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경제 Attention Economy –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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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관심의 문제다.

사람은 늘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의식하고(특히 사돈과 같이 내가 잘 아는 사람들),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하지 않는지 항상 의식하고, 내가 아는 것을 접하게 되면 입을 대고 싶어지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태생적으로 사람들은 서로 엮이고 들끓고 넘치게 마련이다. 소외되지 않은채 보다 많은 연결을 형성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그 정도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소통에는 비용이라는 것이 들기 때문이다. 시공간의 제약을 많이 받았던 과거에는 남이 무엇을 하는지 누가 내 이야기를 하는지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소통을 주도할 수 있는 사람들이나 수단들은 항상 관계의 중심에 서게 마련이었다. 마을의 부족장이나, 마을과 마을을 다니며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 나아가 신문, 방송 매체들이 그런 존재였고 이 모든 것들을 조종할 수 있는 권력이나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그러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통해서 세상과 보다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다고 느꼈고 이것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소통을 주도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이런 관심이 곧 부와 명예, 또는 에너지와 같은 ‘가치’를 만듦을 일찌감치 깨달았고 이것을 이용한 각종 제품을 만들었고 그 가치를 느끼고 소유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개발하는 공급자가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이것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소비자로 변모하였다. 사람들의 연결에 대한 관심은 이렇게 산업을 탄생시켰다.

 

혁명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연결되는 것에서 일어났다

기원전 3세기, 지구의 동쪽과 서쪽은 엄청난 규모의 대규모 토목사업을 시작한다. 동쪽은 만리장성, 서쪽은 로마 가도가 바로 그것이다. 만리장성은 무려 8,000 여 킬로미터의 방벽을 쌓는 일이었고, 로마 가도는 그의 10배가 훨씬 넘는 80,000킬로미터의 고속도로 길이었고, 지선도로까지 합하면 150,000킬로라는 어마어마한 길이었다.

세계적으로 전쟁의 세기, 중국이 방어를 목적으로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고 자국의 세계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리장성을 쌓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로마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만드는 것에 모든 자원을 쏟아부었다. 이 길을 통해서 로마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하는 측면도 있었지만, 사실 외세가 힘들이지 않고 쳐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과도 같은 결과를 초래하는 위험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했다. 어째서 로마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가도를 만드는데 전무후무한 도전을 감행한 것일까?

로마는 그들 스스로가 강성해 지는 방법이 사람들이 모여들고자 하는 관심의 장을 만드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I love NY처럼 누구나 자유롭게 모이고 사랑하고 살아가고 일하는 터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 말이다. 그래서 그저 길만 만든 것이 아니라 인프라를 건설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무려 600킬로미터에 이르는 상수도 시설을 매설, 로마 수도는 매일 70만 평방미터의 물을 식수와 관개, 그리고 목욕과 같은 위생 시설에 공급할 수 있도록 했고 로마 시민 누구나 공짜로 이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그 양은 오늘날의 현대 대도시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상대적으로 인프라라는 개념도 빈약하던 시기, 사람들은 어디에서 살고자 할 것인가. 척박한 환경에서 스스로 삶의 고난을 맞서기보다 풍부한 삶의 자원 속에서 교통의 최적지인 로마에서 삶을 일으키며 번영하고자 하지 않았겠는가.

세상으로 뻗어 나갔던 로마의 모든 길들은 사실 사람들이 로마로 모여들게 하기 위함이었다. 지중해 전체를 지배했던 고대 서양 최대의 제국 로마는 사실 전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들어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번성했던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수록 도시는 더 발전하고 풍성해지고 사람들이 지키고자 하는 터전으로 번성하게 되었다. 모두가 살고 싶어하는 ‘장’을 만드는 것. 로마는 그것이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최선의 전략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적으로부터의 공격을 막아내고 자국민을 보호하는 1차 목적을 넘어서 세계의 사람들이 로마로 몰려들게 하여 상업이 번성하게 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세계를 지배하는 힘이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길이 만들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다니게 되고, 사람이 모이면 건물이 생기고 상권이 생기며 가치가 일어난다. 길은 가치다. 길이 만나는 곳이 가치가 모여든 곳이다. 우리는 이곳을 ‘장’이라고 부른다. 애플은 바로 이 길목을 만드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세계를 뒤흔든 것이다. 바로 관심이 모여드는 로마제국을 만든 것이다.

