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O2O기업은 왜 중국에서 고전할까”

장강경영대학원 교수 장웨이닝 교수, 투지아닷컴 공동설립자 멜리사양, 아이리서치 밥차오 연구원장
(왼쪽부터) 장강경영대학원 교수 장웨이닝 교수, 투지아닷컴 공동설립자 멜리사양, 아이리서치 밥차오 연구원장

중국의 O2O 산업 성장 속도가 무섭다. 2012년 당시 987억위안(약 17조원)이었던 O2O시장 규모는 2015년엔 무려 4189억위안(74조원)까지 증가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O2O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까?

중국판 에어비엔비로 불리며 기업가치 1조 원에 이르는 투지아닷컴 공동설립자 멜리사양 그리고 아이리서치 밥차오 연구원장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 중국 O2O 산업 성장의 배경과 해외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염두 해 둬야 할 점에 대해 논했다. 토론 내용의 주요 부분을 발췌해 정리했다.

Q:중국의 O2O 산업 어떻게 커졌나?

밥차오: 얼마 전까지 중국은 미국에 있는 제품을 모두 베낀다는 개념의 CTC(Copy to China)로 불렸다. 하지만 O2O 시장만은 다르다. O2O 분야에서만큼은 CFC (Copy from China)라고 불린다. 중국에서 O2O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중국의 인구 구조경제 발전에 그 원인이 있다. 중국의 인구 구조 특징은 도시인구 집중도가 크다는 점이다. 백만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가 300개 정도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생각하기 힘들지만, 중국에서는 한 도시에 천만이 넘게 살아도 별로 많다고 생각 안 한다. 인구 밀도가 높으면 인터넷 사용으로부터 오는 효율이 높아진다. 이 같은 환경은 중국의 O2O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또 O2O 성장 움직임은 2011~2015년 사이에 일어났는데 이때는 중국 소비자들이 피씨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던 시기이자 인터넷이 크게 성장한 시기와도 맞물린다.

두 번째는 중국의 경제구조다. 중국은 제조 분야에선 최고였다. 하지만 서비스는 솔직히 별로였다. 그래서 서비스의 질과 고객들의 니즈사이에 격차가 있었는데 오히려 이 격차가 중국 O2O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본다. 고객의 아픈 곳(불편한 부분)을 찾으라고 말을 많이 하는데 그 아픈 부분을 잘 해결해 나갔던 것 같다. 서비스 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O2O가 성장했다.

멜리사 양: 중국의 경제는 상당 기간 성장 가도를 달렸다. 2015년 중국 평균 GDP는 7천 달러 정도인데 이 과정에서 많은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그 수요는 주로 서비스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 여행은 어느 정도 부유한 집에서만 가능했다면 지금은 아니다. 또 과거에는 패키지 여행을 갔지만 지금은 독특한 체험을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온, 오프가 연계된 고급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기게 된 것이다. 또 인터넷 기술 자체가 발전 하다보니 실시간으로 모바일을 통해 수요와 공급을 매칭시키기 쉽다는 것도 O2O 산업이 성장하게 된 이유다.

장웨이닝(좌장) : 중국의 O2O 산업 발전은 중국 젊은이들 사고 변화에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 중국 내에서는 현재 창업에 대한 높은 열기가 있는데 적자 생존의 시장이 열려 있는 모바일의 경우 젊은이들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해도 중국 기업의 기업 가치가 미국 보다 높다. 이유는 바로 미국보다 인구가 많기 때문.  이에 따라 부에 대한 꿈이 있는 젊은이들이 모바일 스타트업에 도전하고 있다.

Q: 해외 성공기업인 우버나 에어비엔비, 익스피디아 등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멜리사양: 익스피디아 경우 제가 생각할 때는 현지화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본다. 언어만 중국어로 바꾼다고 현지화는 아니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다른 상태에서 언어만 바꾼다고 현지화했다고 하면 안 된다. 우리는 중국의 에어비엔비라고 불리지만 사실 우리는 에어비엔비가 아니다. 에어비엔비는 오프라인 정보를 온라인에 올리는 곳이다. 그래서 누구나 에어비엔비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공급자 관점에서 중국은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중국에는 모르는 사람에 대한 불신이 있다. 수요자 측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머물 집에 대한 불신이 있다. 이러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우리는 모든 집을 다 방문해 확인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에게 신뢰를 줬다.

밥차오: 중국의 산업구조와 문화가 미국과는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O2O가 중국내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이베이와 타오바오를 비교해보자. 이베이 웹사이트의 인터페이스는 매우 간단하게 돼 있다. 타오바오의 인터페이스는 다르다.타오바오는 계속 스크롤을 내려도 끊임 없이 정보가 나온다.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 타오바오 사이트를 보고 중국 사람의 취향이 왜 이렇게 저급한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중국인의 성향을 파악하면 왜 이런지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중국사람은 인터넷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기를 원하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인터페이스가 나온 것이다. 해외 기업은 이런 점을 파악하지 못한다. 중국인의 성향에 맞게 다양한 표현을 빌려서 정보를 자세히 묘사해야 소비자들이 이해하고 구매를 한다는 것을 모른다.

멜리사양: 에어비엔비는 신뢰를 중요시한다. 집주인 같은 경우는 인터뷰도 한다. 하지만 중국은 신뢰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일어나기 어렵다. 미국의 에어비엔비는 미국에 옛날부터 있었던 형태지만 온라인에서 서비스하고 있지 않았을 뿐이다. 중국에는 다른 사람의 집에서 머문다는 개념이 아예 없다. 중국사람은 타지에 가면 일단 호텔에 묵는다. 이런 부분을 간과하면 안된다.

또 문제가 생겼을 때 미국은 글로벌 차원, 아태 지역 차원, 중화 지역 차원 등 단계적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친다. 중국은 그렇지 않다. 중국에 문제가 생기면 중국의 CEO는 당일에 문제 해결을 한다. 미국은 몇 개월이 걸린다. 의사결정 과정을 계산하지 않는 이상 중국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의사결정 과정을 단축한 우버는 조금 낫다. 하지만 중국처럼 의사결정 과정을 축소하기는 어렵다.

Q: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밥차오: 인터넷 기업에게는 고객의 행동 하나 하나가 모두 중요하다. 그래서 세심하게 관찰을 해야 한다. 성공한 인터넷 기업들이 가진 가장 핵심적인 공통점은 바로 로컬에 대한 강력한 분석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로컬 기업들의 사용자에 대한 이해도는 그 어떤 나라의 기업보다 높다고 본다.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중국의 유저를 더 밀접하게 분석을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굉장히 잘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을 보면 제품이 좋다는 전제 아래 사용자 경험을 보장해주고 있다. 반복적으로 고객과 아주 자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멜리사양: 한국 기업은 잘 모르지만, 미국 기업을 예로 들어보겠다. 판로가 중요하다. 한국에서 성공해도 중국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중국의 고객을 알아야 한다. 1년 전에 미국의 큰 상장사가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중국의 인터넷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때 나도 참여했는데 나의 조언은 바로 현지의 팀들이 결정권을 갖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미국 본사, 아태 지역 본사, 중국 본사, 세 단계 과정을 거쳐 일을 결정하게 되면 너무 느리다. ‘포성이 들리는 곳에 있어야 전쟁이 나는 걸 안다’ 라는 말이 있듯이 현지팀이 중요하다. 중국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시장에 있는 인력, 현장인력들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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