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맨의 스타트업 가이드]개인사업자vs법인, 어떻게 시작할까?

스타트업이 사업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법률 문제 중 하나는 아마 ‘법인’ 설립일 것입니다. 초기에는 개인사업자로 사업을 운영하다가 법인 형태로 전환해야 하는지, 처음부터 법인을 설립하여 사업을 운영해야 하는지, 그리고 소규모 법인의 경우 혜택은 무엇인지 등등, 사업 초기단계의 법인설립에 대한 상담 요청도 많았습니다. 법인과 개인사업자의 주요 차이점, 그리고 소규모 회사에 부여되는 절차적 혜택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드릴게요.


법인 VS 개인사업자

스타트업이 사업을 시작하는 형태로 개인사업자와 법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둘 간에 두드러지는 차이점만 언급해 볼게요.

개인사업자는 “내가 곧 사업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업체로 번 돈을 사장 마음대로 쓸 수 있고, 사업으로 인한 책임도 사장이 전부 부담해야합니다. 시작 절차도 세무서나 국세청 홈페이지 홈텍스에서 ‘사업자등록’만 하면 됩니다. 참 간단하죠? 대신 영세업자가 아니라면 법인보다 소득세율이 높습니다. 그리고 경영 상태가 좋더라도 은행 등에게 대외신인도가 낮습니다. 정부 지원 사업 등을 통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죠.

반면, 법인은 “회사라는 별도의 인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인정되는 사람인 것이죠(法人). 그래서 아무리 대표이사라도 회사가 번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없습니다(업무상 횡령, 배임죄가 됩니다). 대신 회사의 손해나 채무를 떠안지는 않습니다. 나와 회사는 별개의 책임주체이니까요. 다만, 법인은 개인사업자와 달리 그 설립절차가 다소 복잡합니다. 정관도 작성해야하고 발기인총회 의사록 등 필요한 서류들이 많죠. 무엇보다 법인은 법원 등기소에 설립등기를 마쳐야 비로소 법적 인격체가 됩니다.

스타트업을 처음에 시작할 때 개인사업자로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스타트업의 특성상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목적이니 별다른 사정이 없다면 처음부터 법인을 설립할 것을 추천합니다. 개인사업자로 시작해서 법인으로 전환하게 되면 개인사업자는 영업양도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동업자나 투자자, 주주들과 주식배분 문제로 갈등을 겪을 수도 있겠습니다. 자금의 원활한 사용을 위해서 개인사업자로 시작하더라도, 꼭 법인설립을 염두에 두시기를 권장합니다.

 

소규모 회사란?

아직 회사를 설립하기 전인 스타트업은 대체로 “소규모 회사”에 해당할 거에요. 자본금 총액이 10억 미만일 경우에는 소규모 회사에 해당합니다. 상법에서는 일반적인  주식회사와 달리 소규모 회사는 설립 및 운영에 있어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게 규정했습니다.

​1. 먼저 정관 작성 부분입니다.
일반 회사는 유효하게 정관을 작성하거나 개정하려면 공증인의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즉, 시간과 돈이 드는 것이지요. 그런데 소규모 회사의 경우에는 발기인들이 도장을 찍거나 서명만 하면됩니다! 간편하죠?

상법 제292조 (정관의 효력발생)
정관은 공증인의 인증을 받음으로써 효력이 생긴다. 다만, 자본금 총액이 10억원 미만인 회사를 제295조제1항에 따라 발기설립(發起設立)하는 경우에는 제289조제1항에 따라 각 발기인이 정관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

2. 잔고증명서 부분입니다.
일반 법인설립 등기를 하려면 은행이 발행한 “주금납입증명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소규모 회사의 경우에는 발급절차가 보다 간단한  ”잔고증명서”만 제출하면 됩니다. 주의해야할 점은 “잔고증명서”를 발급한 당일에는 돈을 출금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상법 제318조(납입금 보관자의 증명과 책임)
납입금을 보관한 은행이나 그 밖의 금융기관은 발기인 또는 이사의 청구를 받으면 그 보관금액에 관하여 증명서를 발급하여야 한다.
자본금 총액이 10억원 미만인 회사를 제295조제1항에 따라 발기설립하는 경우에는 제1항의 증명서를 은행이나 그 밖의 금융기관의 잔고증명서로 대체할 수 있다.

3. 주주총회를 진행할 때 소집절차에 관한 부분입니다.
주주총회 소집절차의 간소화가 별게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소집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주주총회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회사의 의사결정이 취소되거나 주주 간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소규모 회사의 경우에는 주총 10일 전에 통지하면 되고, 전자문서로 통지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주주의 수가 적기도 하고, 매번 만나기 번거로우니 주총 결의를 서면으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전에 전원이 동의한다면요!

상법 제363조 (소집의 통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자본금 총액이 10억원 미만인 회사가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경우에는 주주총회일의 10일 전에 각 주주에게 서면으로 통지를 발송하거나 각 주주의 동의를 받아 전자문서로 통지를 발송할 수 있다.
자본금 총액이 10억원 미만인 회사는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을 경우에는 소집절차 없이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고, 서면에 의한 결의로써 주주총회의 결의를 갈음할 수 있다. 결의의 목적사항에 대하여 주주 전원이 서면으로 동의를 한 때에는 서면에 의한 결의가 있는 것으로 본다.
제4항의 서면에 의한 결의는 주주총회의 결의와 같은 효력이 있다.

4. 마지막으로 이사와 감사입니다.
일반 법인과 달리 소규모회사는 사람이 부족하지요. 그래서 이사는 1명이나 2명만 두어도 되고 감사는 아예 두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감사를 구하는 것이 은근히 부담스럽다고들 합니다. 소규모 회사는 이러한 번거로운 절차를 좀 생략할 수 있어요. 다만, 감사를 선임하지 않으면 법인설립할 때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조사보고서”를 공증받아야 합니다. 이 때 공증비가 상당히 발생하므로 실무상 소규모회사이어도 법인설립할 때 감사를 선임합니다.

제383조 (원수, 임기) 이사는 3명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자본금 총액이 10억원 미만인 회사는 1명 또는 2명으로 할 수 있다.
제409조 (감사) 제1항, 제296조제1항 및 제312조에도 불구하고 자본금의 총액이 10억원 미만인 회사의 경우에는 감사를 선임하지 아니할 수 있다.

부푼 꿈을 안고 창업에 도전하는 지금, 사업확장에 용이하고 상법상 여러 절차 간소화의 혜택까지 부여되는 “소규모 회사”를 세우고 창업의 기초를 다지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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