* 로마제국의 이야기는 소셜웹혁명의 저자 김재연씨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최진사댁의 셋째딸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한국 역시 ‘장’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최진사’이다. 최진사는 한양으로 모여드는 많은 선비들에게 자신의 집을 거처로 내주며 극진히 대접해 주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이것으로 인해 전국의 식객들이 그의 집으로 모여들었고 언제나 그의 집은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지가 않았다. 그는 왜 이렇게 선심을 써 가며 식객들에게 거처와 음식을 제공했던 것일까? 사람들이 모여들수록 조선 팔도의 소문들과 다양한 정보들 역시 모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소식들은 최진사댁에 모여들었고, 반대로 그의 집에서 발신되는 정보는 오늘날의 매스미디어와도 같은 영향력을 가지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그 모든 정보의 장인 최진사댁의 가치 역시 커져만 갔다. ‘최진사댁 세째딸’은 오늘날까지 전래동화로 민요로 전래되고 있을 정도다.

최진사는 누구보다도 ‘장’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장을 만들 때 비로소 가치를 만들 수 있고 세상의 중심에 설 기회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장”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모여 변화와 새로운 성공의 에너지를 창발시키고 있다.

눈을 들어보라.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세계를 뒤흔드는 수많은 기업들은 그저 일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들고 다시 사람들에 의해 확산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기업들이다. 그들은 관심이 모일 수 있는 장을 펼쳐둔 것이다. 관심을 이용하는 자들이 승리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세상을 지배하는 기업은 ‘장’을 지배하는 자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ED, SXSW, WDC등 수천에서 수만명이 모여들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논하는 장은 물론 한국의 순천만처럼 수백만명이 모여들어 추억을 느끼고 함께 나누고자 하는 축제의 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바야흐로 이제는 장의 시대로 돌입하였다.

 

소통(Conversation)에서 연결(Connected)로

과거 사람들이 서로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있는 곳으로 가야 했다. 집 전화. 공중전화 부스. 우체국 등. 공간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방식이었다.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라디오, TV등 세상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이들 기기가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어야 했다. 이 때 사람들은 서로 물리적인 공간 범주에서 모여 살아갔고, 그 밖의 사람들은 서로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 모르는 채, 미디어가 보여주는 대중이라는 모습으로 서로를 인지하며 살았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손 안에 휴대폰이 쥐어지자 사람들은 공간으로부터 자유로워졌고 연결되기 위해 서로 모여들 필요가 없었다. 이제 사람들은 원하는 곳으로 사람들이 나아가서 만나기 시작했다. 공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며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을 미디어가 다시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바뀌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이제 물리적으로 연결된 사람끼리 뿐만 아니라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시작했다. 나의 관심사는 공간의 제약을 더 이상 받지 않은채 다가갈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여러군데에 존재하는 사람들과 연결하고 대화하는 상황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즉, 동네에서 모여 대화하던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모든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로마 광장의 길목에 선 상황이 되었다.

 

다이얼로그 시대의 도래

2006년 이어령 교수는 우리가 맞은 이 시대가 기술과 아날로그는 더이상 분리할 수 없는 디지로그의 세상이 되었음을 선언했다. 하지만 2011년 크리에이터 남궁연은 이제 그것의 경계 자체도 완전히 녹아내린 다이얼로그 시대로 진입했음을 새로 선언했다.

Digital + Analog = Digilog , 이어령 교수 2006년
Digital + Analog = Dialog, 남궁연 크리에이터 2011년.

디지로그 시대에 우리는 유선인터넷을 통해 지인들과 소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소통은 PC와 같은 인터넷 기기 앞에 앉아 있을 때만 가능했고, 출퇴근이나 이동 중에는 불가능했다. 24시간 동안 풀가동되는 연결수단은 전화와 문자였다. 때문에 디지로그 시대에는 사람간의 직접적인 실시간 소통보다는 사람이 남겨놓은 정보를 접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었다. 인터넷은 이렇게 사람들이 남겨놓은 정보들이 담기는 그릇이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칭한 까닭이기도 하다. 그때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유와 목적으로 정보를 남겨놓으면 그것을 두고 의견을 남기는 형태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무선인터넷이 본격화되면서, 이제 언제 어디서나 항상 연결되어 있는 상태가 되었다. 이 말은 유선인터넷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만들어내는데 상대방이 내게 바로 응답을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메일을 보내놓고 즉시 확인하라는 재촉이 가능해졌고, 어떤 이슈나 사건에 대해서도 실시간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 왜냐하면 휴대폰은 절대로 내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존재이고, 나의 팔이 닿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야만 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정보가 아닌 사람이 연결의 중심이 되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과거 우리는 포털이 누구에게나 제공하는 동일한 정보를 수동적으로 습득했다. 정보의 시작도 중심도 포털 같은 매스미디어였다. 하지만 다이얼로그 시대로 접어들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정답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것이었다. 내가 아무와도 연결되지 않았다면 내가 볼 수 있는 메시지는 나의 것밖에 없는 셈이다. 반대로 누군가와 연결을 시도한다면 그때부터 그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된다는 것은 더 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연결부터 해야 한다.

