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박테리아 실시간 검출한다”

더웨이브톡 김영덕 대표의 명함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스타트업’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기술을 통해 사람을 살리겠다는 더웨이브톡의 목표가 충실히 담긴 슬로건이다. 특히 미래시제가 아닌 과거시제를 사용한 것이 눈에 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더웨이브톡은 레이저 빛의 반사 경로를 통해 박테리아 등 이물질을 판별할 수 있는 센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식, 의약품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를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로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검출 방법이다. 이 개념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더웨이브톡 공동창업자인 박용근 카이스트 교수. 박 교수는 시간역전거울 원리를 이용한 암세포 연구를 하던 중 박테리아 및 이물질이 생긴 닭가슴살에는 빛이 통과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 이 원리를 응용한 박테리아 센싱 기술을 개발한다. 더웨이브톡은 이 기술을 양도받아 설립한 기업으로 기술을 제품화하고 상용화를 시킨 사람은 바로 김영덕 대표다.

박용근 박사와 김영덕 대표 두 사람은 창업자와 투자자로 처음 만났다. 첫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시키고 투자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김 대표를 박 교수에게 소개해준 사람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용관 대표였다.

“사실 박 교수의 기업에 투자를 하려는 심산으로 만났다가 기술의 가능성, 시장의 성장성 등을 보고 함께 사업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용관 대표도 제안을 했고요. 전 세계적으로 식중독으로 인한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고 박테리아 검출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기술도 매우 흥미로웠어요.”

김 대표는박 교수를 만난 지 3개월 만인 2016년 7월 더웨이브톡를 설립한다. 박 교수는 공동창업자로 참여했다. 설립 후 1년간은 제품 MVP를 만드는데만 열중해 지난해 7월 워킹 프로덕트를 완성,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네이버랩스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다.

더웨이브톡의 박테리아 센싱 기술은 어떤 원리를 이용한 것일까. 핵심은 바로 레이저 센서. 김 대표는 “기술을 한마디로 정의하긴 힘들지만, 세계 최초의 기술이며 게임체인저라고 볼 수 있을만큼 획기적”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모든 의약품 식품 검사는 전수 검사가 아닌 샘플 검사로 이뤄졌다. 이 샘플 검사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중합효소 연쇄 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이다. PCR 기계는 박테리아를 강제로 증폭해 검출한다. 작은 박테리아는 찾아낼 수 없어 인위적으로 박테리아를 키우는 것이다. 파스퇴르 시절부터 해오던 이 방식으로는 빠르게 박테리아를 검출하는 것이 어려울 뿐더러 전문가가 아니면 배양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더웨이브톡은 이같은 기존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레이저 빛을 물이나 음식물의 표면에 비춰 반사될때 무늬가 생기는데 표면에 이물질이 있는 경우 빛의 경로가 달라져 반사 무늬도 달라진다”며”우리는 이런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고 분석해 이물질 여부를 검출하는 박테리어 센서를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웨이브톡의 박테리어 센서를 이용하면 누구든 박테리아를 쉽게 감별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전수 검사도 가능하다고 한다.

더웨이브톡은 현재 B2B, B2BC, B2C 제품 모두를 준비하고 있다. 이물질 검출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웨이브톡의 메인 제품인 트위스(TWIS)는 흐르는 액체에서 실시간을 박테리아를 검출하는 센서가 탑재된 B2B 제품으로 48시간이 걸렸던 배양 방식의 박테리아 검출을 단 1초만에 할 수 있다. 이미 제품 수주에 성공한 트위스는 수돗물, 음료수, 제약(의약품) 생산 및 운송라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또 올해 안에 오염 검출 센서가 탑재된 정수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그리고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도 염두하고 있다.

김 대표는”FD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4천 8백만명이 식중독에 걸리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100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의약품, 링거, 주사로도 인한 감염까지 더한다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그는 “앞으로는 암보다 더 많은 사람이 슈퍼박테리아와 같은 변종 박테리아로 사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우리의 기술이 식,의료, 헬스케어, 홈케어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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