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dge Fund 단상 #1

정말 오랜만에 기고를 하는 듯합니다. Business School 졸업 후 뉴욕에 있는 중형급 Hedge Fund에서 Investment Analyst로 일하고 살아가며 느끼고 있는 조각들을 혼잣말을 하듯 가끔 올리고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체계적으로 industry에 대해 설명하기는 힘들 듯하지만 아직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industry라서 혹시라도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에 달아주시면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추가 포스팅을 통해 정성껏 답변해드리겠습니다.
Source : http://flic.kr/p/duwYf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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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edge Fund 그 비밀스러움

이번 미국 대선을 통해 Bain Capital에 대해, 그리고 PE 산업에 대해 사상 최고 심도의 까발리기(?)가 모든 미국 언론을 통해 이루어졌다. PE란 무엇인지, 왜 수익률이 높은지, sustainable한 것인지 등등 많은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그에 반해 아직 Hedge Fund (이하 ‘HF’) 산업은 알려진 것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산업이다. PE와 마찬가지로, ‘남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시각’에서 투자 target을 바라보고 연구해야 하다보니 HF 업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굳이 외부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고 투자 idea를 공유하는 것에 있어 좀 인색한 경향이 있다.

2. 돈은 어떻게 버는가

돈을 어떻게 버는지를 말하려면 일단 다양한 investment strategy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 크게 분류하자면 HF는 Fundamental과 non-fundamental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주식을 마치 investment banking에서 밸류에이션을 하듯 (실제로 하는 밸류에이션은 뱅킹과는 좀 다르다) 내재가치를 분석하여 투자 의사결정의 기초로 삼는 것이 Fundamental이고, 그 외의 모든 전략은 non-fundamental로 볼 수 있다. Fundamental계의 가장 유명한 사람은 Warren Buffet과 왕년의 Julian Robertson이 될 테고, non-fundamental 쪽은 George Soros, David Einhorn, John Paulson 등이 지금 선뜻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들이다. 그 외에도 Ray Dalio, Ken Griffin, Jim Simons, Leon Cooperman 등등 기라성 같은 money manager들이 업계에 포진해 있다.

다시 전략의 분류로 돌아와서… Non-fundamental은 그야말로 fundamental을 제외한 모든 전략을 아우르기에 그 속에 수많은 전략들이 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타고 투자하는 Macro, 슈퍼 컴퓨터를 동원하여 투자하는 Quant / high frequency trading, M&A가 발표나고 나면 그 주가의 흐름을 노리는 merger arbitrage, 풍문이나 루머에 따른 주가의 변동을 따라 투자하는 event driven 등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그야 말로 ‘돈이 된다’는 전략들은 이 세상에 다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분류가 x 축이라면, y 축은 실제로 주식을 운용하는 방식에 따라 대별된다 (물론 주식이냐, 채권이냐, 현물이냐, 옵션이냐, 선물이냐 등 투자 대상 자산에 따른 또다른 z축이 있다). 그 주식 운용 방식은 크게 Long / short 방식과 Long only 방식으로 대별된다. Long Short은 저평가된 자산을 사들이고 고평가된 자산을 공매도 하는 형식이다. Tiger Fund를 일으켜 Tiger 제국을 이끌었던 Julian Robertson이 즐겨쓰던 방식으로 보통 매수하는 자산과 공매도하는 자산의 상관관계를 따져 covariance 등을 최소한으로 줄임으로써 리스크는 줄이고 이익은 높이는 방식이다. 쉽게 생각하면 현대자동차 주식을 매수하면서 현대 모비스는 공매도함으로써 한쪽이 망해도 다른쪽은 살리는 방식이다. 여기다가 보통 돈을 일부 빌려서 투자를 하기에 financial leverage까지 계산하면 상당한 upside를 지니고 있는 전략이다. 다만, 모든 (혹은 대부분의) 펀드들은 net으로 포지션을 계산해보면 long biased, 즉 long 포지션의 총액이 short 포지션의 총액보다 많기에 시장이 무너지면 아무리 공매도로 막는다한들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여담이지만 이것이 Julian Robertson이 Tiger Fund를 그만두게 한 직접적 원인 중 하나였다. 이러한 펀드들에 반해 Long Only펀드들은 그야말로 사놓고 기다리는 것이다. 5년이든, 10년이든 기다려서 결국 언젠가는 올라갈 주식을 믿고 기다려 언젠가 처분하는 방식이다. 조금 더 속편한 방식이랄까?

아 이러한 분류 말고 또 하나가 더 있다. Value vs Growth. Value 투자 방식은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주가가 높다면 아무리 추가 성장 여력이 있다해도 절대 사지 않는 것이다. Growth는 반대로 주가가 어느정도 올라와있는 주식들 위주로 추가적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다.

필자가 상당히 간단하게 굵직굵직한 전략들만 언급했음에도 이렇게 다양한 전략들이 존재한다. 경우의 수를 따져보려면 각각의 축의 옵션들을 곱해보면 될 터이니… 왜 이렇게 다양한 헤지펀드들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대충 감이 잡힐 듯 하다.

3. 전략은 무슨, 돈만 잘 벌면 되는 것 아닌가?

맞다. 돈만 잘 벌면 된다. 그게 내 돈이면, 아니면 회사 CEO / CIO의 개인 돈이면 오늘은 롱숏을 했다가 내일은 롱온리를 하고, 오늘은 펀더멘털로 투자했다가 내일부터는 이벤트 드리븐으로 투자를 해도 아무도 뭐라 그럴 자격도 없고 뭐라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돈이 보통은 내 돈 / 개인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PE도 그렇듯, HF도 소위 말하는 ‘쩐주’들이 있다. 국부 펀드들, 연기금들, Fund of Fund들, Family Fund (초특급 부자의 펀드라 보면 된다) 등 소위 말하는 LP들이 HF 위에 군림하고 있다. 이 LP들은 자기들 스스로의 Portfolio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HF들의 전략을 입맛에 맞게 섞는다. 따라서 A라는 HF가 Fundamental L/S로 투자를 하고 있어서 돈을 줬다면, A는 계속 그 전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 혹시라도 그 전략에 맞지 않는 투자를 했다면 LP들의 쪼임을 당할 각오는 물론, redemption, 즉 투자자금 회수를 당할 각오까지 해야 한다.

4. LP들은 그럼 HF들한테 돈을 얼마나 주지?

2/20가 표준이다. AUM의 2%를 받고 수익의 20%를 추가적으로 받는다. 참고로 지금 가장 큰 규모의 HF 중 하나가 Ray Dalio가 이끄는 Bridgewater Associates인데, 이들의 AUM이 자그마치 120 billion USD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130 조원 정도를 굴린다. 여기에 2%를 적용하면 대략 2.6조원 정도를 매년 고정으로 받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2011년의 연수익률이 25%였으니… 120 x 25% x 20% = 6 billion USD를 추가적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정말 엄청난 금액이다. Front – middle – back office 직원을 모두 합쳐 1천명이 조금 넘으니 굉장히 큰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금액은 정말 대단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5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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