이것은 굉장히 좋은 접근이다. 사람의 근본적인 욕구는 내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의 확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통의 기본은 내가 당신과 연결하고 싶고, 당신의 이야기를 듣겠다라는 의사표현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위시로 하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선봉들은 바로 이 인간관계의 기본을 서비스의 핵심으로 채택한 것이다. 사람의 연결을 서비스 이용의 시작으로 두자, 해당 서비스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연결을 시도했고 자신과 관심사를 공유할 만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연결될수록 더욱 커다란 내적 동기를 느끼며 서비스 이용에 열을 올렸다. 이것이 얼마나 뜨거운 열풍을 불러일으켰냐 하면 인터넷 이용자가 5000만을 넘는데 4년이 걸린데 비해, 이를 기반으로 탄생한 트위터는 그 수를 2년 만에 돌파해버렸다. 그리고 보다 강화된 연결성을 기반으로 하는 페이스북은 9개월 만에 기록을 깨버렸다. 그것도 5000만이 아닌 1억을 넘는 데 걸린 시간이 그랬다. 현재 페이스북은 전 세계 이용자 10억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한국에서만 1000만이 넘는 이용자가 있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서비스도 예외가 아니다. 카카오톡은 불과 2년 만에 이용자 4000만을 가볍게 넘길 전망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의 너머에는 결국 그 모든 것들의 본질인 사람이 서 있었던 셈이다.

이제 우리는 일어나서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인들이 전하는 정보를 내가 소비하고 공유한다. 쏟아지는 많은 정보의 대부분을 무시하지만, 지인이 전하는 정보만큼은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 좋은 이야기를, 좋은 정보를 전하는 사람들은 신뢰를 얻고 평판을 쌓는다. 이제 광고를 보고 물건을 구매한다는 관점에서의 소비자라는 개념대신 이미 물건을 사용해 본 나의 지인으로부터의 평가를 바탕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사용자(User)라는 개념이 중요해진 것이었다. 즉, YOUser의 시대가 된 것이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광고효과에 의한 브랜드보다 사용자들의 평판이라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업의 마케팅보다 사람들의 입소문에 더 힘이 실린다. 중요한 것은 정보가 아닌 사람이 됐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다이얼로그 시대의 핵심이다.

정보는 마치 사람에게 붙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보는 마치 사람에게 붙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이얼로그 시대란, 모든 것의 시작과 중심과 끝이 사람인 시대이다. 사람의 욕구가 끊임없이 새로움을 만들어내고, 그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새로움을 더욱 새롭게 한다. 중요한 것은 정보나 기술이 아니라, 그 정보와 기술을 만들어낸 사람, 그리고 이를 전파하는 사람, 더불어 이를 공유한 사람들이다.

지금 우리는 정보 자체의 가치를 따지기보다 그 정보를 전하는 사람을 먼저 고려한다. 해당 정보에 관심과 애정이 큰 사람일수록 그가 전하는 정보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커진다. 그리고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숫자가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에 육박하는 것이다. 그들 모두가 일제히 인터넷에 연결된 채 열심히 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힘은 지구 역사상 그 어떤 매체보다도, 그 어떤 권력자보다도 큰 힘을 지니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새로운 미디어로 명명한다. 바로 소셜미디어다.

