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쉬코리아 사태, 사과 후에도 남은 과제

벤처스퀘어가 지난 7월 29일  <반복되는 스타트업 학위 부풀리기 논란> 보도한 이후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가 학력 위조 논란 관련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30일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유 대표는 관련 의혹을 모두 인정하면서 “긴 학업 기간이 콤플렉스였고 이를 감추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부풀렸던 것 같다”며 “사업 성과로 평생 갚아나가겠다”고 밝혔다.

당장 문제보다 후속 투자 영향 가능성”=그렇다면 이번 사태가 메쉬코리아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 일단 회사 내부에선 적잖은 당혹감을 넘어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한다고 한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리는 것도 일단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메쉬코리아 투자사 관계자는 “계속 회자되면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린 큰 기업은 이미지 관리상 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후속 투자다.

메쉬코리아는 설립 후 성장 가능성만으로 네이버, 현대자동차, 휴맥스 등 10여 곳으로부터 900억 원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최근에는 중기부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되며 성장 가능성을 한 차례 더 인정받았지만 적자인 상황에서 사업을 유지, 확대하려면 후속 투자 등 지속적인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 실제로 메쉬코리아 매출은 2017년 300억원에서 2018년 73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배달대행수수료 비용이 660억원에 달하는 등 영업비용이 870억원 상당으로 매출이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지난해 메쉬코리아 당기순손실은 164억원이다.

한 금융업 관계자는 “메쉬코리아가 현재 적자인 상황을 벗어나 이익이 나려면 매출이 지금보다 상당히 증가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흑자 전환에는 시간이 걸릴뿐더러 대표 신뢰도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후속 투자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떨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메쉬코리아 내부에선 벤처스퀘어 기사 보도 전 주요 주주가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 대책 회의에선 일부 주주가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사퇴를 권유했지만 유 대표가 거부했고 주주간에도 편 가르기 끝에 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VC 관계자는 “대표가 신뢰를 잃은 만큼 다음 투자 라운드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스타트업은 대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대체 인물이 없는 한 주주도 신중하게 향후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900억 투자에도 부실했던 레퍼런스 체크=메쉬코리아 주요 투자사의 입장은 뭘까. 메쉬코리아 주요 주주는 네이버 20.9%, 현대자동차 10.1% 등이다. 메쉬코리아에만 단독으로 240억원을 투자한 네이버는 메쉬코리아 지분 20% 이상을 쥐고 있는 것. 16.8%를 보유한 유정범 대표보다 많은 비율이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직 내부에서 상황 파악이 안 된 상태”라고 답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메쉬코리아에 225억원을 투자해 지분 10.1%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측은 “당일 기사를 확인했지만 답변은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두 기업 모두 200억원 넘게 투자했음에도 사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 거짓 학력으로 사과까지 한 상태지만 해당 대표에 대한 레퍼런스 체크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나 대응책에 대해선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점차 늘어나는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가 건실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도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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