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와 블록체인이 만나면…

에너고랩스(Energo Labs)는 지난 2014년부터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 스타트업으로 본사는 중국 상하이에 위치하고 있다. 에너고랩스는 블록체인과 태양전지, 에너지 축전 시스템 등을 결합하려 한다. 클린 에너지를 발전시키는 한편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을 결합해 도심은 물론 시골 같은 지역에서도 사회 환경적 변화를 꿈꾸는 것이다.

에너고랩스는 이렇게 개발한 에너지 블록체인을 DAE(decentralized autonomous energy) 그러니까 분산형 자율 에너지라는 개념으로 부른다. 에너지는 아직까지 대형 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생산이 중심이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 등 분산화, 소형화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 에너지 생산자 역시 가구 단위까지 작아질 수 있지만 아직까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직접적인 거래를 하려면 가치 유통 경로가 명확하지 않다. 국가 전력망을 통한 전기 요금 보상 정도가 고작인 것.

에너고랩스는 블록체인 그러니까 분산 장부 기술을 활용해 국가 전력망 같은 중앙 감독 기구가 감독이나 관리, 중개를 할 필요 없이 에너지 생산과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신재생 에너지 같은 청정 에너지를 대상으로 블록체인을 통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체결, 자동 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에너고랩스가 내세운 DAE 커뮤니티 내에선 스마트미터와 공공 저장 설비 사용권만 있다면 발전 설비가 없더라도 시장가보다 싼값에 청정 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구입할 수 있는 것. 또 거래 수단으로 암호화폐인 TSL을 발행하기로 했다.

에너지랩스는 전력 공급이 여러 면에서 취약한 아시아 지역을 첫 공략 시장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 같은 곳이라면 석유 등 일부 에너지원 비중이 높다는 문제가 있고 동남아 등 일부 지역에선 전력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심지어 없는 곳도 있다. 카이카이 양(Kaikai Yang) 에너고랩스 COO에 따르면 에너고랩스는 내부 구성원 역시 인도와 슬로베니아, 한국과 스페인, 일본, 파키스탄 등 10개국 출신이 모여 있다고 한다. 에너고랩스가 먼저 공략하겠다고 나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기도 하지만 청정 에너지 분야는 물론 전기공학, 광고와 기술, 기획 등 다방면에서 경험을 갖고 있는 인력이기도 하다.

카이카이 양은 에너고랩스는 자체 앱이 에너지 거래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며 사용자는 에너지 사용 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앱은 지역마다 현지 표준에 따라 설계하고 사용자 정의 스마트미터와 연동해 작동한다. 스마트미터는 전력소비량과 개별 가구 혹은 건물 단위 에너지 거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모바일앱에 보내준다. 거래 방식은 P2P 그러니까 개인간 뿐 아니라 M2M 등 다양한 형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너고랩스가 목표하는 고객은 청정 에너지를 안정적이면서 유연하고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활용하려면 모든 공동체다. 도시 뿐 아니라 농촌 등 어디든. 카이카이 양은 이런 점을 감안해 자사 솔루션의 가장 큰 장점으로 기존 인프라 시스템은 물론 물리적 지형 등 어떤 환경에도 대응 가능하고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시스템이라는 점을 꼽는다.

그렇다면 에너고랩스는 이 같은 블록체인과 에너지를 결합해 무엇을 바꾸려 할까. 카이카이 양은 DAE가 “에너지 보안이나 환경 지속 가능성, 에너지 평등 문제 등 에너지를 둘러싼 3자 택일 문제를 균형 잡힌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강조한다. 전력이 부족한 지역이나 아예 전력 공급이 없는 지역 사회에도 에너지 접근을 허용할 수 있고 탄력적이라는 점, 신뢰할 수 있는 지역 내 재생 가능한 전력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에너고랩스 시스템의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카이카이 양은 에너고랩스의 최우선 순위로 기존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사업 활성화를 꾀하는 건 물론 이를 위해 사용자와 시장에 꾸준히 이에 대한 교육 등 설득 과정을 거치면서 생태계를 구축해 결국 블록체인 에너지를 포괄적인 개념으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고랩스는 같은 비전을 공유한 어떤 기업이나 개인과도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Energo from Ray Chu on Vimeo.

물론 다른 한편으로는 연구팀이나 기금, 정부 기관 같은 곳과의 협력이나 지원도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에너고랩스는 지난 4월 유엔환경계획 아태 저탄소 라이프스타일 챌린지(Asia-Pacific Low Carbon Lifestyles challenge) 도전 과제에서 우승자로 선정되면서 프로젝트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 또 싱가포르 스타트업 미디어가 개최하는 행사인 E27에서 어워드(Judges’ Choice Award) 수상을 하고 인도 타타 소셜알파 챌린지(Tata Social Alpha Challenge)에서도 결선 30팀에 진출하기도 했다.

에너고랩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에너지 거래 모델을 통한 에너지 혁명을 꿈꾸고 있다. 개인간 거래 더 나아가 이런 DAE 사용자를 묶은 커뮤니티간 거래, 유연한 시스템을 통해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사물인터넷 기기와 연동해 충전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미래를 꿈꾸는 것이다. 에너고랩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한편 카이카이 양 에너고랩스 COO는 오는 6월 14일 서울 공덕 서울창업허브에서 개최되는 GSC(Global Startup Conference) in HUB 행사에 참석, “탈중앙화 자원 거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주제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GSC in HUB는 블록체인과 스타트업을 주제로 내걸고 카이카이 양 외에도 로저 버(Roger Ver) 비트코인닷컴 CEO, 네이든 썬(Nathan Sun) 큐바오 COO, 나카노 텟페이(Teppei Nakano) 남코인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서 다양한 분야와 접목을 시도 중인 블록체인 생태계를 조망할 예정이다. 행사는 무료다. GSC in HUB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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