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새로운 에듀케이션을 이끌다

비대면 사회에서 급부상하는 에듀테크

최근 비대면 산업의 대표 키워드로 주목받는 에듀테크. 사실, 에듀테크는 신조어가 아니다. 에듀테크(Edutech)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교육에 ICT기술을 접목해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는 교육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데 활용되는 기술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의 기사를 보면 에듀테크는 AR, VR, 비대면 이라는 특정 키워드와 마치 한 묶음처럼 사용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에듀테크의 부상에는 비대면 사회의 도래가 있다. 휴교령이 내려진 뒤 아이들은 학교의 책상 대신 집 안의 컴퓨터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교육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기업은 최선을 다해 교육 기술을 단기간에 발전시켰으며, 정부는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지원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5월 11일 발표한 ‘국외 COVID-19 대응 학교교육 대처 방안 사례’ 내용에 의하면 대부분의 해외 국가들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대처방안을 보였다. 많은 국가들이 휴교 후 온라인 학습을 시작했으며, 온라인 학습용 콘텐츠로는 민영 방송국의 교육 영상이나 교사들의 라이브 영상 등이 제공되었다.

이 시기를 거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듀테크를 학교의 수업을 집에서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로 생각했지 않았을까? 그 뒤 1년이 지났다. 단기간으로 끝날 것 같았던 COVID-19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아이들과 어른들은 어느덧 코로나 사회, 즉 비대면 사회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그리고 한번 발전한 에듀테크 분야는 크게 세 방향으로 발전되는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개인 학습을 돕는 맞춤형 서비스의 흥행

[출처] Knowledgehook 홈페이지
초기의 교육 콘텐츠가 공영 교육을 대체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형태를 보였다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에듀테크 분야는 개인 학습을 돕는 맞춤형 서비스인 경우가 많다.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각각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과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을 따로 체크한다. 일률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단기적인 방법일 뿐,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해진 것. 특히 개인차가 큰 수학 같은 과목의 경우 똑같은 교육 과정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와 같은 점에 착안한 수학 에드테크 솔루션 기업인 Knowledgehook은 2천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 규모를 기록했다. 캐나다의 Knowledgehook은 자체 수학 교육 솔루션을 개발해 교육자에게 제공하는 업체로, 3단계에서 10단계까지 학생들을 나눠 레벨 맞춤형 교구를 제공한다.

원격수업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단순한 문제풀이 방식이 아닌 몰입형 게임 러닝 ‘Gameshow’ 방식을 통해 아이들의 흥미와 집중력을 키우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Knowledgehook의 플랫폼을 통해 교사들은 본인만의 게임쇼를 만드는 등 자체 교재 제작도 할 수 있어 학생과 교사진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더 이상 아이들만의 시장이 아닌 에듀테크

온라인 교육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며, 어른들도 e-러닝, 사내 교육 시스템 등 여러 방면으로 에듀테크를 경험해왔다. 아이들의 교육 측면으로 발전되었던 에듀테크는 이제 어른들의 시장까지 확장되어 성인들을 위한 에듀테크 플랫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고용 환경이 변화하며 디지털 관련 직군에 대한 수요의 증가와 자가 격리 중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심리 또한 이러한 트렌드를 앞당겼다. 2012년 스탠포드대학 컴퓨터 과학 교수진이 만든 Coursera가 대표적인 예다. 14세 이상이면 누구든지 가입할 수 있는 Coursera는 세계 주요 대학의 전공 수업을 온라인으로 무료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Coursera는 지난 3월 중순~5월 중순 사이 약 1,00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으며, 딥러닝, AI, IBM 데이터 사이언스 등의 과목에 수강생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Coursera는 지난 7월 시리즈 F 라운드에서 1억 3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 현금을 3억 달러 이상 보유하게 되었다.

Teachable의 코스 예시들. [출처] Crunchbase
Coursera 같은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 이외에도 새로운 형태의 성인용 에듀테크 기업들도 각광을 받고 있다. 좋은 예로 2013년 설립된 뉴욕 기반의 Teachable이 있다. 기존의 Coursera 같은 플랫폼은 유명 대학이나 기관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했으나, Teachable에서는 누구나 본인만의 강의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체스, 그림 그리는 본인만의 방식 등 개인이 영상을 녹화해 Teachable 플랫폼에 업로드, 학생들이 콘텐츠를 구입하는 형식이다. 개인이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대학 기관 콘텐츠 대비 주제 선정이 다양하고 형식 또한 자유로워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Teachable은 그 콘텐츠 성을 인정받아 2020년 5월, 세계적인 디지털 솔루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Hotmart에 2억 5천만 달러에 인수되었다.

에듀테크의 새로운 ‘에듀’는?

