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패러독스 – 복잡성을 억제할 것이냐 끌어안을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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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하나 던지겠습니다.

방안에 36명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죠. 그런데 기다리고 있던 한 사람이 지루해서 엉뚱한 내기를 제안합니다. “심심한데 게임이나 합시다~ 우리 중에서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저는 없다에 한표!” 다소 생뚱맞게 내기 게임을 제안합니다. 36명 중에 같은 생일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같은 생일을 가진 사람이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확인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노릇일 것 같기는 하지만요.

저는 처음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없을 확률이 많다’에 걸었습니다. 1년이 365일인데, 방안에는 36명이니… 골고루 생일이 분포되어 있다고 가정해도… 36/365 = 10% 잖아요.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어요? 계산까지는 아니더라도 확률이 낮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진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분들에게 여쭤보면 대체적으로 ‘없을 것 같다’에 한표를 던지시더라구요.

그러나 사실은 ‘있을 가능성이 높다’가 정답입니다. 그것도 매우 높은 확률로!!

에에? 뭔가 질문한 의도로 봐서 ‘있을 확률이 높다’가 정답이겠지라고 짐작하신 분도 아리쏭 할 것입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걸까요? 우리의 직관이 이리도 보기좋게 틀려버리는걸까요. 비밀은 간단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간의 관계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를 사람들의 가운데에 두려는 성향 때문이지요. 36명의 사람이 있는데, 36/365 정도의 확률을 떠올리는 것은… 나와 나머지만 비교했을 때 얘기입니다.

방에는 나와 누군가와의 관계만 있는게 아니라, 누군가와 다른 누군가와의 관계도 있다는 거 아직 이해 안되시는 분을 위해… 정말 그런지를 살펴보도록 하지요.

1. 두 사람 사이

두 사람의 생일이 같은 확률은 1/365입니다. 한번만 비교하면 되니까요. 같거나 다르거나~ 그렇죠?

2. 세 사람 사이

세 사람에서는 몇번 비교를 해야 할까요?  두번 비교를 하게 될까요? 아닙니다. 나와 나머지 두 사람을 비교하는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제외한 두 사람간의 비교도 한번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총 세번의 비교가 일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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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네 사람은요?

네번째 비교에서부터는 보다 눈에 띄는 모양새가 생겨납니다. 먼저 나와 나머지 세 사람간의 관계, 세번 비교를 하게 되죠.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과 나머지의 관계 (2번), 그리고 또 남은 나머지와의 관계(1번). 이렇게 해서 모두 6번의 비교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방안에 네명만 있어도 4번의 비교가 아니라 6번의 비교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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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이면? 10번입니다. 6명이면? 15번! 10명이면? 45번~경우의 수를 죽 계산해 보면, 금방 아래와 같은 형태의 기하급수임을 눈치채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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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 횟수는 이만큼 된다는 것이구요, 확률적으로 그럼 한번 살펴보죠.
방안에 36명이 있다면, 이 공식에 따르면 무려 630번의 비교를 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6명인데, 무려 630번을 비교하게 된다…

그럼, 실제 동일한 생일이 없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확률 공식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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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은 아무래도 어렵죠? 이를 시각적인 그래프로 보여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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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en.wikipedia.org/wiki/Birthday_problem

방안의 사람의 수별로 같은 생일이 존재할 확률을 도표로 나타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np(n)
1011.7%
2041.1%
2350.7%
3070.6%
5097.0%
5799.0%
10099.99997%
20099.9999999999999999999999999998%
300(100 − (6×10−80))%
350(100 − (3×10−129))%
366100%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상에서 23명만 넘어가면 같은 생일이 있을 확률은 50%가 넘어갑니다. 만약 57명이 넘으면 99%인거죠. 비교횟수는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일 패러독스(Birthday Paradox)라는 현상입니다. 얼핏 같은 생일을 가진 사람이 없을 것 같지만 우리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30명이 넘게 모인 곳에 계신다면, 이 패러독스를 실험해 보는 것도 잼있을 거에요!  물론, 확률이기 때문에 동일한 생일을 가진 사람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허나 있을 가능성은 정말 높습니다.

그래서 뭐? 사람들이 좀 많으면, 생일이 같을 확률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많다는게 어쨌다고?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죠.

이 세상은 나와 내가 아닌 누군가와의 관계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나와 누군가와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다른 누군가와 또 다른 누군가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로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그 관계의 숫자가 조금만 커져도 방금전에 그래프를 통해 설명드린 것처럼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정도의 복잡성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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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p.38, 클레이 서키, 갤리온.

이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수많은 다양성과 복잡한 관계로 얽히고 섥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다양한 입장과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자칫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 개인적인 잣대로 타인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그 사람의 세상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보지 못하는 것이죠. 나와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을 애써 내가 무시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을 해 보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조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경영진들은 물론 대다수의 임직원들 역시 서로를 바라보는데 있어 생일 패러독스에 빠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인원이 조금만 늘어나도 앞서 보신 것처럼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관리에 있어 혼란이 가중됩니다. 그러다보니 최대한 복잡성을 낮추고 효과적인 평가와 관리를 하기 위해 조직과 사람들을 작은 단위로 쪼개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영 효율성이라는 이름하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창의성의 시대이자 다양성의 시대입니다. 복잡성을 통제하기 보다는 서로 다른 연결이 많이 일어나도록 해서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들과 도전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때문에 복잡성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그 다양성의 다이나믹이 좋은 판 위에서 벌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 눈을 뜨고 조직과 환경을 바꾼 이래 놀라운 성과들을 만들어내는 사례들이 계속해서 관찰되고 있습니다(이후에 그 사례들을 하나씩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복잡성이냐, 아니면 다양성이냐.
고요함이냐 시끌벅적이냐,
무거움이냐 신나고 즐거움이냐.

여러분은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글 : 송인혁
출처 : http://everythingisbetweenus.com/wp/?p=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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