 

대중은 사라지고 MeWe가 성장하다

우리가 대중이라고 불렀던 불특정 다수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관심사를 공유하는 집단끼리의 모임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것은 기존의 미디어를 위협하는 수준의 새로운 연결되지 않은 연결 조직을 만들어내었고 이를 소셜미디어라고 부른다. 대중은 사라지고 나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나의 우리 집단들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고 대중을 상대로 하는 광고나 마케팅이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생각해보라. 오늘 하루의 각종 이슈들을 어디서 접했는가. TV? 종이신문? 언론사 사이트? 물론 이러한 매체를 이용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은 카카오톡이나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서 접했을 것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소셜미디어는 일부 얼리어댑터의 전유물처럼 취급됐다. 그런데 지금은? 1년 사이에 강산이 변했다.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사건의 현장을 누가 전하고 있는가? 매스미디어가 아니다. 당신의 지인들이 전하고 있고, 혹은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어쨌든 한 개인이 현장에서 중계하고 있다. 아무리 매스미디어가 사건사고 현장을 열심히 쫓아다닌다한들 그 순간 현장에 있는 사람들보다 빠를 수는 없다. 사람들은 이제 매스미디어가 뒤늦게 보여주는 한 발 늦은 속보가 아니라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생한 모습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확산시킨다.

우리는 이제 일방적인 매스미디어를 통해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존재가 아니라 매스미디어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개인 미디어로 부상했다. 다운로드 받아야만 들을 수 있는 특정 팟캐스트podcast의 다운로드 수가 1000만이 넘을 정도다. 웬만한 매스미디어의 시청률을 훨씬 웃도는 파워. 그래서 우리는 이런 다수의 개인 미디어를 ‘소셜미디어’라고 부른다. 소셜 미디어는 일의 시작을 알리고 대화를 시작한다. 매스미디어는 끝난 이야기를 통보하고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변화된 것이 무엇인가라는 부분이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점대 점의 소통에서 점대 면의 소통으로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점대 면의 소통이라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이 구독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의 기본 특징은 나의 한 마디가 친구관계에 잇는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 전달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즉 메시지가 점에서 면으로 퍼져나가는 구조다.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응답하면, 그 사람의 친구들까지 내 이야기를 보게 된다. 친구 중 한 명이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어서 1만 명쯤 되는 친구가 있다고 하자. 내가 글을 올렸을 때 그가 응답을 하면, 나와 그 외에도 그의 친구 1만 명이 내 글을 읽게 된다. 때문에 내가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가 다른 사람들도 관심을 갖고 있던 주제였다면, 이 각각의 관계를 통해 메시지는 순식간에 퍼져나갈 수 있다.

점대 면의 소통은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일어나듯, 메시지의 공명이 순식간에 지구 반대편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우리는 이제 북경에서 시작된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뉴욕에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나비 효과’의 시대로 진입했다. 내가 던진 한마디가 저 먼 아프리카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전 세계 사람들은 트위터를 이용해 하루에만 130억 건의 트윗을 주고받는다. 카카오톡을 통해서 하루에 주고받는 메시지의 양은 무려 26억 건으로 우리나라 통신 3사의 전체 문자서비스 이용량을 합친 수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사람들은 이제 각자의 미디어를 가지게 됐고 점대 면의 소통을 하고 있다. 세상 곳곳의 이야기들을 각자의 관계를 통해 확산시키고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신문, 잡지, 방송 등 소수의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던 매체가 이제는 다수의 참여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대화의 매개가 된다. 다수의 참여자들이 다시 다수의 참여자들과 소통하고 있고, 이것이 완전한 하나의 미디어로서 존재하기에 이른다. 누가 전문가인가? 이제는 그 경계마저 흐려지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오프라인 현실에서 잘 알고 지내는 사람과만 소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가깝게 연결되지 않는 ‘느슨한 관계’를 맺는 일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관심경제의 폭발

다이얼로그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점차 자기 자신에 주목하게 됐다. 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만큼 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열정적인 것 같은데 나는 아닌 것 같아 불안하고, 내가 하는 일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지 걱정이 밀려온다. 결국 사람과의 연결은 오히려 개인화를 극대화시켰고, 우리는 세상의 중심에 나를 놓게 됐다. 우리가 있어야 내가 있다는 사고관은 내가 의미를 느껴야 우리가 있다는 생각으로 변이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이런 시대의 변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개인화의 끝은 외로움, 고독, 고립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극히 단편적인 인식에 불과하다. 사람은 외로워진 것이 아니다. 집단이라는 익명성 속에서 스스로 걸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개인화되는 만큼, 그리고 외로워지는 만큼, 우리는 내가 속해 있는 집단보다는 나의 솔직한 생각에 주목하게 된다.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머리로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지로 세상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SNS에 올라온 글이나 미디어 컨텐츠를 보고 ‘와, 이거 나도 하고 싶던 거였는데!’, ‘같이 하시죠’ 같은 몇 마디가 오가고 곧바로 페이스북 그룹 같은 관련 조직을 결성한다. 내가 던진 이야기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하면, 역시나 비슷한 결과가 이어진다. 클릭 몇 번만으로 동의를 표하고 조직을 결성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서로를 연결하는 매개만 있다면 사람들은 쉽게 뭉친다. 그것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가리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그 사이를 넘나들 수 있다. 정서적 교감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자기의 의지로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연결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정서적 동기가 유발되는 것이다.

