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공 위해 존재하는 VC

주인공은 아니지만 밴드에서 꼭 필요한 베이스처럼 초기 창업자 옆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는 벤처캐피털이 있다. 바로 기타 베이스의 이름을 딴 베이스인베스트먼트다. 강준열 베이스인베스트먼트 파트너는 “문제를 푸는 창업가가 보컬과 리드기타를 맡아서 무대에 나서고 우리는 창업자가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도움을 주는 역할”이고 말했다.

베이스인베스트먼는 2019년 3월 신현성, 강준열 파트너가 주축이 돼 설립됐다. 둘은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  하면서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투자 회사 관리도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의기투합,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VC를 출범한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강점은 현업에서의 경험이다. 사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주요 인력은 금융 산업분야에서 경험이 적은 편이다. 투자사로는 단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구성원이 PC, 플랫폼 회사, 이커머스 등에서의 경험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재무적 투자 외에 창업가가 회사를 성장시킬 때 필요한 조언들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 강 파트너는 “단지 파트너들의 경험만이 아니라 성공한 창업가를 LP로 끌어들여 창업가에게 지혜를 나눌 수 있도록 하고 벤처파트너 같은 제도를 통해서 성공한 창업가와 성장 중인 창업가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체계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추천 방식을 적극 활용한다. 성공한 창업가 주위의 스타트업을 소개받거나 투자 포트폴리오사로부터 스타트업을 추천받는 식이다. 투자 검토는 재무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멤버들의 현업 경험을 기반으로 서비스, 시장 중심적으로 검토를 진행한다. 투자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승현 이사는 “서비스의 초기 성과 지표와 성장 가능성을 빠르게 읽어내고 시장 트렌트 예측을 통해 재무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 한발 빠른 투자를 지향한다”며 “투자 후에는 자금 외에도 초기 기업이 성장하는 데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결정은 투자 단계에 따라 포인트가 다르지만 모든 단계에서 팀의 성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김 이사는 “시드 단계 기업이라면 첫째는 풀고자 하는 문제의 중요도와 크기를 살피고 둘째는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팀의 역량을 주로 살핀다”며 “가치가설을 입증하고 유기적 성장을 만들어내야 하는 곳은 주로 제품,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처음부터 매출이 나면서 성장하는 유형의 경우에는 유닛 이코노믹(Unit Economics)를 면밀히 따지고 어느 시점에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지를 살펴본다.

강 파트너는 스타트업 생태계 개선을 위한 조언도 전했다. 그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스타트업이 주도산업이 되려면 해당 영역으로 인재 유입이 지속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이 아직도 9급 공무원, 의사, 변호사를 선호하는 상황”이라며 “정치사회 생태계가 나서서 70~80년대 수출산업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처럼 스타트업 산업에 참여하려는 인재에게 체계적인 인센티브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병역특례 같은 제도다. 병역특례 제도는 지금 30~40대 스타트업 리더를 만들어 주는데 매우 큰 역할을 했고 이런 수준의 체계적 인센티브가 제공된다면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로 나아가고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돕는 성장 단계 투자 필요성도 언급했다. 강 파트너는 “시리즈 A 투자사는 늘어나고 있지만 시리즈 C이상의 단계서 투자를 해줄 수 있는 한국 펀드가 많지는 않다. 이는 아직 이 단계의 투자가 매력적이라는 것을 못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지금처럼 일부 스타트업이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고 이 투자들이 계속해서 성과가 나면 결국은 한국 투자자들도 이 경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77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조성했다. 1호 펀드와 마찬가지로 창업자 위주로 출자자를 구성했으며 프리시리즈 A 단계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1호와의 차별점은 투자금액이다. 김 이사는 “1호에서는 산업 경험도 적고 용기가 많지 않아서 최대 투자금을 보수적으로 관리했는데 2호 펀드에서는 단독 투자로도 스타트업의 펀딩 라운드에 필요한 자금을 다 제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투자당 금액을 관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 파트너는 “‘우리는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 존재한다‘가 회사의 미션인 만큼 우리의 작은 노력이 함께하는 스타트업의 성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우리가 도움이 된다면 이  일을 가급적 길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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