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가 바꾸는 의료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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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truthoncall.com/how-it-works/

스마트폰의 시대가 왔지만, 아직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SMS)의 중요성은 간과하기 어렵다. 더구나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통일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의 사용자가 아닌 거의 모든 사용자들을 커버해야 하는 산업에서는 여전히 SM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건강의료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병원에서 예약과 관련한 통지를 할 때에 SM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확장해서 병원들 나름의 독특한 서비스를 펼치고 있기도 하다.

SMS의 활용을 전 세계로 확장해서 본다면 그 유용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이미 아프리카와 같이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이 문제가 되는 곳의 경우 경제수준과 무관하게 일반화가 된 휴대폰 SMS를 활용해서 다양한 서비스가 나타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도 급증하고 의료서비스 비용을 줄이기 위한 보완서비스로 SMS를 활용하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SMS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 이미 RapidSMS라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가 등장해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아프리카의 생명을 구하는 SMS 서비스들

SMS가 아프리카의 생명을 구하게 된 것으로 제일 먼저 유명해진 것인 가짜약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인 mPedigree 이다. 2007년 가나를 시작으로 시작된 이 서비스는 믿을만한 제약회사 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인도지역의 가짜 약을 만들어파는 기업들의 제품들이 홍수처럼 아프리카로 밀려들고, 이에 따른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것을 막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보통은 국가에서 규제시스템 등을 동원하고,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겠지만, 대다수의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그럴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구매하려는 약제가 진짜 약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 SMS를 이용한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가짜 약을 판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제대로 된 약을 만들어내는 제약사들과 아프리카에서 다양한 사업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HP, 유럽의 주요한 이동통신사업자인 오렌지(Orange) 등이 이런 취지에 공감해서 지원을 하였고,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TED 등에서도 후원을 하면서 비교적 단시간 내에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 시스템이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mPedigree를 통해 약봉투에 있는 정보를 입력하여 실제로 그 지역에 그런 약이 보급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자, 실제로 매년 거의 백만 명에 이르는 약화사고 사망자들이 줄어드는 커다란 성과를 이루었다. 아래는 mPedigree에 대한 소개 동영상이다.

mPedigree와 함께 또 하나 주목할만한 성과는 유니세프(UNICEF)의 혁신그룹(Innovation Group)이 추진하는 밀레니엄빌리지 프로젝트(Millenium Villages Project)의 일환으로 지원을 받아서 Earth Institute가 개발한 ChildCount+ 프로젝트이다. ChildCount+는 SMS 메시지를 이용해서 지역사회의 건강관리자(CHWs, community health care workers)들의 활동을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이들은 SMS로 환자를 등록하고, 이들에 대한 건강리포트를 제출할 수 있으며, 모여진 서버의 웹 대시보드에 접근이 가능한 의사들이 포함된 건강관리팀은 환자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동시에 지역사회 전반의 건강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ChildCount+ 가 해결하려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소아와 산모들의 사망율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사하라 이남지역 아프리카에서는 5세가 되기 전에 사망하는 비율이 아직도 10~20%에 이르며, 산모들의 사망율도 매우 높다. 이들에게 매우 기초적인 산모-신생아-소아 건강관리 서비스 패키지만 제공될 수 있어도 사망율을 60~7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지역사회 건강관리자들은 임산부와 신생아들, 5세 이하의 아이들을 등록하며, 어른들도 건강의 위해가 큰 결핵환자나 말라리아 등의 환자들을 등록한다. 이렇게 등록된 5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90일마다 영양상태를 평가해서 급성 영양실조에 빠지는 것으로 생각된다면 커뮤니티 기반의 급성영양실조 관리 프로토콜에 따라 플럼피 너트(plumpy nut) 기반의 영양실조 치료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말라리아나 설사, 폐렴이 발생한 경우에도 집에서 직접 활용이 가능한 말라리아 급성진단테스트(malaria Rapid Diagnostics Tests)와 아르테미시닌기반 복합치료(ACT, Artemisinin-based combination therapy), 경구수분염분보충요법(ORS, oral rehydration salt), 페렴 항생제 치료 프로토콜, 결핵반응검사 프로토콜 등이 가동되어 사망율을 낮춘다. 또한, 소아들의 예방접종도 관리한다.

이 시스템은 다국적, 다언어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구축이 되어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구현할 수 있는데, 기술적인 백그라운드를 제공한 것이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RapidSMS라는 시스템이었다.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 동영상을 참고하기 바란다.

선진국의 급격한 의료비용 감소를 위한 서비스

아프리카에서 SMS가 생명을 구하는 필수적인 서비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에 비해, 선진국에서는 필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급증하는 의료비를 감소시킬 수 있는 보완서비스로 자리를 잡거나, 병원의 서비스를 증진시키는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중에서도 독특한 서비스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의료비용의 급격한 증가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약회사 등에서 들어가는 지나친 연구개발비용의 부담으로 약값이 상승하고, 이에 따른 재정부담이 커지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그런 측면에서, 간편하고도 쉽게 연구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는 거시적으로 의료비용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 Truth On Call 이라는 서비스는 이런 부분의 문제를 도와줄 수 있는 서비스인데, 간편하게 SMS를 활용한다. 간편하게 질문지를 만들고, 이를 많은 전문의들에게 배포하고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으며, 의사들 입장에서도 짬이 날 때마다 날아오는 질문지에 답을 하는 것으로 작은 연구비 크레딧을 축적할 수 있는데 이를 모아서 나중에 현금화도 할 수 있고, 기부를 할 수도 있다. 아래 동영상은 이런 과정을 요약한 것이다.

이와 같이 SMS와 휴대폰은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그것이 스마트폰과 카카오톡, 또는 다른 SNS나 앱과의 연계성을 통해서도 앞으로는 다양하게 가능할 것이다. 단순히 병원에서 서비스에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사회의 건강관리나 제약회사의 연구개발 프로세스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mHealth가 바꿀 수 있는 미래의 의료서비스의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참고자료
mPedigree 네트워크 홈페이지
RapidSMS 홈페이지
ChildCount+ 홈페이지
Truth On Call 홈페이지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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