생판 본 적도 없던 사람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느슨한 관계로 만나, 상대에게 강하게 이끌리면서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은 정서적 동질감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처럼 금방 의기투합해서 새로운 일을 함께 도모한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여기에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우리는 큰 변화를 맞았다. 바로 ‘나 자신으로의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엮이고 들끓는 중심에는 내가 있었다. 다양한 사람은 곧 다양한 생각이 됐고, 그 다양한 생각들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이얼로그는 그런 스펙트럼을 창발할 수 있는 멍석을 제공했고, 결국 ‘내가 중심이 되는 우리’라는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을 탄생시켰다. 이름 하여 ‘MeWe’의 세상이다. 정서적 동질성이 확보됐을 때, 우리는 함께 같은 기차에 오른 셈이다. 처음 기차를 탄 사람들은 산발적으로 대화를 나눈다. 약한 연결에서의 소통은 얼핏 시끄러운 잡음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이야기가 오갈수록 이내 서로에게 필요한 접점을 찾게 된다.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친밀감을 느끼고 정보 외적인 요소들에도 관심을 가진다. 이때부터는 상대의 존재 자체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함께 하는 사람 자체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되고 그가 살아온 인생과 경험, 그의 재능과 개성을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알게 된다. 상대의 경험과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보다 상대와 나를 연결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생각해보라. 산수를 못하는 사람이 미적분을 단번에 이해할 수는 없다. 많은 시간을 들여 처음부터 기초를 쌓아가는 것보다는, 그것을 잘하는 사람과 연결해 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이다.

 

손님에게 발견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가게

강남 신사동에 가면 대단히 흥미로운 식당이 하나 있다. ‘완소’라는 이름의 이 가게는 1년 365일 항상 ‘영업종료CLOSED’ 상태이다. 저녁에 이 가게를 지나치다 보면 내부에 조명도 켜져 있고, 간판에도 환하게 불이 들어와 있다. 그런데도 영업종료 표시가 문 입구에 붙어 있으니, 우연히 이 가게를 발견한 손님이라면 의아할지라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사실상 장사를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완소는 저녁 9시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새벽까지 한다. 가게 주인이 제 정신이라면 이건 완전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 가게는 손님들로 늘 만원이다. 어째서 그런 걸까?

신사동 완소

신사동 완소

여러분이 완소를 이용해 본 적이 있다면 그 처음은 필시 누군가에게 초대를 받아서였을 것이다. “신사동에 굉장히 독특한 곳이 하나 있는데 같이 안 갈래? 메뉴가 뭐냐고? 일단 가보면 알아~”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가게 안에 들어가게 되면 완소의 비밀을 바로 눈치 채게 된다. 독특한 내부 장식을 가지고 있거나 주인이 엄청 잘 생긴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이 가게의 메뉴가 손님 마음이 내키는 대로이기 때문이다.

