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현지 기업 인큐베이터, 누가 좋을까?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 스타트업은 많다. 하지만 이 중 중국에 대해 잘 이해하는 인재를 충분히 고용하는 업체는 드물다. 한국 사회에 중국 사업 전문가가 드물뿐더러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인재의 몸값 역시 만만찮기 때문.

최근 이런 국내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 스타트업 보육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내에서 주로 중국에선 통념적으로 액셀러레이터까지 포함한 범위 개념으로 활용되는 기업 인큐베이터가 그들이다. 기업 인큐베이터는 중국 내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거나 자신만의 특장점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이런 추세는 중국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 없는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1∼2년 새 국내 스타트업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 인큐베이터 수가 부쩍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몇몇 국내 스타트업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심천이나 상하이 등지에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도 했다.

“어떤 인큐베이터가 우리 사업에 가장 잘 맞을까.”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 중국 기업 인큐베이터를 만나고 온 스타트업 대표가 필자에게 자주 물어보는 질문이다. 컨퍼런스에서 여러 중국 인큐베이터와 상담을 하고 왔는데 각각 저마다의 특색과 장단이 있어 어디와 일을 해야 할지 쉽게 판단이 안 선다는 의견이다.

절대적인 건 아니지만 중국 현지 인큐베이터 특색에 따라 간단하게 구분하면 대중창업공간, 하드웨어 빌딩 전문 인큐베이터, ICT 기업 배경 인큐베이터, 부동산·매체 기업 배경 인큐베이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중관촌에 위치한 차고카페, 3W카페 등으로 유명해진 대중창업공간은 대부분 아직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부분 카페 형태로 만들어진 대중창업공간은 차 한 잔만 구입해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상당수 예비창업자나 초기 창업자가 이곳에 상주하며 창업 관련 정보를 교류하고 팀 빌딩을 해 나가고 있다.

잉단, 대공방으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전문 빌딩 인큐베이터는 주로 하드웨어의 성지로 불리는 심천에 집중되어 있고 현지에 위치한 수많은 공장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주로 시제품 제작이나 제품 양산을 고민하는 스타트업이 빠르고 낮은 원가로 고민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인큐베이터를 찾는다.

대형 ICT 기업과 협력 방향을 찾는 스타트업은 알리바바나 텐센트, 바이두 같은 ICT 기업이 설립한 기업 인큐베이터와의 제휴도 고려할 만하다. 현재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이 된 기업 상당수가 이들 ICT 기업 계열 인큐베이터에서 육성되다가 모기업 플랫폼의 정식 구성원으로 편입되어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을 모기업으로 둔 기업 인큐베이터는 시 중심이나 학군이 좋은 지역에 비교적 넓고 많은 인큐베이팅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만일 사업 특성상 지방 정부와의 관계 구축이나 전국 단위 사업 확장이 중요하다면 이런 부동산 기업 배경이 있는 인큐베이터와 협업을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언론 매체를 모기업으로 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는 모기업의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네트워킹이나 데모 활동 등을 자신들의 장점으로 삼는다. 중국 내 다양한 플레이어와의 협업이나 뛰어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다면 이들을 우선적으로 파트너로 검토하는 걸 권한다.

이제까지 언급한 몇 가지 종류 외에도 중국에는 정부나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인큐베이터나 외국 펀드를 배경으로 하는 인큐베이터 등이 활동 중이다. 전자는 주로 중국인 창업자 수를 늘린다거나 산업 내 신기술을 배양하는 걸 목표로 하는 만큼 우리나라 같은 외국 스타트업 협업 요구가 상대적으로 낮다. 후자는 인큐베이팅 과정에서 영어를 활용하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국 기업을 중국에 진출시키는 것보다는 중국에서 상품이나 비즈니스를 빌드업한 기업을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또 중국 내 네트워크 구축도 상대적으로 지원 서비스가 부족할 수 있어 협업 파트너로는 검토할 때 사업적인 궁합을 잘 따져봐야 한다.

집계하는 곳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중국 내 스타트업 보육기관으로 등록해 활동하는 기관 수는 최소한 4,000개 이상이다. 위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것처럼 팀 빌딩과 사무공간 제공, 정부 관계 구축, 대기업 파트너십 기회 제공 등 인큐베이터마다 중점을 두는 기능이 판이하게 다르다. 따라서 중국에 진출하려고 현지 인큐베이터를 알아보려는 국내 스타트업이라면 업체 배경을 확인하거나 포트폴리오를 되짚어 보는 과정을 필이 진행하기를 추천한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