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스타트업을 위한 글로벌 여행 티켓] 88편.투자자가 ‘Yes’라 답하지 않을 때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이 화두입니다. 벤처스퀘어는 비욘드 시큐리티(Beyond Security)의 창업자이자 CEO로서 이스라엘 멘토로 구성된 한국 최초의 시드 펀드인 코이스라 시드 파트너스(KOISRA Seed Partners)의 이사인 아비람 제닉(Aviram Jenik)이 글로벌을 지향하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전하는 칼럼을 연재합니다.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기사 게재를 허락해 주신 아비람 제닉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칼럼 전체 내용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만나는 일반적인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피칭을 위한 자리일수도 있고, 일대일 미팅일 수도 있습니다. 미팅이 끝난 스타트업은 피드백을 기다리겠구요. 그렇다면 여기서 투자자가 YES, 즉 투자를 하겠다 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아마도 10건 중 1건이거나, 그보다 더 낮은 확률일 겁니다. 그럼 10건 중 9건에 대한 답이 모두 NO라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투자자가 답을 줄 때, YES라는 말은 그냥 단지 YES라는 뜻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 YES가 아닌 나머지 답들은 모두 NO라는 의미지요. 이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는 창업자들은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요, 왜냐면 첫 째로 그 누구도 거절 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고, 둘 째로는 투자자가 이 NO라는 답을 수많은 칭찬과 모호성 아래 숨겨넣는데 능통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투자자와의 미팅 직후에, 곧 투자를 받을 것이라 믿으면서 다가올 미래에 기뻐하는 창업자들(그러나 사실 투자자는 이미 예의를 차려 NO라 답한 것이 분명한 상황)을 수없이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YES라는 대답만이 YES라는 뜻이다”라는 말은 즉, 투자자가 당신의 회사에 흥미를 가질 때 바로 그 자리에서 투자를 계약하려 서두를 것이란 의미입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투자를 할 때 시간을 그냥 흐르도록 놔두는 것이 그들 스스로에게 불리하기 때문이죠. 한 주 내에 당신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거나, 다른 투자자로부터 더 좋은 투자를 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아비람-제닉입니다. 그리고 이미 투자를 결정해놓은 단계라면 그 외의 다른 시나리오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갑자기 회사의 가치평가가 떨어진다거나,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그리고 만약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된다면 일단 투자를 하지 않으려 할 테지요). 따라서 YES라는 말은 “지금 당장 계약서에 서명해주세요.”라는 의미랍니다.

YES가 아닌 대답은 기본적으로 NO라는 의미인데요, 허나 투자자들은 당신에게 NO라 말할 이유가 딱히 없더라도 NO라 말하기를 기피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로는 듣기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투자에 있어 심리학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경우입니다. 보통 투자자들은 실수로 지나쳐버린 좋은 계약 건에 대해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렇게 지나쳐버린 스타트업이 나중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이미 포트폴리오로 가지고 있는 회사 중 하나가 망해버렸다는 소식보다도 더 가슴 아픈 일이 될 것입니다. 두 경우 모두 투자자에게는 돈을 잃은 경우가 될테지만, 전자의 경우에는 돈 뿐만 아닌 그 외의 이익까지도 모두 잃은 셈이 되니까요. 그러한 이유로 투자자들은 보통 NO라 말하기를 꺼려합니다. 그 누가 페이스북이 제안한 투자 건에 NO라 답했던 어떤 투자자의 흑역사를 따라가고 싶겠습니까? 따라서 “이 제품은 훌륭해보이는군요, 더 많은 유저가 모일 때 다시 제게 연락을 주십시오”와 같은 식으로 말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좋은 방법인 셈입니다.

그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바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겠지요. 그 어떤 스타트업이 갑자기 확 뜨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 투자자는 다시 그 회사에 연락하여 전에 NO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키려 할 것입니다. 마지막 이유로는 바로 투자자라는 직업이 관계에 대한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작을 때부터 매달 수 백명 단위의 사람들과 연락하고 지내왔기 때문에, 굳이 돌아올 수 없게 다리를 불태워버릴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창업자에게 “정말 좋은 아이디어지만, 지금은 여기에 투자할 자금이 부족합니다”라던가 “지금 단계에서는 투자를 진행하지 않습니다”와 같은 식으로 말하는 것이 아이디어가 구리다거나 경영 팀의 파워가 약하다는 식의 말보다 나은 셈이지요. 게다가 이런 식으로 대답하는 것이 창업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가능케하여 또 다른 기회에 맞닿을 수 있게도 해줄 수도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미팅을 끝낸 뒤에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다면, 투자자에게 또 다른 창업자들을 추천해주면서 더 많은 계약이 진행되도록 도와줄 수도 있을 겁니다.

