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건강관리앱이 말하는 헬스케어 트렌드

마이테라피(MyTherapy)는 복약 알림과 건강 관리를 해주는 앱이다. 독일 뮌헨에 위치한 동명 기업이 개발한 것으로 단순히 약 먹는 시간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만성질환자 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어 포함 16개 언어 지원하는 건강관리앱=마이테라피는 처방된 모든 약 가운데 절반이 잘못 복용하거나 전혀 복용하지 않는다는 세계보건기구 WHO의 연구 결과를 본 공동창업자 세바스티안 개데(Sebastian Gaede), 필립 레게(Philipp Legge). 율리안 베디게(Julian Weddige) 3인이 지난 2012년 설립, 개발한 것이다. 복잡한 치료 일정이라도 간단한 목록으로 바꿔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를 담은 것.

애플 음성비서 기능인 시리(Siri) 단축어 기능을 탑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본인의 건강관리 요구에 맞게 단축어만 설정하고 음성 명령을 보내면 필요한 약이나 치료, 수치 측정, 운동 일정 등을 알려준다. 제 시간에 약을 먹고 혈당과 혈압, 체중 등을 측정할 수 있게 알림을 보내주고 운동이나 가벼운 산책 같은 항목도 알려줘 하루 복약 일과를 끝낼 때까지 계속 알림과 항목 체크를 돕는다. 그 뿐 아니라 동기 부여를 위해 친구 혹은 가족과 복약 여부를 공유하는 팀 기능도 지원한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마이테라피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 세계 다운로드 100만을 넘어섰고 iOS와 안드로이드를 합친 사용자 수는 92만 명이다.

마이테라피는 유럽 뿐 아니라 한국어를 비롯해 16개 언어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마이테라피가 한국어 지원을 시작한 건 지난해 9월부터다. 사용자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전체 등록 수는 2만 5,000명, 일반 사용자 수는 9,000명이라고 한다. 직접 진출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다.

마이테라피는 물론 앞서 설명했듯 한국어를 포함해 모두 16개 언어를 제공한다. 개발 시점부터 독일이나 유럽 뿐 아니라 아시아와 북미를 포함해 전 세계 사용자가 모두 쓸 수 있는 앱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커뮤니티를 맡고 있는 최지혜 매니저에 따르면 독일 기업이지만 명칭을 독일어가 아닌 영어로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

독일 헬스케어 시장 트렌드는=그렇다면 뮌헨에서 국내 시장에 진입한 이 독일 기업은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일단 의료 기술이나 인프라 면에선 상당히 진보되어 있는 시장이라는 칭찬 섞인 답이 돌아왔다. 건강에 관심 높은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스마트 의료기기가 나오는 동향을 봐선 독일 헬스케어 트렌드와 비슷한 면도 있어 친근한 느낌도 있다는 것.

다만 마이테라피 측이 시장 조사를 한 결과 회사가 목표로 하는 복약 순응도 개선을 돕는 앱 중 복약 알림과 건강 상태 추적에 초점을 둬서 뚜렷한 성과는 내는 자사 앱이 당초 예상과 달리 없는 걸 보고 한국어 버전을 내놓고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는 설명이다.

독일 시장의 경우 전반적으로 따지면 전 세계적으로 메가 트렌드 격인 인공지능이 빠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독일은 유럽에서 영국에 이어 2번째로 큰 인공지능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수도 베를린은 영국 런던에 이어 인공지능 스타트업 허브를 2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챗봇과 고객 상호 관리, 음성 기반 기술, 인포테인먼트, 핀테크 등 여러 분야에서 고루 두각을 나타낸다.

독일 시장의 헬스케어 시장 트렌드를 물었더니 첫 번째로 드는 건 원격 진료(Telehealth)다. 지난 몇 년간 원격 진료 합법화는 독일 의료계에서도 큰 화두였다고 한다. 지난해 5월 독일 의사총회(Bundesärztekammer)가 의사와 환자간 원격 의료 상담을 가능하게 해줄 행동규범을 바꾸도록 투표를 진행했다.

물론 아직 직접 접촉으로 이뤄지는 진료를 선호하지만 2017년 가을부터 원격 진료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인 바덴뷔르템베르크주(Baden-Württemberg)의 경우 독일 의사들도 원격 진료의 유망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이다. 환자 데이터를 이용해 진찰할 때 최대한 병을 일찍 진단할 수 있게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 구축을 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6P-메디슨(6P-medicine) 그러니까 예측 가능(Predictive), 예방 가능(preventive), 증거 기반(proof-based), 환자 중심(patient-centric), 개인 맞춤화(personalized), 정확도(precise) 시대를 향한 독일 의료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말해주는 것이다.

빅데이터베를린센터(Big Data Berlin Center)나 스마트데이터포럼(Smart Data Forum) 같은 단체가 활발하게 관련 포럼을 개최하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지난해 11월 5일에는 스마트데이터포럼과 프랑스대사관이 공동 개최한 행사(AI in Health : French – German Perspectives)를 통해 인공지능의 당뇨병 퇴치 지원 방안, AI를 진단 도구로 사용해 치료를 높일 방법 그 중에서도 정치적 틀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또 게놈 분석에 AI를 적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 뿐 아니라 랩온어칩(Lab-on-a-chip) 시스템을 이용한 POC(Point-of-Care) 진단이나 소량 샘플로 완전한 분석을 할 때 이용하는 다중배열(multi-array) 시스템 같은 IVD(In-vitro diagnostics) 진단, 내비게이션과 기기 묘사 혹은 혼합 영상 과정과 결합한 3D 영상 같은 게 대표적인 독일 헬스케어 시장 트렌드라는 설명이다.

시장에 진출할 국내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마지막으로 독일에 진출하려는 한국 스타트업에 해줄 조언이 없냐고 물었다. 독일에서 B2B 사업을 한다면 초점은 대형 병원과 의사 사무실, 약국에 있다. 독일 내 대형 병원 대부분의 의사 결정 과정은 꽤 복잡하다. 보통 의사결정기구가 한 병원 안에도 10개 이상 다를 만큼 다양하다. 협업을 한다면 먼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지체되는 걸 자주 접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독일은 EU 권역에서도 복잡하고 까다로운 의료 규제를 가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헬스케어 시장 하나에 국한된 게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창업을 한다면 필요한 서류 제출에서 은행 계좌를 여는 것까지 모든 단계에 여러 서류 절차가 따르는 탓에 국내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사업자번호를 받는 데에만 2∼3개월이 걸리기 일쑤다. 또 이런 모든 절차는 사내에 독일어 구사자가 없다면 매우 어렵다고 조언한다.

다만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스타트업이 독일을 찾는 이유는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마이테라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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