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님이 사회적 기업에 주는 교훈

2012년 마지막 날 저녁. 나는 와이프와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다.

관심도 없는 연말 시상식들이 TV에서 흘러나오고 있었기에 나는 컴퓨터를 똑깍 거리면서 글을 쓰고 있었다. 연말 시상식이 끝날 즈음,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순서대로 보신각 타종이 있었다.

아.. 2013년이다.

하지만 TV에서는 별 재미없는 영화들의 릴레이..

우연히 케이블 채널들을 이리저리 돌리는데, ‘울지마 톤즈’ 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송중이다. 우리가 보기 시작한 부분은 꽤 초반이었던 모양이다. 그 후로도 한참을 다큐멘터리가 계속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노트북 너머로 물끄러미 보던 나도, 이 다큐멘터리가 중반으로 이어지자 노트북을 닫고 열중하면서 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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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는 말 그대로 성자였다. 그의 헌신은 감동적이다 못해서 안쓰럽고, 그의 노래와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은 힘든 세상을 여전히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빛이었다.

가뜩이나 눈물이 많은 내 와이프는 새해 첫날 새벽부터 눈이 퉁퉁 부었다.

우리는 그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가끔 이태석 신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참 대단하고 위대한 사람. 어쩌면 사람이 그렇게 삶을 살다가 갈 수 있을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분의 그런 선구적 행동들이 계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함이 못내 아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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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인가 나의 블로그를 통해서 밝혔지만, 나는 기업이란 것이 결국은 ‘아이디어의 전파도구’ 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정말 멋진 아이디어가 있어서, 그 생각을 온 세상에 퍼뜨리고 싶다면, 그 아이디어로 기업을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돈은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다.

다만 기업을 생성시키는 그 아이디어는 ‘돈’이라는 연료를 태워서 세상을 움직이는 것이 사실이다. ‘돈’이라는 연료가 없으면 아이디어는 그 자리에 딱 멈춰선다. ‘돈’이라는 연료는 고객들의 ‘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에서 나오고, 그 연료로 종업원들의 임금과 제품을 만들 재료 등이 마련된다. 문제는 아마도 그 아이디어라는 것이 ‘선한 것’ 인지, ‘악한 것’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기업은 ‘돈’이라는 연료만 있으면 앞으로 움직인다는 점일 것이다.

종교단체는 ‘믿음’과 ‘가르침’이라는 연료를 태워서 세상을 움직인다. 하지만, 때로는 그 믿음과 가르침이 끝까지 지속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 이유는 믿음과 가르침은 선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려는 습성이 있으나, 돈에 비해서는 추상적인 가치이기 때문에 좀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지속되기는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진심으로 이태석 신부님이 정말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분이 사회적 기업으로 톤즈에 그런 역사를 일구셨더라면, 비록 그 진정성은 덜 인정받았겠지만,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실 수는 있었겠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비록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말이다.

기업인을 감히 성직자와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소비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톤즈 같은 곳에 사회적 기업을 세운다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이다. 이태석 신부님은 어떤 사회적 기업도 주지 못한 진한 감동을 수많은 사람에게 주고 가셨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공부하고, 또 앞으로 기업을 경영할 사람으로써, 성직자의 예에서 참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의 골자는 기업의 영속성을 가져가면서, 그 이윤추구의 메커니즘을 사회를 위해서 쓰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의 물결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고, 효과도 커지고 있지만, 아직 일반 기업에 못지 않은 큰 임팩트를 가진 곳은 거의 없다. 이태석 신부님과 같은 비전이 있는 종교 지도자 같은 사람이 없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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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포스팅을 통해서 밝혔지만, 나는 앞으로 30년간의 기업의 숙제는 기업의 이윤과 인간성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 라는 물음에 답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많고,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의 출현은 반갑다.

올해가 가기 전에, 나도 사회 혹은 사회적 기업을 위해서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내가 2013년에 꼭 이루고 싶은 다섯가지 목표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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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튜브에 ‘울지마 톤즈’가 있기에 올린다. 손수건이나 휴지 꼭 준비하고 보시길
2. 깜빡하고 1/1일에 본 다큐멘터리에 대해서 이제야 글을 올린 이유를 안 적었다.바로 어제가 이태석 신부의 3주기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모교에는 그의 기념관이 세워졌다고 한다. http://imnews.imbc.com/replay/nw1200/article/3218461_5786.html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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