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가 알아야 할 ‘급여 체크포인트’

[스타트업 리걸 클리닉] 창업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가능하지만 창업의 성공과 회사의 영속은 결국 인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회사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해당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나열하고, 인재경영, 인재우선 등을 말하며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스타트업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오히려 1인이 다수의 역할을 해야 하고 소수 직원들의 단합이 중요한 스타트업에서 어떤 직원을 고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에서보다 더욱 중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창업 이후 계속된 퀀텀점프를 하려면 적합한 인물의 결합이 중요합니다.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서 회사의 비전과 목적을 공유하며 주인의식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회사의 주인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자들에게 주인의식만 강조할 순 없기에 지분 제공 및 권한 분배와 같은 과감한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것 역시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회사 초창기부터 함께 했던 직원들이 회사가 발전해 감에 따라 결합하는 경력직 등 과의 불평등으로 인해 소외감,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이들에게 적절한 대우와 보상을 해 주는 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직원에 대한 보상 중 가장 중요하고 기본인 것은 단연 ‘월급’일 것입니다. 사용자는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최저임금 이상의 범위에서 자유롭게 협의해 임금을 정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와 근로자간의 사용종속계약인 근로계약은 서면이 아닌 구두합의만 해도 성립합니다. 다만 사용자와 근로자간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서면으로 그 내용을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기에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임금 등 주요 근로조건의 명시·서면 교부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사자 간의 합의 또는 근로자의 거부 표시가 있더라도 위의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서 작성을 생략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에서는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해 근로자에게 교부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하며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 지급해야 한다‘는 임금 지급의 4가지 원칙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제3자가 근로자의 임금을 가로채지 못하도록 근로자 본인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해야 하고 임금의 부당한 공제로 근로자의 생활불안이 초래되지 않도록 근로자에게 임금의 전액을 지급해야 하며, 현금, 상품권 등이 아닌 국내법에 의해 강제통용력이 있는 통화를 지급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매월 1회 이상 일정하게 정해진 기일에 임금을 지급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근로계약서가 잘못 작성된 경우 즉 사용자와 근로자가 근로조건을 자유롭게 협의했더라도 해당 근로조건이 근로기준법 상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부분에 한해 무효로 하고,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으로 바뀌어 적용됩니다.

근로기준법 제11조에는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근로기준법 일부 규정의 적용을 제외하고 있는데 적용이 제외되는 대표적인 조항은 연장근로 등의 시간제한과 수당지급, 연차휴가 제공, 사용자의 귀책으로 인한 휴업 시 휴업수당 지급, 근로자 해고 시 서면 통지 및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이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제외 규정에 포함되지 않아서, 근로자 1명 이상인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정규직,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고, 수습사용 중에 있는 자(1년 미만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는 제외)에 대해서만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의 기간에 대해 최저임금액의 10%를 감액해 지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위반한 사업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2020년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8,590원입니다. 주5일 8시간을 근무하는 근로자에게는 최소 1,795,310원의 월급을 지급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근속수당, 결혼수당과 같이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나 그 외의 임금, 생활보조 또는 복리후생을 위한 임금 등은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임금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에게 책정된 수당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확인해 임금을 산정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사업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데, 근로자의 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일시에 지급해야 하는 퇴직금의 액수가 커지므로, 일부 사업장에서는 근로자와 합의 후 월급에 일정액의 퇴직금을 포함해 지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퇴직금은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시점에 발생하는 채권으로, 이와 같은 사정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해 지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판결입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월급과 구분해 퇴직금을 분할해 지급했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퇴직금 발생사유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퇴직금분할약정은 무효이나, 기존에 근로자가 수령한 퇴직금은 법률상 원인 없이 수령한 금원이 되어서 사용자는 해당 금액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을 청구 할 수도 있습니다.

근로자 입장에서 월급날은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이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벌써 한달이 지났나’라는 생각이 드는 가장 두려운 날일 수 있습니다. 특히 현금유동성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경우, 사용자 입장에서 월급날은 더 큰 고통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동분서주 하는 대표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근로자라도 월급이 2∼3개월 미납된다면 그 회사에 계속해서 충성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근로의욕의 저하는 해당 직원의 퍼포먼스, 성과로 바로 연결될 것입니다.

따라서 월급날이 근로의욕이 저하되는 날이 되지 않도록, 잠재력은 있지만 당장의 유동성이 없는 스타트업의 경우 최초 근로자 월급을 설계할 때 스톡옵션(Stock Option, 주식매수선택권),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지분 분배 등 해당 근로자 별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임금을 설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최근 미국의 한 부동산 회사 대표가 송년 파티를 개최하면서 그동안 고생한 직원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120억원에 이르는 보너스를 지급했다는 훈훈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 스타트업 대표도 회사가 잘되어 함께 고생한 직원에게 예상하지 못한 깜짝 보너스를 지급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직원들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상상하며 월급날을 기다린 위 부동산 대표처럼 스타트업 대표들도 월급날이 기다려지는 기업을 운영하길 기원하겠습니다.

스타트업 리걸 클리닉은 스법센(스타트업을 공부하는 청년 변호사 모임, 한국법조인협회 스타트업법률센터)과 벤처스퀘어가 진행하는 연재물이다. 스법센은 법률 뿐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과 사업모델, 성공 케이스에 대해 공부하는 변호사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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