사케를 기본으로 하는 메뉴가 엄연히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가게 주인 겸 주방장은 손님에게 어떤 것을 먹고 싶은지를 묻는다. 딱히 메뉴를 생각하고 오지 않았더라도 걱정할 것 없다. “음… 매콤하면서도 고소하고 뭔가 입맛이 도는 그런 거 없을까요?”, “잘 모르겠는데 요즘은 뭐가 좋죠?” 보통 가게에 가서 이렇게 주문한다면 메뉴판의 목록을 보여주며 ‘이 중에서 고르시지요’라는 단호하고 냉정한 눈빛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완소는 “아하, 그러면 요즘 도미가 제철인데 도미회무침을 해 드리면 어떨까요? 술은 사케를 드시면 좋을 것 같고요”라며 즉석에서 적당한 메뉴를 추천해준다. 함께 온 손님의 수와 분위기, 성향에 맞게 주인장은 정성껏 요리를 준비해서 내 놓는다. 그 맛은 항상 최고의 만족이다. 초대받은 손님은 감동하며 자신을 데려온 일행에게 정말 고맙다고 감사를 표시하고 다음에 자기도 사람들을 데리고 오겠노라고 다짐한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그만임은 말할 것도 없다. 손님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는 곳, 손님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곳, 그곳이 완소다. 그저 지나치며 끼니를 때우기 위해 들르는 손님은 완소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 뿐이다. 설사 그런 사람이 가게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순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만족도 또한 그만큼 높지 못하다. 그래서 완소는 항상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한다. 주인은 오늘 완소를 이용할 고객만을 위한 식단을 준비하는 것이다.

과거에 완소와 같은 가게는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성과를 거두기 힘들었다. 몇몇 사람들만 인지하고 알고 있는 가게에 손님이 몰릴 턱이 있겠는가.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도 살아남을까 말까인데, 별도의 홍보를 하지도 않을 뿐더러 심지어 입구에 영업종료 팻말을 붙여놓다니, 그야말로 자살행위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다이얼로그 시대를 견인하는 발견비용의 감소는 이 문제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시켰다. 완소의 홍보는 주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고객에 의해서 일어났고, 이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영향력을 만들어냈다.

 

공짜이거나 신뢰하거나

불황은 기회의 이면이다. 사람들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자 기업들은 자신의 서비스와 스토리지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기본 정책으로 삼는다. 공짜는 진입장벽을 사라지게 만들어 손쉽게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무엇으로 수익을 만드는가. 첫째로 사용자 수와 트래픽의 확보를 통한 광고 시장의 형성이다. 돈을 이용자가 내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가 제공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이는 구글과 네이버 등과 같은 인터넷 기업들의 가장 전형적인 수익 모델이다. 두번째로는 사람들의 가치를 가두는 방식이다. 에버노트와 드롭박스, 플리커 등의 서비스들은 사용자의 정보를 쉽게 저장하고 이를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동기화를 시켜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처음에는 편리한데다가 무료라는 점에 매료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모든 가치있는 정보들이 저장되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게 된다. 이들 무료 서비스들은 월간 저장 용량이나 전체 저장량을 제한하는 방법이나 업로드는 무제한이지만 데이터의 접근이나 검색을 제한하도록 한 상태에서 유료로 전환할 경우 그 제한을 푸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처음에는 무료라고 덜컥 이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비스의 생태계에 완전히 갇히게 만드는 락인을 실현하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가입자들에게 대중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들의 대용량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통신사 가입시 에버노트나 드랍박스 서비스들을 50기가에서 100기가에 가까운 용량으로 쓸수 있도록 제휴를 한다. 가입자들의 모든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들은 이들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연동되도록 만들어 둔다. 처음에 가입자는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들이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자동 연동이 되는것을 보며 편리함에 감동하지만, 결국 해당 통신사를 이탈할 경우 자신의 데이터를 소실할 우려 때문에 통신사 이동을 주저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IT산업 가운데 스토리지 업계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스토리지를 구입해서가 아니라 이들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부담없이 무료로 쓰기 시작하고 결국은 생태계에 갇히면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가 자연스러운 수익구조로 가면서 기업들이 스토리지 확보에 열을 올리기 때문이다.

 

관심이 경쟁력이다.

스마트 디바이스가 하나의 공공재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서 큰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10년전 유선인터넷이 인프라가 되면서 네이버와 구글이 탄상한 것처럼 이제는 무선인프라가 확산되면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들이 창발할 것으로 짐작한다.

스티브잡스가 서거하고 그의 자서전이 출간되자 순식간에 기록적인 판매량을 올리며 순식간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하지만 같은 날 그의 책 곁에는 잡스를 넘어설 것이 확실한 또 한명의 사람에 관한 책이 조용히 사람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제프 베조스. 아마존의 CEO였다. 인터넷 혁명이 불어닥치며 전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수많은 인터넷 기업들과 그들의 서비스들이 기술의 마천루를 형성하고 있을 무렵 조용히 그 모든 것들이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만들며 땅을 파고 있었던 놀랍고 무섭기까지한 혁신적인 기업의 리더. 만약 아마존을 아직도 온라인 서점이라고 생각한다면 여러분은 구글을 능가하는 매출에 애플의 유일한 천적이자 페이스북보다도 15배나 많은 직원을 거느린 1천억 달러 기업가치를 가지는 이 기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사실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것이며 동시에 아마존은 서점 하나에 대해서도 그 어떤 기업도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이용자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아마존은 그저 특정 상품을 제공하는 회사가 아니라 공기처럼 공공재를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인프라가 되고, 경기 불황이 겹치게 되면 사람들은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주저하지만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저렴하거나 무료인 컨텐츠를 소비하는 쪽으로 더 무게중심을 옮길것이다.