타이밍에 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로 계약을 진행하고 싶다면, 그때부터 시간의 흐름이 투자자에게는 나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상기해보세요. 투자자가 투자 사이클에 대해 당신에게 그 어떤 설명을 해준 들, 결국 그들 스스로가 진짜로 계약을 원한다면 투자는 아주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답니다. 최소한 텀시트(Term sheet, 계약조건을 기재한 서류)를 내어 당신의 회사가치가 빠르게 올라가는 것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수도 있구요. 그리고 거꾸로 투자자가 투자를 머뭇거린다거나 질질 끈다면, 이 말은 당신 회사에 대한 투자를 원하진 않음에도 계속해서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들에겐 좋을 지어도 당신에겐 결코 좋지 않은 일이지요. 어쨌든 그들에게 있어서는 많은 창업자들과의 이야기를 열어두는 것이 목표니깐요. 그에 비해 당신의 목표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일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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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VCs don’t say yes

Lets take an average meeting between a startup and a VC. It could be a pitching session or a one-on-one meeting. The meeting ends, and the startup is waiting for feedback. What are the chances the VC will say yes? Probably one in 10, maybe lower. So does that mean the startup will hear 9 “no” answers for every one “yes”? Nope.

In VC speak, only “yes” means yes. What this actually mean, is that any answer that is not “yes” is a “no”. Founders have a hard time accepting this fact, partly because no one wants to be rejected, but also because VCs are really good at hiding that “no” under layers of compliments and ambiguity. I’ve seen founders finish meeting with VCs feeling excited about the future and believing the investment is right around the corner, while it was obvious to me (and to the VC) that the VC was politely saying “no”.

When I say “only yes means yes”, what I mean is – if a VC is interested, they will hurry to have an investment agreement with you in place. If they want to invest, time works against them. In a week, your valuation may go up, or another VC may make you a better offer. The other scenarios are unlikely if they think you are worth investing: it’s unlikely your valuation will go down or that something bad will happen to your startup (if they thought that was likely they wouldn’t want to invest). So “yes” means: “please sign here, now”.

If it’s not a “yes”, it’s basically a “no”. But the VC has no reason to say “no” to you, and they have many reasons to avoid saying “no” even if that’s what they’re thinking.
The first reason may sound strange, but shows a lot about the psychology of investments: VCs are tormented by the good deals they’ve missed. For a VC it’s a hundred times more painful to hear about a successful startup they didn’t invest in (but had a chance to) than hearing that one of their own portfolio startups went bankrupt. In both cases they lost money, but in the first case they not only lost a lot of money, but also a lot of prestige. As a result, VCs hate saying no. Why would a VC want to go in history as the one that said no to the next Facebook? It’s better to say something like: “this looks great; contact me in a few months when you have more users”.

Another reason is to keep the options open. You never know if a certain startup becomes hot all the sudden, and in that case the VC holds the option to re-contact you, remind you that they never said “no” and jump in.

Finally, VCs are in the relationship business – they talk to hundreds of people a month and since the startup ecosystem is small, they can’t afford to burn bridges. It’s much nicer to tell a founder that “it’s a great idea, but out of scope for this fund” or that “we don’t invest in that stage” rather than tell the founder you think their idea is bad or that the management team is weak. After a while, VCs get even better with indirect responses which helps them keep in touch with founders to help them reach other opportunities. If you come out of the meeting with a positive feeling, you may recommend them to another founder and help them get more deals going.

You need to watch not only the answer (“yes” means yes, while everything else means “no”) but also the timing. Remember, if they want to make a deal, time works against them. Despite what VCs may tell you about the investment cycle, a deal can happen very fast if they want to make it. At least a “term sheet” (an MOU of sorts) can be passed quickly to set the terms in stone and prevent your valuation from going up all the sudden. Conversely, if the VC is delaying or stalling, they do not want to invest but want to keep their options open. This is good for them, but not for you – their goal is to talk to lots of founders; your goal is to get money into the bank.

글: 아비람 제닉(Aviram Je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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