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스타트업의 미래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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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보다 그 뒤에 있는 지표를 더 많이 보는 편이다’ 서비스 시작 후 시장 상황과 사용자 피드백이 먼저 라는 뜻이다. 또한 투자 단계에서는 ‘죽도록 일하는 팀’인지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먹고 자는 시간 빼곤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수준이어야만 ‘성공’이라는 단어에 근접할 수 있어서다.

그 다음으로 보는 게 팀이다. 같이 창업한 사람은 어떻게 만났고, 그 전에 얼마나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했는지는 그 팀을 판단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동고동락했던 경험 없이는 험란한 스타트업을 유지하기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어려웠던 시절을 겪고도 창업에 함께 뛰어든 동료야 말로 투자자로 하여금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기 좋은 팀이다.

지난 7월 19일 개최된 2017 팁스 서밋에서 키노트 연사로 나선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가 투자자로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받는 ‘무엇을 보고 투자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스타트업 창업 후 관리자, 대표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투자 이후 월간 리포트를 요구하는 이유는 대표가 최소한 한 달에 몇 시간 정도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스타트업은 낭비가 있으면 안됩니다. 돈은 늘 떨어지고 부족하기 마련이니까요”.

스타트업을 하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초기 멤버와의 이별과 새로운 팀원과의 조우 그리고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잘못된 만남’까지. 너무나 평온하고 조곤조곤 이야기를 이어가던 그의 현실적인 조언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보통 잘못된 만남은 빨리 끝내야 하는데 대표 스스로가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시간을 끄는 바람에 오히려 일을 크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미국처럼(=아메리칸 스타일로) 냉정하게 칼같이 끊는 게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통념상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해고에 대해 절대로 머뭇거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회사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면 대표는 고민을 하게 된다. 다음달 급여가 걱정이 되는 순간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연봉을 깎을 건지, 부득이 하게 해고를 해야할지, 아니면 회사를 접을지. 누구나 이 시기와 맞닥뜨리면 고민의 기로에 서기 마련이다.

‘50명에서 10명 자르면 될거 같아요…’라고 투자한 곳의 대표가 이야기 하면 김 대표는 20명 자르라고 말한다. 두세번씩 구조조정을 하다보면 어느새 회사는 망가지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큰 결단은 한 번에 해야 한다.  

마무리는 앞으로 투자를 받을 계획이 있는 모든 스타트업에게 던지는 조언이었다. 투자금으로 살아남을 생각을 하면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말이었다. ‘투자금은 우리가 더 빨리 클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는 게 설득이 되야만 투자를 받을 명분이 생긴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지금 당장 투자금이 필요없는 상태에서만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

‘영웅은 난세에 등장한다’는 말이 있다. 좋은 회사 역시 어려운 시절에 나타난다. 구글이 닷컴 거품이 빠질때 생겼고. 페이스북 역시 리먼 위기가 발발하던 시점에서 등장한 서비스다. 그러니까 쫄지말고 창업하라.

한국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어느때보다 신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국가 기간 산업인 조선, 자동차 산업이 무너지면 우리가 여지껏 느끼지 못했던 경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현재 모든 나라가 이를 타개할 목적으로 생각한 것이 ‘창업’이라고 말했다. 인구 800만의 이스라엘은 테크 벤처를 1500개나 키워낸 반면, 국내는 500여개에 그치는 수준이다. 그리고 2,000개팀 이상을 만들수 있게끔 하기 위해 팁스가 생겨났고 그결과 현재 290개팀을 만들고 올해 200여개 팀을 육성할 계획으로 팁스를 ‘창업 특공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널토크는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가 모더레이터로 참여해 창업팀과 투자사가 대화를 나누며 창업과 팁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팁스 서밋 엘리베이터 피칭에 앞서 초기 팁스에 입주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준 루닛과 닷의 피칭이 있었다.