한 때 모바일계의 애플이라고 불렸던 모토롤라가 구글에 인수되었을 때 사람들은 세계경기 침체에 적응하지 못한 모토롤라의 실책으로 여겼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살아있는 전설 그 자체인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자 세계경기가 심각한 침체에 빠져든 증거라고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뒤에 일어날 일에 비하면 아직 서막에 불과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0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스카이프를 인수하자 마침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통신사들은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카카오 가입자가 1년전 3천만을 돌파하면서 통신사들은 바짝 긴장했다. 통신3사의 문자서비스 이용건수보다 카카오의 문자사용건수가 이미 압도적으로 추월할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과 1년만에 그 이용자수는 6천만을 돌파했고 일일 이용자 2천 6백만명에 메세지 전송 건수는 41억건으로 1인당 68건의 문자를 보낸 수준이었다. 통신사는 이제 자사의 큰 부가수입원이었던 문자 서비스의 존폐에 대해서 큰 걱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어떻게든 카카오를 막지 않으면 큰일날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카카오는 보이스톡 기능을 선보이며 무료전화 기능을 내놓으면서 일대 파란을 일으킨다. 초기 사용자 몇백만일때만 해도 우습게 보던 메신저 시장이 부가서비스의 존폐를 넘어 통신사의 존폐에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다. 그러나 이것도 시작에 불과했다.

야후코리아가 마침내 한국에서 철수 결정을 내렸다. 국내는 역시나 난공불락 네이버 앞에 야후가 설 자리는 없었던 걸까? 하지만 뜬금없이 야후재팬은 카카오재팬의 지분을 50%나 사 들인다. 카카오는 이용자 트래픽은 엄청난 반면 큰 수익이 아직 없는 상태인데 어떤 이유로 자사는 철수하면서 카카오는 투자를 결정한 것일까? 참고로 야후재팬의 최대주주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계속해서 소송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1조원의 배상판결을 받았다고 한지 며칠만에 일본에서는 승소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의 배심원장이 다른 삼성전자와 관련된 다른 소송에 참여한 전례가 있다는 이유로 판결 자체가 무효화된다는 얘기부터. 많은 사람들은 이제 연일 보도하는 이들 회사의 전쟁에 관해 지겹다는 반응을 할 정도다. 하지만 잡스도 이건희 회장도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는 피하고자 하는 이들인데 어째서 전례없는 소송전의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걸까? 사실 이 두 회사는 사람들의 관심을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협의한 것은 아니지만, 거대한 두 회사의 전면전을 전세계가 일거수일투족 실시간으로 방송을 하고 있고 와중에 출시된 아이폰5, 갤럭시 제품군은 돈 하나 안 받고 열심히 광고까지 해 주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두 회사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사람들의 관심이 쌓이면 쌓일수록 두 회사의 가치는 커져만 간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이 와중에 브랜드가치 세계9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다른 이들을 관심의 바깥으로 밀어내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결국 LG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한국만의 문제면 그나마 다행이다. 두 회사의 노이즈가 너무 큰 나머지 마치 최대 경쟁사 노키아, LG, HTC는 보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슬그머니 중국기업 ZTE가 LG를 넘어서고 Huawei Device가 바로 뒤를 이으며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다.

