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패션, 기술의 결합 ‘스타일테크’가 온다…

스타일과 테크, 따로 떼어 보면 어려운 말은 아니지만 둘을 합쳐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타일테크’ 이름도 생경한 단어는 패션, 뷰티, 리빙과 같은 생활 분야에 정보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패션계 넷플릭스로 불리는 스티치픽스가 대표적인 예다. 스티치픽스는 고객 기본 데이터에 인공지능 알고리즘, 코디네이터 협업을 통해 이용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과 액세서리를 추천, 배송해주고 있다. 스티치픽스가 지난해 달성한 연간 매출액은 1조 5,000억 원으로 유효고객 2,700만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도 이른바 스타일테크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AI 기반 패션 원단 거래 플랫폼 패브릭타임, AI 피부 분석 및 제품 추천 서비스 룰루랩, AI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 지그재그가 대표적 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추산 약 80여개 스타트업이 활동 중으로 뷰티, 패션,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블록체인과 기술을 접목해 정체된 영역에 혁신을 불어넣고 있다.

스타일테크라 불리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지만 해외와 비교하면 아직 태동기에 가깝다. 역량있는 스타일테크 기업이 시장이 진입해  성장하기까지 필요한 건 뭘까.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2019 스타일테크 데이에서는 스타일테크 기업과 액샐러레이터, 투자자, 기관 관계자가 참여해 스타일테크 생태계 조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유진 스파크랩 대표는 스타일테크 스타트업에 대해  이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이어 “뷰티, 패션 분야의 경우 해외에서 한국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라며 “작은 틈에서 기회를 포착해 나가되 피봇을 두려워말고 더 큰 기회를 물색하라”고 전했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은 2012년부터 미미박스, 어반베이스, 헤브해드, 스와치온 등 스타일테크를 발굴, 투자해왔다.

이 중 미미박스는 월정액 2만원 대 화장품 정기 구독 박스로 시작했다. 이미 한국과 외국에 비슷한 서비스가 없는 건 아니었다. 미미박스는 데이터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2만 원 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알찬 상자를 제공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끌어 모았다. 이후 데이터가 쌓이면서 트렌드가 분석되고 소비자 분석 패턴에 기반한 PB 브랜드를 선보였다. 현재 미미박스는 미국 최대 화장품 회사 세포라와 협업해 PB 브랜드를 해외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헤브해드의 겨우 스마트 줄자와 사이즈 추천 알고리즘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마켓플레이스로 피봇한 사례다. 스마트 줄자와 모바일을 연동하면서 데이터를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데이터 기반 추천 사이즈 알고리즘을 도입하면서 반품률을 줄이는 것에서 나아가 자체 상품 제작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는 인플루언서 마켓플레이스로도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김 대표는 “미미박스도 박스로 시작해 이커머스, 자체 PB 브랜드 사업을 통해 전 세계에 한류를 알리고 있다. 어반베이스도 설계 도면을 2D에서 3D로 보여주는 플랫폼에서 현재는 리빙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했다”며 “스타트업은 작게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수많은 시도와 실패에도 좌절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전언이다. 김 대표는 또 “국내 스타일테크 기업이 혁신 리더로, 퍼스트무버로 나아가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올해부터는 스타일테크 발굴 및 육성 정책도 뒷받침 될 예정이다. 강필현 디자인진흥원 동반성장본부장은 “역량있는 스타일 테크 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기존 산업 플레이어와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산업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생태계기반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게 네 가지 골자로 정책이 추진될 예정이다. 정책연구와 비즈니스 융합 거점 구축, 유망 기업 성장 지원을 목표로 ▲대기업-스타트업 동반 성장 모델 마련 ▲스타일 테크 기업 전용 공유 공간 구축 ▲디자이너, 개발자 등 핵심인력 확보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한 수출 바우처 사업 확대 등이 진행된다. 스타일테크 공유공간의 경우 고정형과 개방형으로 마련되며 고정형 공유 공간은 올해 4월 중 구축 예정이다.

박건수 산업통상자원부 혁신실장은 “초기 자금부터 후속투자, 시장, 인력 확보, 글로벌 진출까지 스타일테크 기업이 안고 있는 고충을 하나씩 지원해나갈 예정”이라며 “스타일테크 현주소와 성장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스타일테크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I 패션 코디네이터, 가상 헤어 스타일링 등 스타일테크 기업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스타일테크 경험 스튜디오가 14일까지 갤러리아포레에서 운영된다. 경험스튜디오에서는 온라인 원단 수출 판매 플랫폼 패브릭타임, 증강현실 기반 주얼리 체험 서비스 로로젬, 디지털 기상 의류 디자인 솔루션 디쓰리디, 맞춤형 셔츠 제작 배송 서비스 헤브헤드 등 15개 기업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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