◇ 루닛(Lunit)=의료 영상(유방암 진단)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의사가 확인하기 어려운 암세포를 찾아내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물론 처음부터 이 아이템은 아니었다. 회사명부터 지금과 다른 클디였고 피보팅을 통해 루닛으로 바뀌게 됐다. 이미지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딥러닝이라는 키워드가 슬슬 뜨기 시작했던 시절 사진속 사람이 입고 있는 비슷한 옷을 찾아 인터넷 쇼핑몰에서 찾아주는 서비스로 창업했다. 해외 진출 후 패션쪽이 아닌 의료분야로 피보팅이 이뤄지게 됐다.

스트릿패션 사진에서 가방을 찾는것과 CT촬영에서 암세포를 찾는건 기술적으로 같아서다. 특히 유방암, 폐암은 조기 발견하면 생존률이 상당히 높은편. 인간이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확률은 80% 내외다. 인공지능은 나머지 20%를 채우는 역할을 하게된다. 이미 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nVIDIA가 선정한 상위 5개 사회적 스타트업, AI100에도 선정됐다.

◇ 닷(Dot.)=세계 최초로 점자 스마트워치를 개발했다. 대표가 창업 전 미국 유학시절에 시각 장애우가 쓰던 점자 성경을 보고 지금의 아이템을 생각하게된다. 당시 점자 보도기구 시장은 5백 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만이 존재하던 시절이다. 점자 디스플레이의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해 기존보다 가격과 크기를 90%로 낮추고 현재 18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인 스마트워치처럼 다양한 기능을 알려주는 보조기기로 정부보조금을 받을 경우 정가 300달러 짜리 제품을 한화로 6만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하다. 현재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이고 맹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도 이 제품을 주문했다. 최근에는 구글과 함께 점자 패드를 개발 중이다.

본 행사에 앞서 깜짝 게스트로 퓨처플레이 류충희 대표가 연단에 섰다. 엘리베이터 피치를 위해 팀에게 할애된 3분만에 좋은팀인지 알아보는 이른바 ‘스타트업 관심법’에 대해서다. 엘리베이터 피치처럼 좋은팀을 알아보는 방법 역시 간결하고 단 세 가지 만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훌륭한 문제를 훌륭한 해법으로 훌륭하게 해결할 팀이 있는지 보면 될 것.

◇ Ready, Set, Pitch=2부 순서는 모두 엘리베이터 피치 시간으로 채웠다. 무선 개표기를 통해 ‘당신의 스타트업에게 투표하세요’라는 코너였다. 최근 모 케이블TV에서 아이돌을 선발하는 예능 프로그램과 비슷한 포맷이다. It’s show time.

1F. 업히어(UPHERE)
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추출하고 분석한 결과를 API아 웹 인터페이스로 공급하는 업체다. 단순히 데이터 추출 알고리즘이 아니라 자연어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언어적 관점에서 다양한 시그널을 추출하는 방식을 쓴다. 지금도 투자 시장은 북미 지역에서 움직이는 헤지펀드만 10경 원이 넘을 정도로 큰 시장이다.

2F. 코어사이트(Coresight)
게임에 최적화된 리얼타임 분석, 운영 관리 솔루션이다. 한때 게임 매출 순위 9위까지 하던 모바일 게임이 불과 4개월 밖에 서비스하지 못했던 이유는 사용자의 반응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다. 코어사이트는 빅데이터 기반 분석 솔루션으로 유저 분석 후 심층 데이터를 개발사에 제공한다. 게임 안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를 토대로 이탈자를 예측하고 그 원인을 분석해 개발사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서비스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3F. 택트레이서(Tactracer)
드래곤플라이(DragonFly)라는 휴대용 RFID 리더기, 스마트 선반을 통한 스마트 재고관리 솔루션이다. 스캐닝 매커니즘과 자율주행을 통해 제품 위치를 파악하고 자동경로생성 등의 기능을 통해 무인 재고 관리가 가능하다. 1차 타깃으로 의류, 도서 시장을 공략 중이다.

