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스타트업 법률 가이드 #3] 주식취득 계약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83(b) Election에 대해

이번에는 미국회사의 주식취득과 관련해서 많이 나오는 개념 중 하나인 83(b) Election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델라웨어회사설립에 대한 내용을 다뤘는데, 최근 들어 이와 같이 미국에서 직접 회사를 설립하려고 하는 한국 회사들을 부쩍 많이 만나게 됩니다.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가 활발히 돌아가고 해외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점점 더 많이 갖게 되는 상황에서, 미국회사를 설립해서 성공적으로 펀딩을 받은 사례 등을 접하다 보니 이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한편 미국회사의 설립이라고 하는 것이 주 정부, 과세기관 등에 제출하는 정부등록서류들도 그렇고, 투자자와 회사 간 맺은 계약서들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회사입장에서는 이를 도와주는 변호사나 법무법인에 맡기고 작성된 서류들을 자세히 검토하지 않아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회사가 창업단계다보니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가 별로 없어서 주식계약서 등에 걱정할 게 없다 생각할 수도 있고, 한편 영문으로 된 법률서류들이다 보니 꼼꼼히 살펴본다 해도 담당 변호사가 경험이 부족하거나 잘 챙겨주지 않으면 놓치는 부분이 생기는 거겠죠.

또한, 이는 저희가 신규 고객사들에 대해 과거 회사설립 및 주식발행 관련한 서류를 넘겨받아 검토하면서 많이 발견하는 문제이기도 한데, 이중 대표적인 것으로 83(b) Election 이슈가 있습니다. 83(b) Election은 투자한 주식으로부터 매각시점까지 발생할 수 있는 이익에 대해 낮은 세율로 과세될 수 있게 해주는 (따라서 세금을 덜 내게 해주는) 중요한 선택사항으로서, 아래 좀 더 언급하겠지만 이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주식을 발급받은 이후 예외 없이 30일 이내에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는 과정인데, 이를 놓침으로써 문제가 되는 경우를 봅니다.

83(b) Election?

회사가 주식을 발급해주는 데 있어서 주식매각 등 주주들의 향후 권한행사에 대해 일정 기간 제약을 두는 조건을 두고 주식을 발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베스팅기간 (Vesting Period)이라고 표현하는데,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종업원에게 열심히 일하라는 뜻에서 회사가 주식 100주를 준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나 주식만 받고 이걸 그 자리에서 돌아서서 팔아서 바로 이익을 챙기고 회사를 떠나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이를 막고 이 종업원이 좀 더 열심히 일해서 회사의 주가를 높이는데 기여하도록, 발급 시점에서 2년 뒤부터만 팔 수 있도록 제한을 두는 경우를 생각해보죠. (이를 ‘2년의 베스팅기간을 둔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식을 발급받을 당시 주당 가격은 $1이었고, 2년이 지났을 때 이 회사의 주당 가격이 $1,000이 되었고, 또다시 1년이 지나 (즉, 주식 발급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나서겠죠) 회사의 주당 가격이 $1,500이 되었을 때 이 주주는 가진 주식 100주를 모두 팔았다고 합니다.

83(b) Election은 주식취득부터 매각 때까지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세금을 어떤 세율로 부과하느냐에 관한 내용입니다. 당연히 낮은 세율로 과세되는 게 세금을 덜 내게 되니 좋겠죠. 한편 미국에서 과세에 적용되는 기준은 크게 일반소득에 대한 과세 (Ordinary Income Tax)와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 (Capital Gain Tax)로 나뉘는데, 세율은 일반소득세율이 최고세율 약 40%로 자본이득세율 20%보다 높습니다. 즉, 같은 소득에 대해 자본이득세율로 과세되는 것이 유리하겠죠. 이 투자자가 주식을 발급받고 3년 뒤에 팔 때까지 발생하는 총소득은 $150,000일 텐데 (100주 * (매도가격 $1,500 – 취득가격 $0)), 이 총소득에 대해 ‘어떤 세율로 과세하느냐’가 중요할 겁니다.

우선 83(b) Election을 안 하면? 이 주주는 주식을 발급받는 시점에는 과세하지 않고, 베스팅이 완료되는 시점에 (주식발급 후 2년 뒤) 주식의 가치 만큼에 대해 일반소득세율로 과세합니다. (100주*$1,000*40% = $40,000). 그리고 주식을 매각할 때 추가되는 가치 만큼에 대해 자본이득세율로 과세합니다. (100주* ($1,500 – $1,000)*20% = $10,000. 즉 전체 과세액은 $50,000입니다.

