케팅에서 벗어나서 internet 과 social media로 나아가고 있다.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단순히 브랜드가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에 관심이 있기 보다는 그 브랜드가 상징하는 바에 더 관심을 갖는다.

이제는 미국에서조차 15초 TV광고가 일반적인 형태로 가고 있다는 말은 놀라웠다. (한국은 대부분이 15초) 그 대신에 돈을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 훨씬 더 많이 쓰고, 소셜미디어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오르면 자연적으로 사람들이 퍼 날르기 때문에 그때는 오히려 돈을 끈다(off)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TV에 돈을 더 많이 쓰는가? 아니면 인터넷에 더 많이 쓰는가? 그 비율은 어떠해야 하는가? 등을 모니터링하는데, 사실 이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인터넷은 바이럴 임팩트에 따라서 budget이 너무 유동적이기 때문.

그 밖에도 기업의 마케팅 부서의 문화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이제 마케팅 부서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훨씬 더 우뇌형 skill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 사실 한국에서는 아직도 숫자에 기반한 의사결정보다는 management의 intuition 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많은 것 같아서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는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 여튼 미국에서는 이제 더 graphic design, psychology 등에 기반한 마케팅을 더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분야의 인재들을 더 많이 원하고 있다.

어떤 아이디어가 있을때, 그 아이디어를 테스트해보고 시장에 내보내는 과거의 보수적인 방법보다는 빨리 빨리 회사의 문 밖으로 아이디어를 내보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펴보자는 행동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10:30 AM- Panel Session – Neuromarketing: inside the Mind of the Consumer

오전에 있던 패널 세션중에서 나는 뉴로마케팅을 택했다. 사실 social media ROI 혹은 Cause-driven marketing 의 다른 옵션이 있었는데, 솔직히 다른 세션에 들어갈껄 하고 후회했다. 실무적인 이야기가 많이 이뤄지지 못했고, 패널들이 대부분 컨설팅 회사에서 와서 정보를 많이 공개하지 못했다.다음부터는 컨설턴트들만으로 이뤄진 세션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으리라.맥킨지의 마케팅 그룹에서 파트너까지 하다가 buyology.com 을 설립한 사람이 세션에 있었는데, 말은 너무 잘 했는데 막상 실제 사례를 소개해 달라고 하니까 ‘world leading financial group’ 같은 애매한 표현으로 소개하는 바람에 흥이 많이 감소해 버렸다.

아무튼 요즘 미국에서도 consumer/ shopper psychology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고 그와 관련된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와 관련해서 리서치와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회사가 위에 소개한 buyology.com 이라고 한다. (http://www.buyologyinc.com) Buyology의 직원들은 neuromarketing이라는 표현보다는 unconscious marketing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고. 85% 이상의 소비자들의 구매의사결정이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데, 이러한 의사결정을 드라이브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의식을 어떻게 추적할 것이며, 그 드라이버들을 어떻게 measure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주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에 좋은 책들이 나오고 있으므로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책들을 참고하시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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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PM – Afternoon Panel Session: Brand Perception Turnaround: How to do it, When to do it, and why

이미 몇십년동안 비즈니스가 진행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 만큼 힘든 일도 없을 것이다. 이번 세션은 그렇게 브랜드에 대한 포지셔닝을 바꾸는 일을 했던 마케터들의 세션이다 브랜드와 그들이 갖고 있던 고민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Old Spice: 올드 스파이스는 낡고 오래된 이미지를 완전히 바꾼 대표적인 사례로 가장 많이 꼽힌다. 이름부터 old 했던 이 브랜드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비디오 클립(광고)이 엄청난 바이럴을 일으키면서 최고의 성공 사례로 꼽히게 되었다. 이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자신과 관련성을 별로 두지 않아서 고민이었는데, 그런 면을 광고의 크리에이티브와 소셜미디어라는 미디어 전략으로 극복했다. 이제는 너무 많이 봐서 식상한 아래 광고. 하지만 다시 봐도 잘 만들긴 했다.

KY: KY는 원래 병원에서 수술할때 쓰이던 윤활제라고 한다. 그런데 ‘다른’ 용도가 발견되어서 여성들을 상대로 광고를 시작했다. 그러나 여성들을 상대로한 광고는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고, TV 광고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제품의 benefit 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이다. 결국 Johnson & Johnson 에 인수된 후에는 아래와 같은 좀 코믹한 방식으로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KY이 성공에는 사실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전자상거래의 발달이 한 몫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이런 제품은 실제로 어떤지 다른 사람들이 사용해 본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가 파워풀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아직도 미국 소비자 중에는 이런 제품을 카트에 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e-commerce의 발달은 이 브랜드의 turnaround에 행운이었다고 한다.