4F. 깃플(Gitple)
하이브리드 채팅상담용 챗봇 개발사로 창업한지 이제 갓 반년이 넘은 곳이다. 채팅이 익숙한데 아직도 CS는 전화나 이메일로 응대를 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사용자는 편하지만 운영 입장에서는 실시간 대응이 부담. 채팅 방식의 경우 상당사의 실수나 오타에 대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앱 방식으로 구현되는 챗봇을 도입해 사람과 챗봇이 동시에 채팅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써서 리스크를 줄였다.

5F. 포휠스(FourWheels)
포휠스가 서비스 중인 마이듀티는 대한민국 간호사 35만명 중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간호사의 필수 앱이다. 지난 2년간 운영한 운영한 성과로는 누적회원수 41만명에 활성 회원의 절반이 매일 접속 중이다. 아시아, 유럽에서도 간호사의 필수앱으로 사용 중으로 서로의 근무 일정을 공유하고 타게팅 된 사용자 그룹으로 인해 커뮤니티 역시 활발하다.

6F. 이마가(Imagga Korea)
매일 30억 장 이상의 사진이 온라인 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그럼에도 사진을 찾는 방법은 여전히 스마트폰 사진 폴더를 일일이 뒤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마가는 키워드 태깅을 통한 분류를 통해 머신러닝으로 자동 분류된 사진을 손쉽게 찾기위한 API를 제공한다. R&D팀이 모두 불가리아에 있는 스타트업이다.

7F. 데이투라이프(Day2Life)
스마트폰 만으로 일정관리를 하는 사용자는 전체의 30%에 달하지만 최근 3개월 일정 개수가 10개 미만인 경우 역시 50%에 달한다. 더구나 시간 설정이 안된 채 일정을 쓰는 경우가 대다수다. 타임블락스(TimeBlocks)라는 모바일 시간관리 솔루션 업체로 모바일에 최적화된 조작으로 모바일에서 시간관리 경험에 집중했다. 기존 보다 2.5배 적은 터치로 시간관리가 가능하다.

8F. 핑거앤(Fingern)
국내 당뇨병 환자는 480만명에 이르고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연간 7,000억원 규모지만 치료는 쉽지 않다. 당뇨는 측정하는 질병이 아니라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핑거앤은 환자 스스로 혈당을 관리할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자가 관리앱과 녹십자 헬스캐어와 제휴해 전문가에게 건강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1만 개에 달하는 혈당 데이터를 통해 당뇨 빅데이터 사업도 진행 중이다.

9F. 스프라이핏(Spryfit)
7,100만명이 피트니스 트래커를 통해 건강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지만 정작 사용자는 이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스프라이핏은 현금보상 피트니스 게임이다. 강력한 동기부여를 위해 현금 보상이 답이라는 결과는 이미 듀크대 연구결과를 통해 나왔다. 펜실베니아 대학교는 금전적 손실에 대한 반감 역시 강력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고 거들었다. 스프라이핏은 이를 역이용해 돈을 벌고, 돈을 잃지 않기 위해 ‘당신의 지갑’을 볼모로 삼았다.

10F. 이드웨어(EIDWare)
머신러닝 음성인식 기술로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재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흔히 ’건망증과 치매사이’를 말한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치료없이 방치할 경우 10명 중 8명은 6년 안에 치매로 질환이 악화된다. 이런 위험군이 국내에만 2백만명 있다. 전세계에는 자그마치 6억명이다. 재활방법이 절실하지만 국내에서 재활 방법이라곤 ‘고스톱’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이드웨어 사운드마인드라는 앱을 통해 노년층에 특화된 UI로 치매 예방 솔루션을 제공한다.

About Author

김재희 IT칼럼니스트
/ wasabi@venturesquare.net

신제품을 써보는 게 좋아 덜컥 입사해 버린 PC활용지 기자를 거쳐 이제는 15년차 생계형 글쟁이. 바퀴 달린 모든 것을 사랑하며 질주를 즐기는 드라이버/라이더/스키어. 그리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Dre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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