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넘어 공생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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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flic.kr/p/6fYv

“‘빠른 추격자’전략 한계 이르러
혁신 통해 창조경제로 진화해야
기업가정신 교육 강화해야 가능”

대선 결과 확인된 것은 국민의 절반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르다는 것은 틀림이 아니라, 또 다른 다양한 생각임을 인정해야 한다. 어차피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필연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국민의 절반을 해외로 이주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경쟁의 궁극적인 종착점은 공생이다. 우리 몸에 공생하는 수십조의 유산균들은 경쟁을 넘어 공생으로 진화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경쟁과 협력의 합성어인 코피티션(coopetition)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성장과 분배라는 개념은 이제 상호 배타적인 경쟁관계를 넘어 공생관계로 진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성장이 없는 분배는 국가부도의 길이고 분배가 없는 성장은 존재의미가 없다. 이제는 상극의 경쟁구도를 넘어 상생협력으로 전환하는 대통합이 새로운 시대정신이 아닌가 한다.

상극의 대립이 선순환을 통해 상생의 태극으로 발현해 생명이 탄생한다는 것이 태극기에 담겨 있는 철학이다. 이런 변화가 이번 대선에서 보이고 있다는 것은 국운 상승의 기운이 아닌가 한다. 양당의 정책은 대북정책과 대기업정책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어졌다.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를 보수정당이 선점했다는 것은 작은 변화가 아니라고 보인다. 적극적 복지 확대에 양당이 뜻을 같이한 것도 전에 없던 현상이다. 정책이 순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책 순환의 결과는 사람들의 순환으로 나타났다. 새누리 정권의 총리와 정책연구소장이 민주당으로 합류하고 민주당의 가신그룹들이 새누리당에 합류했다. 이제는 정책의 차이가 축소된 만큼 진영의 이동도 일견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이들을 변절자라 매도하기보다는 태극과 같은 순환의 징조라 보고 싶다. 음의 기운 속에도 양이 있고 양의 기운 속에도 음이 있다. 순환은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경계인들의 존재로 촉진된다. 심지어는 보수대통령의 아들도 민주당에 합류하지 않았는가. 모든 현상은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좌우를 넘나드는 추한 권력욕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으나, 그보다도 양 진영의 순환이 시작된다는 긍정적인 각도에서 이 현상을 해석하고자 한다. 호남에서 두 자리 숫자의 박근혜 지지와 경남지역의 40% 가까운 문재인 지지는 동서화합의 희망의 싹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지금까지의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에서는 대기업의 이익과 중소벤처의 이익은 상호배타적인 측면이 강했다. 정부에서도 대기업의 성장이 국가의 기본 발전전략이라는 전제 아래 각종 금융지원, 국책연구비 지원, 저환율 정책 등을 지원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적으로 놀라운 경제적 성과를 이룩했다. 그 이면에는 각종 사회통합 지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라는 부끄러운 통계가 숨겨져 있었다.

연간 300조원 넘는 사회갈등 비용을 안고 선진국 진입은 불가능하다. 임직원의 임금을 짜게 주는 기업의 지속발전이 불가능하듯 이젠 분배가 따르지 않는 성장은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은 공정거래로 촉진되고 그 결과는 다시 대기업의 경쟁력으로 선순환된다. 재교육 재취업 복지투자는 일자리의 유연성을 뒷받침해 기업의 경쟁력을 지속가능하게 한다. 이제 최초 개척자(1st mover) 전략은 쥐어짜는 과거의 효율경제에서 상생하는 창조경제로 진화하는 혁신의 정착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혁신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이를 적절히 분배해 새로운 가치창출이 확대 선순환되는 구조가 창조경제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혁신을 이룩하는 기업가 정신이다. 유럽에서 2006년 오슬로 선언 이후 초중고와 평생교육을 통해 기업가정신 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채택해가는 이유다.

이제 진보와 보수 모두가 협력해 제2한강의 기적을 만들지 못한다면 고령화 사회 진입 후에는 복지 부담으로 더이상 일류국가 진입 기회는 없어질 것이다. 양극화를 넘어 순환하는 태극으로 가자.

글 : 이민화 KAIST 교수·벤처기업協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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