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 트렌드의 올바른 예, 글로벌가전 SPA브랜드 ‘엘레트론’을 만나다

TV 속 화제성을 평가하는 굿코퍼레이션이 발표한 2020년 7월과 8월, 유난히 주목받는 이름이 있다. 유드래곤, 린다 지, 그리고 비룡. 싹3를 말하고 있음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화제성이 컸다는 것을 증명한다.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듀스의 여름안에서, 고글, 카고바지, 두건 등 90년대 문화에 열광하게 만든 그들을 우리는 이 여름을 싹쓸이 했다고 평가한다.

이와 같이, 바야흐로 레트로의 시대다. 시대가 변하고 그 속도가 더 빨라질수록 옛 것의 대한 그리움도 커져가는 것일까? ‘레트로 열풍’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2018년도 이전에도. ‘옛날 교복 체험’이나 ‘추억의 달고나’ 등을 놀이공원이나 유원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 을만큼 ‘복고풍’은 사랑받는 트렌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의 복고 유행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예전의 복고 유행이 사진을 찍기 위한 일회성 체험에서 멈췄다면, 2020년에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은 ‘뉴트로’까지 표현될 정도로 시간적 배경 자체를 현실에 가져와 새로운 복고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이나 놀이에서 벗어나 일상 속 복고 문화와 관련 제품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민속촌의 복고풍 사진관>

그리고 이러한 트렌드의 중심에 엘레트론이 있다. 엘레트론은 레트로 열풍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2017년도에 만들어진 레트로 풍의 소형가전 SPA 브랜드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클래식한 타자기 디자인의 ‘페나 키보드’와 ‘라디오 히터’가 있다. 인기가 그래서 왜 있을까? 레트로풍의 가전이라. 모두가 스스로 더 스마트하고, 미래지향적임을 외치고 있는 가전 제품 속 언뜻봐서는 어울리지 않은 설명으로 보인다.


<엘레트론의 페나 키보드. 빈티지한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소비자의 반응은 놀라울만큼 좋다. 엘레트론의 첫 제품인 페나 키보드는 2017년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를 통해 처음 시장에 출시되었고, 당시 페나 키보드는 당시 펀딩 한 달 만에 모금액 약 40만 달러(4억7460만 원)를 달성한 기록을 갖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시장성을 인정받은 엘레트론은 국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도 가장 핫한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으며 신제품 출시는 대부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결정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NEST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등 주목할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엘레트론에게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김정민 대표를 만나보았다.

<엘레트론 김정민 대표>

김정민 대표는 소위 말하는 ‘리테일 전문가’다. 엘레트론 창업 전에는 이랜드 리테일 모던하우스 마케팅 팀장으로서 ‘모던하우스’, 패스트 리빙 브랜드 ‘버터’, 직수입 가구 브랜드 ‘바후스’ 등 여러 빅 브랜드의 런칭과 마케팅 총괄 업무를 맡았다. 안정된 직장에서 벗어나 창업을 한 계기는 [더홀렉션]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더홀렉션은 해외의 엔틱 제품을 수입 판매했는데, 국내 소비자들이 오래된 타자기를 수 십만원에 구입하는 것을 보고 소비자들이 모던한 키보드가 아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타자기를 사는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바로 클래식한 디자인과 타자기가 주는 아날로그적 정서인 것. 디자인적 이점을 살리는 동시에 클래식 타자기에는 없는 디지털 기능을 더한 ‘페나’ 키보드를 기획해 미국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이 때 받은 선주문 금액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발전해올 수 있었다고 한다.

엘레트론의 강점은 스스로 제품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것에 있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일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김정민 대표는 직접 제조 상품의 경우 디자인과 기능 측면에서 원하는 방향성 대로 기획을 할 수 있었으나, 제조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특히 금형과 같은 제조 단계 과정을 하나부터 끝까지 챙기는 것과 품질을 평가하는 QC 단계를 컨트롤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구성했다. 김정민 대표 스스로 기획자로서의경력을 살려 제품 개발을 하고 있고, 기술적으로는 현대 모비스 출신 연구원인 이다근 선임연구원과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반상현 연구원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문과와 이과 감성의 훌륭한 조합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복고의 감성과 최신의 기술이 결합된 엘레트론의 제품은 매니아층을 형성, 특히 경제적/사회적 안정감을 갖고 있는 3040 여성 구매층을 끌어모았다. 충성도 높은 구매층을 확보한 엘레트론은 첫 제품인 페나 키보드에서 얻은 노하우를 기반, 이제는 제품 카테고리를 마우스, 스마트 펜, 그리고 히터까지 확장시켰다.


<엘레트론이 개발중인 페나 빨대>

가장 최근에는 일상 소비재인 빨대를 개발중이다. 엘레트론의 빨대는 세균번식을 막는 UV 시스템과 마그네틱을 이용한 분리형 구조를 적용하고 세척솔과 케이스를 결합해 별도 세척 방식을 구현. 빨대를 케이스에 넣고 흔드는 동작만으로도 세척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행보는 엘레트론의 향후 방향성을 예상하게 한다. ‘레트로’라는 트렌드를 활용해 성장해온만큼, 엘레트론은 제2, 제3의 트렌드를 포착해 합리적인 가격과 보편적이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인을 가진 가전제품 SPA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만들어질 SPA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것. 엘레트론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 진행 단계에 있다고 김정민 대표는 말했다. 2019년 롯데 유통 BU를 통해 베트남에 제품을 선보여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김정민 대표에게 엘레트론의 향후 제품에 대한 방향성을 들을 수 있었다. 김정민 대표가 생각하는 엘레트론은 누구나, 편하게 부담없이 쓸 수 있는 제품이다. 너무 트렌디하거나, 너무 매니악하거나, 또 너무 흔하지 않은, 그런 제품 말이다. 김정민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기술과 디자인이 훌륭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도 독보적이거나 차별적인 기능을 강조하지 않고 보편적으로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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