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캠퍼스가 HW스타트업 지원에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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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6일 스타트업 15개사가 한 자리에 모였다. (사)아르콘이 운영하는 스타트업캠퍼스(START UP CAMPUS)가 2018 스타트업캠퍼스 하드웨어 스타트업 지원사업 최종 데모데이가 열린 것.

스타트업캠퍼스가 하드웨어 스타트업 지원에 나선 이유는 이렇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전체 투자 규모 중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1∼2% 가량. 초기 제품 아이디어는 물론 제품 양산까지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활성화에 소요 시간이나 비용이 상당하다. 그 탓에 여느 스타트업과는 남다른 고비를 극복해야 한다. 스타트업캠퍼스 하드웨어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바로 이 같은 초기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양산까지 활용할 지속 가능한 시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걸 목적으로 한다.

지원 사업에는 하드웨어 제작을 위한 소양 교육은 물론 시제품 제작과 타당성, 고객 발굴, 시제품 제작 과정 시뮬레이션 등 팀별 코칭이 이뤄지며 우수 스타트업에게는 시제품 제작 지원금과 심천 대공방 시제품 제작 연계까지 이어간다. 지난해 사업에는 23개 스타트업을 선발해 지원한 바 있다.

이번 데모데이에서 시제품 제작 지원금과 전시회 참가 지원금 등 총 5개 업체를 선발해 총 상금 3800만원을 지원했다. 물론 시제품 지원금이나 전시회 참가 지원금도 중요하지만 하드웨어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1회성 지원보다는 지속성에 있다. 그렇다면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위한 지속 가능한 모델의 조건은 뭘까. 최종 선발된 3개 스타트업을 만나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지속 조건을 물었다.

◇ 스타트업캠퍼스 멘토링 “지속가능 모델 배웠다”=고소영 모아컴퍼니 대표는 오즈인큐베이션센터 입주사이기도 한 모아컴퍼니를 이끌고 있다. 모아컴퍼니는 무선 충전 모듈과 시리즈 데스크 액세서리를 제작한 곳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데스크테리어를 구축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표방한다.

고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스타트업캠퍼스에 입주했다. 공동 창업자 3명과 디자이너 4명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모아컴퍼니가 내놓은 제품은 본체 측면을 3개까지 가로로 연결해 동시에 충전을 할 수 있다. 고 대표는 “무선 충전기를 만들자가 아니라 책상에서 선을 없애자는 게 아젠다”라고 말한다. 물론 데스크인테리어에 맞춰 예쁜 무선 충전기면서도 책상 위 잇 아이템이 되자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모아컴퍼니는 책상 위를 좀더 깔끔하게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 제품을 꾸준히 만들려는 목표여서 기존 IT 업체와는 조금 다른 결을 품고 커가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기계라는 느낌이 블랙, 화이트라면 모아컴퍼니의 색은 그린이나 핑크, 화이트 등 가구를 닮은 색감을 추구한다.

물론 이 같은 시작이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고 대표는 “팀원이 없을 때가 데스밸리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고 대표가 느낀 두 번째 데스밸리는 금형을 파고 제품을 파는 순간이다. 하드웨어는 한번 만들면 수정이 어렵고 비용도 어마어마하기 때문. 그 탓에 과정 하나하나가 힘들고 무겁다. 하지만 시장은 너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찾고 시제품까지 2년이나 걸린 것 역시 고 대표에겐 결정을 위한 무게가 남다르게 작용한 이유이기도 했다.

고 대표는 “확신이 적을 때 힘을 얻을 수 있는 건 지원 정책이었다”고 말한다. 피칭을 통해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고 대표가 말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필요한 도움 중 하나는 멘토링. 이유는 이미 경험을 지닌 하드웨어 분야 대표를 통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현실적 방법을 많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공유 가능한 네트워킹으로 어려운 현실 이겨내=RNS는 로봇 관절을 이용한 블루투스 미러볼 스피커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이다. 로봇 관절과 조명, 휴대용 스피커 3가지를 결합한 것. 음악에 맞춰 로봇 관절이 조명을 쏘면서 음악을 튼다. 중국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대공방에도 선정, 1월 중순 제품 제작을 위해 심천을 찾을 예정이다. 올 여름에는 시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심천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경제특구로 하드웨어 제조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또 화창베이(华强北)에는 대규모 전자상가라 밀집해 제조와 유통 등을 망라한 제조 인프라를 만나볼 수 있다.

