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으로 발전의 전기 마련한 미국 소도시 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from farmanddiary.com

미국 북동부 오하이오주에는 영스타운(Youngstown)이라는 소도시가 있다. 북동부의 공업이 발달했을 당시에는 인구가 17만 명까지 되었던 나름 발전하는 공업도시였지만,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현재 인구는 7만 3천 명 정도로 전성기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일자리를 찾아서 떠난 사람들로 인해 공터 구획이 23,000개에 이르는 등 말 그대로 쇠락하는 과거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그런데, 영스타운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처음 시작은 주인이 없는 땅에서 자라나는 잡초들을 보면서 시민들과 시의 리더들이 무엇인가를 길러보자는 합의를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제조업이나 상업 중심의 거대 도시로 발전할 수 없다면, 보다 적은 수의 시민들이 지속가능하게 생활할 수 있는 새로운 녹색도시의 모델을 만들자는 것에 뜻을 같이 하고 2010년 도시발전계획을 새롭게 수립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놀랍다. 영스타운은 현재 미국 전체에서 가족을 기르기 가장 좋은 도시 4위, 대공황이후 되살아난 도시 20개 중 하나에 이름을 올렸고, 주택시장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

처음에는 몇몇 지역사회의 그룹들이 빈 땅에 채소와 과일, 양계장과 양어장 등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시가 본격적으로 도시농업을 장려하기로 하고 시민들에게 시의 공유지와 농사에 필요한 기기 등을 보급하면서 발전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비교적 연속된 비어있는 땅을 검토하였는데, 31개의 인접한 빈 땅을 5.5에이커 정도 확보하였다. 이들 땅은 완전히 연속된 공터는 아니었지만, 상당한 크기의 몇 개의 클러스터로 나눌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그 다음으로 5.5 에이커 크기의 농장에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를 구성하였는데, 그 중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은 시나리오를 선택하였다. 1에이커에는 비닐하우스를 구성하고 토마토를 기르기로 하였고, 나머지 땅에는 양파, 겨울호박, 가지, 시금치, 고추 등을 나누어 심었다. 그리고, 트럭과 같은 공통으로 사용할 중장비나 씨앗과 식물 등에 대한 초기 투자를 진행하였으며, 시민들에게 땅 한 구획을 1달러에 빌려주고, 호수나 가뭄 등에 의해 물이 부족할 때에는 소화전의 물을 공급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지원도 시작되었다. 놀랍게도 바로 첫 해부터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시도 만들어진 도시농장의 정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었기에 도시농장 발전에 따른 과실을 함께 누리게 되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녹색공터(Lots of Green)”라는 이름으로 YNDC(Youngstown Neighborhood Development Corporation, 영스타운이웃개발공사)라는 비영리단체에 의해서 주로 진행이 되었는데, 23000개의 공터를 새로운 도시농장으로 변신시키는 노력이 점점 활기를 띠고 있다. YNDC는 시민들 중에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모이면 이들이 개념을 잡고 실제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 농사를 짓는 동안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총체적인 지원을 한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은 리버티 메릴(Liberty Merrill) 이라는 젊은 여성인데, 그녀는 오레곤 출신으로 작은 유기농 농장과 간단한 대체건축기술, 태양광 등의 대체에너지 기술까지 익힌 재원이다. 영스타운에는 인근의 대학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과 관련한 공부를 하기 위해 석사학위 공부를 하러 왔다가 YNDC에서 인턴을 하면서 인연을 맺고 시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하고 이런 의미있는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YNDC에서는 10주 정도의 농업과 비즈니스 교육과정도 개설해서 시민들에 대한 교육수련도 하고 있다. 어떻게 빈 공터에서 도시농장을 시작하고, 농업을 비즈니스로 연결할 것인지 전반을 교육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서 12주 과정의 녹색일자리수련프로그램(Green Jobs Training Program)도 개설하였는데, 젊은 청년들이 농사 뿐만 아니라 이런 도시농업에 필요한 건물을 건축하고, 해체하는 방법, 그리고 조경과 대체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여러 가지 파생산업도 가르치고 있다.

이들의 성공은 이제 이웃한 도시에도 전파되기 시작했다. 2010년에 시작된 사업이기에 아직 중장기적인 성공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만으로도 많은 쇠락하는 도시들에게 자급자족 가능한 녹색도시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이미 영스타운은 커다란 성공작이다. 더불어 영스타운 인근의 작은 대학들도 이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그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인터넷과 IT로 글로벌화하는 시대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되려 이런 지역사회 기반의 작은 성공과 지속가능한 모델을 발굴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참고자료 : 영스타운시 홈페이지
Youngstown’s growing urban farming culture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608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