83(b) Election을 하면? 이 주주는 주식을 발급받는 시점에 해당하는 시가만큼 일반소득세율로 과세하고 (100주*$1*40% = $40), 베스팅시점에는 과세하지 않고, 나중에 매각 시점에 그 차액에 대해 자본이득세율로 과세합니다. (100주*($1,500-$1)*20% = $29,980. 따라서 전체 과세액은 $30,020. 즉, 83(b) Election을 함으로써 과세액을 $19,980줄일 수 있습니다.

단순한 사례를 사용해서 개념을 설명하려 했지만, 여전히 “숫자들이 돌아다녀서 어지러울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괜한 노파심이 생기는군요. 요지는 회사가 잘 성장해서 주식 발급 시부터 처분할 때까지 주가상승이 발생한다고 하면, 이 소득에 대한 세금을 부담하는데 있어서 83(b) Election을 하는 게 유리한데, 이는 83(b) Election을 안 하면 2년 베스팅이 완료될 때까지의 주식 가치증가분에 대해 ($1,000) 높은 세율을 적용받고, 83(b) Election을 하면 2년 베스팅완료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발급받은 그 시점의 가치차이 만큼만 ($1)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회사가 성장하고 주식가치가 오르리라 기대된다고 하면 이러한 주식을 발급받는 주주는 당연히 83(b) Election을 하는 게 유리할 겁니다.

그럼 83(b) Election은 무조건 해야 하나?

그럼 항상 83(b) Election을 해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만약 회사로부터 위와 같은 주식을 발급받았는데 회사가 성장할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이라면 안 하는 게 나을 겁니다. 왜냐하면, 기껏 83(b) Election을 통해 발급 첫해에 미리 세금을 냈는데 나중에 베스팅이 완료되었을 때 주식가격이 오히려 더 내려간다고 하면 세금 하나도 내지 않아도 되는데 ‘미리 낸다’고 선택함으로써, 그것도 높은 세율로, 원치 않는 세금만 많이 내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상황에 따라 83(b) Election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가는 게 맞을 것 같으나, 많은 스타트업들의 경우, 특히 앞서 말씀드린 데로 회사를 설립하는 단계에 창업자들에게 주는 Founders’ Stock의 경우라면, 대부분 Election을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왜냐하면, 회사를 설립하는 당시에 주식을 발급받는다고 하는 것은, 설립당시에는 회사의 가치라는 게 그다지 없을 테니, 주식 또한 가치가 없고, 따라서 Election을 한다 한들 과세되는 금액은 (즉 발급시점에서의 가치 만큼에 대해서만 과세되므로) 실질적으로 $0이 될 것이므로,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불이익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회사를 설립하고 키울 생각에 꿈에 부풀어 있는데 주가가 발행시점보다 떨어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창업하는 사람도 없을 테니, 당연히 Election을 하는 게 맞겠죠.

 

반드시 놓치면 안 되는 신고 관련 사항

한편, 83(b) Election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Election 과정은 IRS에 주식발급 시점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입니다. 하루라도 늦으면 안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데로 이 서류 외에도 회사설립에 관련해 여러 가지 서명을 필요로 하는 법률서류들이 있어서, 또는 진행해주는 변호사가 이런 것들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있어, 접수를 놓치고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특히 회사가 모멘텀을 받아서 가파른 성장 괘도에 오르고 있다면, 그런데 창업자는 발급받은 주식에 이 83(b) Election을 제대로 안 한 상태에서 이처럼 회사의 주가가 올라가는 것을 쳐다보는 경우라면, 마냥 웃기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만약 주식의 소유자가 외국인일 경우, 83(b) Election Statement 이외에도 내국인 투자자와 달리 외국인으로서 미국국세청에 접수해야 하는 여러 가지의 추가적인 서류들이 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많은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고, 한편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서류의 나열은 이 글의 수준을 초과하므로 생략합니다.

 

글/ JC&Company 존 정 대표 info@jclawcpa.com

벤처스퀘어는 미국 로펌인 JC&Company와 함께 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시 꼭 알아야 할 법률 가이드를 연재합니다. 전체 글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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