김준성 RNS 대표는 시제품을 양산형으로 만들기 위해 시장에서 원하는 가격에 제품 단가를 낮추다 보니 국내보다는 중국 생산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다양한 기능이나 아이디어는 많았지만 고객이 생각한 가격과 기업이 생각하는 기능을 갖춘 제품간 괴리 탓에 간극을 메우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김 대표는 재작년부터 꾸준히 정부 지원 사업에 지원하면서 데스밸리를 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왔다. 사실 올해 좀더 앞으로 갈 로드맵을 짤 수 있었던 것도 든든한 지원 정책 덕이라는 설명이다. 지금은 최대한 재미있게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고비를 느끼지 못한지도 모르겠다면서도 시제품 출시 후에는 판매에 따라 행여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자동차는 기름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듯 회사를 움직이는 건 자금이다.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와 달리 실물이 있어야 하니 더 절실한 게 사실이다. 김 대표는 “그런데 하드웨어 같은 제조업은 한국에선 관심도가 떨어지고 중국 심천 같은 곳에 집중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심천을 보면서 서플라이 체인 같은 인프라가 못내 부러웠다고 한다.

그는 스타트업캠퍼스가 후속 지원이나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제품 상용화 역시 관련 홍보를 함께 얘기해줘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만족한다고. 김 대표는 이런 만족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로 보통 정부 사업과 달리 계속 진행 중인 사업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점을 꼽았다.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통 가능한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 하드웨어 스타트업 관계자를 만나기 어려운데 함께 만날 기회를 제공해 정보 공유가 가능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만족감을 느끼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김 대표의 경우 CTO나 대학교 로봇동아리와 인연을 맺으면서 지금까지 친구로 인연을 이어갔고 특허나 정부 지원 사업 선정, 출원과 등록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해왔다. 당연히 믿음도 커졌지만  초보 같은 느낌도 없잖아 있었다. 스타트업캠퍼스 하드웨어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이런 부분을 보완해준 요소라고 말한다. 이제 지금 진행 중인 중국과의 협업이 원활하게 될 수 있게 협상을 하는 게 김 대표의 가장 큰 목표다.

◇ 체계적인 트레이닝으로 고비 넘겨=티와이(T.I.Y)는 분말 조제와 보관을 위한 디스펜서를 개발한다. 이 회사 김영관 대표는 다양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소에서 근무하다가 바리스타로 커피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물론 커피는 샷으로 곧바로 제조할 수 있지만 녹차나 초코는 파우더를 이용해 만든다는 게 다르다. 음료 제조도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 한다. 그는 설계 전공을 살려서 계량스푼을 이용한 구형 방식에서 탈피해 자동화에 나섰다. 계량스푼 한번과 동일 분량을 버튼 한번만으로 처리할 수 있게 기존 과정을 30% 가량 개선한 것이다. 티와이는 이 같은 마켓 솔루션 지원 사업에서 검증을 받아 스타트업캠퍼스에서도 하드웨어 지원 사업에 선정되게 됐다.

김 대표는 “설계는 사흘 만에 끝냈지만 3D 인쇄 후 위생이 가장 고민이었다”고 말한다. 점주가 청소를 하기 쉽게 그리고 가격에 민감하니 낮춰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고민의 무게는 모델 수정이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는 것에서도 어림짐작할 수 있다. 물론 김 대표는 3만 7,000명 가량 고객에게 SNS를 통해 검증 과정을 거친 뒤 확신이 들어 4월쯤 제품화를 할 계획이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고비는 어떤 것일까. 상품화 전이다. “금형 제작을 지나 상품화 전이 데스밸리라 생각하니 아직도 겁나서 못 넘고 있는 중”이란다. 이런 점에선 퇴직금은 건드리지 못하고 창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드웨어 지원 사업금이 얼마나 축복인지 모른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느끼는 고비를 넘을 수 있는 지원 사업 분야가 무궁무진한 편이지만 핀테크 같은 분야와 달리 하드웨어는 지원 분야가 상대적으론 적다고 말한다. 경기도 쪽의 경우에는 지원을 많이 해줘서 그나마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경기도 지원이 가장 많다고 해서 사업자 역시 경기 지역으로 냈다. 스타트업캠퍼스는 멘토와 높은 유대관계 형성은 물론 마치 학교처럼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트레이닝을 해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평한다.

김 대표는 “올해는 성과를 낼 귀중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40대 중반 남성이 퇴직하고 할 수 있는 일은 택배 승하역일 뿐이었다고 한다. 직장 생활 땐 월급에서 꾸준히 빠져 나가던 세금으로 혜택을 받아 정부 지원 사업도 받고 교육을 받는 만큼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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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IT칼럼니스트
/ wasabi@venturesquare.net

신제품을 써보는 게 좋아 덜컥 입사해 버린 PC활용지 기자를 거쳐 이제는 15년차 생계형 글쟁이. 바퀴 달린 모든 것을 사랑하며 질주를 즐기는 드라이버/라이더/스키어. 그리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Dre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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