 

관심경제로 사업의 포트폴리오가 변하다

SKT의 몇년 이내 최대 경쟁자는 이제 KT나 LG와 같은 통신사가 아니라 삼성전자로 잡고 있다. 5년 이내 SKT는 더 이상 통신회사가 아닐 것이다.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한편, 구글이 아이글래스(Eye-Glass)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증강현실 안경으로 알려진 안경, 그러나 구글은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보고 있는 시장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다. 이 사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던 사이 지하철과 편의점, 대형마트, 아파트를 중심으로 디지털 사이니지로 불리는 벽면 디스플레이가 대중화 되고 있다. 그저 포스터를 붙여놓은 것이 아니라 각종 제품 정보를 비롯해서 다양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소식들을 전하고 사용자의 입력을 받아 필요한 기능들을 제공하는 인터랙티브 요소까지 속속들이 강화되고 있다. 이것의 방향은 그저 광고 메세지를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관심에 따른 또 하나의 디스플레이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3을 기점으로 OLEDTV를 비롯해서 대형 유기디스플레이를 본격적으로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OLED특성상 대형화가 기술적 난제였으나 상용화가 늦어도 1년 이내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하며 인제 더 화질이 좋은 대형 TV가 나오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면 큰 그림을 놓친다. OLEDTV의 또다른 모습은 필름처럼 휠 수 있고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관심경제의 증거로 모바일디스플레이 시장은 이제 포화를 곧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그 너머를 보고 움직이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는 어디에나 있는 디스플레이의 세계가 펼쳐진다. 우리가 보는 모든 유리가 디스플레이로 바뀔 날이 다가오고 있다. SKT가 최근 가능성의 릴레이로 내보내고 있는 광고를 다시 보길 바란다. 그들은 이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내가 세계에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나에게 연결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정보 네트워크가 SNS를 기점으로 관계네트워크로 변모했다. 정보는 이제 사람들 뒤에 붙어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은 브랜드에서 이제 관계속에서 발생하는 평판을 신뢰하며 맛집을 찾기 위해 검색엔진을 찾아보는 대신 SNS를 통해 찾아보고 질의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관심을 서비스에 녹여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서비스는 점차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애니팡이 수천만 이용자의 사랑을 받으며 폭팔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성공요인으로서 애니팡의 게임 특성도 한몫 하지만 중요한건 그런 연결을 만들어주고 있는 플랫폼 카카오를 주목해야 한다. 관계 네트워크의 힘으로서 카카오는 드디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조만간 카카오는 오픈 마켓으로도 진출할 것이다.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다 친구의 생일이 되었다. 여러분은 불편하게 PC를 켜고 인터넷쇼핑몰에 접속해서 제품을 고르고 ActiveX 보안모듈을 이용해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며 적지 않은 시간을 소비할 것인가, 아니면 카카오 화면상에서 바로 친구에게 추천하는 아기자기한 의미있는 선물을 클릭 몇번만으로 전할 것인가. 2013년을 기점으로 카카오를 공공의 적으로 간주하는 기업은 이제 통신사에서 마켓 운영사로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시작에 불과하다.

페이스북으로 대화를 하다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통화버튼을 누른다. 구글톡을 이용하면서도 마찬가지다. MS의 모든 네트워크 서비스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공통점은 통화를 위해 더이상 010과 같은 음성통신망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1:1은 물론 다자간으로 CD음질의 통화를 구현한다. 기우라고? 페이스북 사용자는 10억이 넘었다. 스카이프 사용자는 3억명이다. 사람들은 이제 컴퓨터를 쓰기 위해 책상에 앉는 대신 언제 어디서나 원할 때면 모바일로 문자나 전화가 아니라 SNS를 접속한다. 그리고 카카오의 사용자가 6천만이 넘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사람들은 하루종일 카카오톡을 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가 되었다. 이런 카카오가 문자에서 무료 인터넷 전화로, 그리고 애니팡의 가치를 창발시킨 촉매로서의 플랫폼 회사로, 그리고 곧 각종 마켓으로 진출하며 소용돌이처럼 모든 것을 끌어들일 것이다. 조심스럽게 카카오가 결국은 통신사를 인수하는 시기가 온다라는 소문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틀렸다.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이제 바야흐로 소통비용, 발견비용, 구현비용, 실현비용이 모두 낮아지면서 서로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만나게 되었고 서로의 장점을 합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가 들끓는 원동력의 비밀이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2012년을 기점으로 또다시 창업의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2013년 그 정도는 절정으로 맞을 것이라 전망한다. 2013년은 사상 초유의 위기이자, 사상 최대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는 한해가 될 것이다.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되며 10년전 IMF전과 후를 한국역사의 큰 이정표로 삼듯 2013년이 그런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그것의 중심에는 관심이 중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 : 송인혁
출처 : http://everythingisbetweenus.com/wp/?p=1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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