Domino Pizza: 도미노 피자는 지난 40여년 동안 한가지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왔다. 그것은 바로 ‘Delivery’ 즉 배달이다. 그런데 90년대 말부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ingredient (재료) 에 집중한 파파존스 같은 경쟁자의 출현이다. 도미노의 피자는 ‘cardboard (상자종이)’같은 맛이 난다는 충격적인 소비자 verbatim 까지 나왔다. 이런 불명예를 극복하고자 시작한 턴어라운드 캠페인은 음식의 재료와 도미노의 재료에 대한 집중에 대해서 포커스를 맞췄다. 지금은 재료의 다양화까지 이뤄져서 이러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불식되었고, 그 이후 샌드위치나 다른 음식 분야에까지 이러한 신선한 재료와 레시피에 대한 긍정적인 halo 효과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만해도 여전히 Domino 보다는 파파존스를 더 선호한다. ^^

@2:30 PM – AD review by Professor Derek Rucker

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몇번 소개한 적이 있던 러커 교수는 앞으로 켈로그 마케팅을 이끌어 나가게 될 교수임에 분명하다. 그는 매년 수퍼볼 광고 리뷰도 진행을 하는데, 올해도 그가 진행하게 될 수퍼볼 광고 리뷰 세션이 기대된다.켈로그 마케팅 컨퍼런스에서도 그가 몇몇 수퍼볼 광고를 보여주면서 critic 을 했고, 그 중에서 가장 감동적이이었던 크롬의 수퍼볼 광고를 소개한다.

그리고 수퍼볼 광고는 아니지만, 최대한 브랜드 노출을 절제하면서도 자신들의 브랜드 에퀴티를 가장 잘 살린 캠페인으로 꼽히는 NIKE의 Write the future 광고도 컨퍼런스에 참가한 사람들이 함께 감상했다. 언제 봐도 너무 즐거운 광고인데, 개인적으로 호나유지뉴 부분이 백미가 아닌가 생각된다.

@3:15 PM – Consumer Engagement by Alfredo Gangotena, CMO of Mastercard

마스터카드의 CMO Alfredo Gangotena가 마지막 closing keynote를 맡아서 해 주었다.

그는 사람들이 Master Card라고 하면 흔히들 신용카드 회사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카드는 단 한장도 찍어내지 않는 ‘Technology’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스터카드는 전 세계의 17억 명의 사람들의 매일매일의 거래 정보를 처리하는 ‘테크놀로지’기업이라는 것이다.

그 밖에도 Priceless 라는 마스터카드의 유명한 캠페인도 소개했다.사실 이 캠페인은 97년에 시작된 것으로 벌써 14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처음 시작된 광고를 보면 지금과 그 메시지나 형식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는 P&G에서 Manager까지 하다가 마스터카드로 옮겨갔는데, 그의 전임자의 이 캠페인을 바꾸지 않은 것에 대해서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마케터로서 전임자의 캠페인을 바꿔서 성공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대로 유지한 채로 성공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하지만 마스터카드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하려고 하는 것은 바로 카드를 사용하는 순간이 그들의 소중한 ‘경험’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그 순간들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하려고 하는 것인데, 그 배경에는 ‘도시’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그래서 Priceless Cities 라는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한다. Alfredo Gangotena가 직접 이야기하는 비디오와 Priceless City의 첫번째 장소인 Priceless NewYork 광고가 유튜브에 있어서 여기도 올린다.

마지막으로 그가 보여준 마스터카드의 미래는 앞으로 진행될 스마트폰과의 conversion이었다. 한국에서는 SK Telecom, 삼성카드 등과 제휴를 하고 있다고 했는데, 미국에서는 단연 구글이 파트너로서 참여하고 있었다. 아래 광고는 정말 재미있었다

2012년 KMC 감상평

하루만에 소화하기에는 다소 많은 내용이었지만, 궂은 날씨 눈에 발이 무릎까지 푹푹 빠짐에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마케팅은 나에게는 고향같은 느낌이다. 조금 관심을 놓고 있던 주제들인데도 이렇게 다시 마케팅 이야기를 들으면 뭔가 친숙하게 느껴지곤 한다.

마케팅의 영역에서 계속해서 이뤄지는 소비자들과의 대화, 연계, 소통은 그 level 이 점점 높아져서 이제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브랜드가 소비자의 삶 속에 의미를 부여하는 공생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매일매일 구매가 일어나는 소비재 회사의 마케팅 뿐 아니라, 몇년에 한번 구매가 일어나는 기업의 제품군들도 그들의 마케팅 캠페인은 이미 소비자들의 생활속에 들어와서 자리잡고 있다.

그 중심에는 소셜미디어, e-commerce, 그리고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같은 일관된 몇가지의 키워드를 찾아 볼 수 있다.

피터 드러커가 말했듯이 기업에서 모든 것을 다 빼고 나더라도 하나만 있으면 존재할 수 있다. 그것은 고객이다. 결국 기업은 소비자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당신의 회사가 소비자 대신에 ‘인재’라고 말한다면 그건 뻥이다.]

하지만 이 소비자들은 점점 더 영리해져서, 기업들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않고, 자기들끼리 이야기해보고 마음을 열기도 하고, 기업에게 제품과 브랜드의 의미를 말해줄때까지는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하기도 하며,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의 제품은 구매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대해서 기업의 생존 방식은 더 진화된 마케팅만이 있을 것이다.마케팅이 앞으로 어디로 뻗어갈지, 흥미진진하다.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2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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