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육류, 외식 산업 게임체인저?

외형만 보면 소고기를 이용한 여느 햄버거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실제 고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단백질만으로 만든 인공 햄버거인 임파서블 버거(Impossible Burger)가 미국 내 판매를 시작했다. 채식주의자가 반길 만한 제품이지만 이를 넘어 지구 환경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임파서블 버거의 외형 자체는 앞서 밝혔듯 일반 햄버거와 다를 게 없다. 다만 내용물은 식물성 단백질을 바탕으로 만든 인공 고기다. 소나 돼지, 닭 같은 일반 육류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제품을 개발한 목적은 물론 단순히 채식주의자만을 위한 건 아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만들려면 당연히 소와 돼지를 사육해야 한다. 목초나 사료를 필요로 하는 건 물론 물도 필요하다. 이런 대량 자원은 물 부족 등 수많은 문제를 겪는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고기를 얻기 위해 동물을 사육하면서 일어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인공고기를 보급하겠다는 게 이 제품 개발사인 임파서블푸드의 목표인 것이다.

임파서블 버거는 보리와 코코넛, 콩 같은 식물에서 단백질을 채취해 결합시킨 다음 맛이나 영양, 외형까지 실제 소고기와 똑같은 인공고기를 과학적으로 만든 것이다. 식물성 원료를 이용해 붉은 육류 색을 재현하고 국물까지 재현하는 등 언뜻 보면 식물성이라는 걸 알지 못할 수준이라고 한다.

임파서블 버거는 이미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판매되어 왔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대형 인공고기 생산 공장을 완성, 가동하게 되면 매달 450톤 가량 인공 고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 회사 CEO인 패트릭 브라운은 일반 고기를 이용해 만든 식품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대량 생산을 통해 일반 소고기를 이용한 햄버거보다 4배 가량 가격까지 임파서블 버거의 단가를 낮출 계획이다. 대량 생산한 인공 육류는 지금보다 250배나 생산량이 늘어나 레스토랑 1,000개 정도에 납품할 수 있는 규모가 될 전망이다.

임파서블 버거 외에도 줄기세포를 이용해 인공 닭고기를 생산하는 멤피스미트(Memphis Meats) 등 최근 실리콘밸리에선 인공고기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멤피스미트는 고기의 세포를 배양해 생산하는 걸 목표로 한다. 물론 완전히 처음부터 육류를 생산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회사는 동물 개체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전용 시설에서 배양, 실제로 먹을 수 있는 고기로 성장시키려 한다. 이렇게 만든 육류는 클린 미트(Clean Meat)라고 부른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한 고기와 구별하기 위한 것이다.

멤피스미트 측은 클린 미트가 실용화된다면 수백만에 이르는 가축 수를 줄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육에 소요되는 자원이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건 물론이다. 또 사육에 필요한 줄기세포에 영양분과 미네랄, 당분 등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제공해 배양, 육류를 생산한다고 설명한다.

이 기업은 인공 닭고기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닭고기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류라는 점에서 실용화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큰 과제는 생산 비용이다. 지금은 클린 미트 453g 가량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9,000달러라고 한다. 미국 내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일반 육류 평균 가격이 3.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격차가 너무 크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실용화 단계에서 어떤 수준이 될 것이냐가 될 것이다. 멤피스미트는 오는 2021년 클린 미트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업 외에도 구글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인 세르게이 브린도 출자한 네덜란드 기업인 모사 미트(Mosa Meat) 등도 눈길을 끈다. 조만간 인공 육류가 전 세계 외식 산업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