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놓치는 틈 메운다… 공공의 역할 충실히 할 것”

“공공은 민간과 다른 범주에서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고민한다. 소외된 영역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봐주면 좋겠다” 임정운 서울창업허브 센터장이 말했다. 임 센터장은 서울시 산하 서울창업허브에서 창업기업 보육, 성장 정책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서울창업허브는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뒷받침’ 한다는 기조를 세웠다. 실질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 인프라, 글로벌, 인재, 투자 분야에서 활동하는 민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다. 민간 주도 창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 지 꼬박 1년이 지났다. 임 센터장은 다시 민간 전문가 9인을 찾았다. 정책 시행 과정에서의 보완점을 찾고 민간과의 긴밀한 협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현장 목소리를 들어본 소감에 대해 임 센터장은 “고민이 깊어졌다”고 답했다. 민간을 주축으로 인프라, 투자, 글로벌 성장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도 안게 됐다. 임 센터장은 “9인의 전문가가 말한 것처럼 창업허브는 창업생태계 큰 틀을 그리고 전문분야별 실력 있는 민간 플레이어가 주축이 될 수 있는 환경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며 “방향성을 유지하되 더 선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전문가 의견을 듣는 동안 공공을 바라보는 시선 혹은 오해와도 정면으로 마주했다. 공공이 민간의 역할을 침해한다고 보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임 센터장은 “생존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이 자본 논리에 충실하다면 사람들이 공공에 거는 기대는 ‘공정성'”이라며 “공공은 민간이 놓치고 있는 틈을 메워주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공공이 실적을 위해 이미 잘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기보다 생존과 도움이 절실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지원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임 센터장은 “서울창업허브 역시 공공기관으로 좀비기업을 줄이고 내실 있는 지원을 이끌어 가는 공공의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생존 이후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간과의 접점도 키워나갈 예정이다. 임 센터장은 “민간이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창업허브의 경우 지난해부터 유망 기업 선발 단계에 민간파트너스가 참여하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다. 발굴 채널을 다각화하는 것은 물론 민간 투자사의 후속 투자를 고려해서다.

올해는 전문가 의견을 고려해 생태계 만남의 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임 센터장은 “전문가 의견 청취 당시 대기업과 우수 인력이 서울에 집중된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교류하는 장을 주도해달라는 요청이 인상적이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기업과 연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는 CJ E&M 오쇼핑을 시작으로 협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향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따른 창업정책도 마련했다. 산업, 비즈니스, 일자리 변화에 따라 성장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지고 투자가 경색된 현 상황에서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임 센터장은 “고용안정 지원 및 환경변화에 따른 신규사업 및 아이템 발굴, 비대면 연계 서비스 산업 확대 등에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투자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은 물론 기업가치 저평가 등으로 위축된 투자 시장에서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창업생태계는 전문가, 기업, 시민 등 모든 사람을 필요로 하고 서로가 협력해야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부족한 시간을 나눠서라도 더욱더 많은 다양한 창업전문가 및 기업들을 만나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해 더 나은 지원프로그램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