에듀테크의 대중화에 따라 서비스들은 학교 수업 그 이상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놀거리와 배울거리가 부족해진 자가 격리 방침도 이러한 트렌드에 도움을 준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흥미로운 점은 취학아동을 위한 서비스와 성인들을 위한 서비스 모두 같은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는 점. 기존의 취학아동을 위한 콘텐츠는 게임화를 거치긴 해도, 수학이나 영어, 과학 등 전통적인 커리큘럼 기반 과목을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성인들을 위한 콘텐츠는 직무 상식이나 이직 등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지금까지의 에듀테크가 학문적 공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왔다면, 요즘 등장한 에듀테크 서비스는 놀이와 취미도 에듀테크의 영역에 담기 시작했다.

인도 스타트업 Yellow Class가 좋은 예다. Yellow Class는 자사를 Hobby class, 즉 취미에 대한 수업이라고 표명하고 있다. 3세에서 12세 연령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용, 그림그리기, 요리, 요가,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매일 라이브로 제공하고 있다. 각 수업은 전문가들이 지도하며, 학생들과의 영상 수업을 통해 실시간 피드백을 주며 상호 신뢰감을 쌓게 된다. Yellow Class는 이번 달 130만 달러 규모의 프리시리즈 A 투자를 유치, 인도같이 전통적인 교육열이 높은 국가에서도 놀이 영역의 교육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스타 강사 강의 대신 개인 맞춤형 콘텐츠 제공

퀄슨 로고. [출처] 퀄슨 홈페이지
국내의 사정은 어떨까?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는 스타 강사가 주목받기 마련. 반면, 스타 강사, 아니 선생님이 나와서 영어 강의를 하지 않는 맞춤형 영어 에듀테크 기업이 있다. 퀄슨은 터너, BBC, UMK, NBC유니버설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 제작사의 드라마와 영화 콘텐츠를 영어 수업에 사용해 차별화에 성공한 에듀테크 기업이다. 사용자는 개인의 기호에 따라 방송사 별 콘텐츠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음성인식 기술을 통한 발음교정 등을 받을 수 있다. 퀄슨은 이와 같은 장점을 기반으로 지난 10월 DSC인베스트먼트로부터 60억 원의 투자를 유치, 총 200억 원의 누적 유치금액을 기록하게 되었다.
[출처] 자란다 홈페이지
한편, 자란다는 AI(인공지능)에 기반한 매칭시스템을 통해 아이의 성향이나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6월 31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코로나 이전부터 각광받던 자란다는 코로나 19 시기에 맞춰 온라인 교육에 적응하기 힘든 7~10세 아동들의 맞춤형 수업 보조 수요가 늘며 지난 8월, 작년 동일 기간 대비 누적 매출이 2.5배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교, 유치원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돌봄의 손길이 필요한 4세부터 13세 아동을 둔 가정에 최대 하루 2시간 긴급 무료 돌봄을 지원하기 시작, 스타트업의 사회적 기여를 실현해 선순환 구조를 보였다.

어른들도 관리가 필요하다, AI 튜터 솔루션 각광

[출처] 뤼이드 홈페이지
공부를 시작한 성인들은 아이들과 분야만 다를 뿐, 관리가 필요한 것은 같다. 일반적으로 학원에서 배웠던 토익이나 공인영어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해당된다. 뤼이드는 ‘산타’ 토익 개발 기업으로, 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맞춤형 시험 대비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딥러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학습 과정에서 성취도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피드백을 통해 학습목표 성취를 돕는 포머티브 러닝 지원 솔루션도 구축한 상태다. 현재는 토익, SAT, 토익 Japa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7월 500억 규모의 프리시리즈 D를 유치했다.

또한, 재택근무와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며 관련 직무 수업에 대한 수요도 증가, 해당 분야의 기업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4월 온라인 코딩 교육 제공 기업 코드잇이 3개 벤처캐피탈로부터 4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코드잇은 최초의 온라인 인터랙티브 코딩 교육 서비스로, 직접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온라인 코딩 실습환경과 질의응답이 가능한 커뮤니티를 구축해 일방적 교육이 아닌 수강자와 양방향 교육이 가능하도록 실현한 것이 특징이다.

에듀테크 시장은 국내 기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4조 원에서 2020년에는 10조 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지난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 2020에서도 에듀테크는 주요 주제로 다뤄졌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육성하고 있는 분야이다. 특히, 에듀테크 분야는 ‘K-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6대 산업 중 하나로, 홍남기 부총리는 “콘텐츠, 의료·헬스케어, 에듀테크, 디지털 서비스, 핀테크, 엔지니어링 등 6대 산업은 모두 4차 산업혁명과 연결되는 미래형 산업”이라며 “분야별 맞춤형 지원으로 수출의 획기적인 확대를 유도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배경과 정부 지원, 그리고 에듀테크에 대한 인식 변화를 기반으로, 향후 에듀테크 산업은 블록체인, AR 및 VR 기술이 더해지며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 원문 : http://kvicnewsletter.co.kr/page/vol17/view.php?volNum=vol17&seq=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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