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쓰밸리, 죽음의 계곡이 아닌 도약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

<채소연 팀장>
◆ 창업도약패키지 서원대학교 산학협력단 채소연 팀장 인터뷰

2020년도만 해도 약 11만개의 스타트업사가 설립되었다. 그렇다면 작년에 나왔다던 11만개의 스타트업 중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기업은 몇일까. 아니, 재작년에 설립된 기업의 수는 몇 일까. 유니콘 기업이 약 12개 정도인 현실에 비하면 나머지 기업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숫자를 보자. 통계청이 2019년 12월에 발표한 ‘2018년 기준 기업생멸행정통계’를 보면, 2012년 창업해 2017년까지 살아남은 신생 기업은 전체의 29.2%로, 신생 기업의 5년 생존율은 2014년 27.3%에서 2015년 27.5%, 2016년 28.5%를 기록했다.

그러니까 5년, 소위 말하는 데쓰밸리를 넘기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 더디게 올라가지만 생존률이 올라가는 양상을 보인다. 3-7년차 기업을 돕는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도약패키지’ 프로그램 주관사 서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채소연 팀장 (이하 채 팀장)을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마의 기간’을 맞은 스타트업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 데쓰밸리, 스타트업이 맞는 첫번째 시련

채 팀장은 데쓰밸리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데쓰밸리는 보통 스타트업의  존망을 결정짓는 첫 번째 고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은 3년 정도가 지나면 창업 초기 시기의 투자금이나 기술력 혹은 수익을 소진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자금난과 기술난에 빠지게 되며 데쓰밸리라는 위기를 겪게 된다”고 말했다. 데쓰밸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차 수익화를 꾀하거나, R&D의 제품화를 위해 자금조달, 시장진입 등의 방법을 모색해야 하나 해당 방면으로 경험이 적은 스타트업의 경우 손을 놓은 채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는 것.

◆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같이’ 해결해 나간다면, 도약기가 될 수도 있어

그렇다면 데쓰밸리는 피할 수 없는 시기인 것 인가. 채 팀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성장은 완만한 곡선인 것 같아요. 직선으로 쭉 성장하는 것도 좋죠. 하지만 규모를 키우기 전 서비스의 내실을 다지고 점검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도약기가 어느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쓰밸리가 그 시기가 아닐까요? 1-3년을 잘 넘겼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성이 있었다는거고, 이제는 넥스트 레벨로 넘어갈 때라는 뜻이니까요. 그간 스타트업이 성장해오며 부족했던 점이 무엇인지 찾고, 전문가들과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죽음의 계곡이 아닌 또다른 성장을 위한 도약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창업도약프로그램은 선후배 기업 간의 네트워킹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으로 스타트업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채 팀장은 덧붙였다.

◆ 빠른 스케일업을 위한 방법은 잘 파는 것이 아닌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것”

그래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법을 물어보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수익화를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답변이 나왔다. “제 기준에서 잘 파는 것은 이제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잘 팔지 않아도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거죠. 그러려면 시장 변화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춰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창업 초기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3년 뒤면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아이디어가 되었을 수도 있고, 시대가 바뀌어서 서비스 자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까요. 도약기에 접어든 기업일 수록 비즈니스 모델을 유기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서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창업도약패키지 주관사로서의 가치관을 볼 수 있었다. 마케팅이나 홍보의 힘을 빌려 단기적인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 스스로 제 2, 제 3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 그래서 채 팀장은 보육 기업 선발 평가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로 시장변화를 잘 반영하고 이끌 수 있는 아이템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인지 여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 6년 연속 주관사 선정 노하우로 올해도 스타 기업들의 도약에 기여할 예정 

이렇게 선정된 기업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물었다. 특히 서원대 산학협력단은 창업도약패키지 프로그램이 출범한 2016년 이후 지금까지 6년 연속 주관사로 선정되며 그 우수성을 입증해온 만큼, 특별한 운영 방침이 있는지 궁금했다. 채 팀장은 서원대 산학협력단의 프로그램 운영 방침은 선발한 스타트업의 아이템이 탄탄한 기술력을 갖췄다는 전제하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탄탄한 기술력과 우수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 창업기업의 사업화가 어려운 이유는 결국 시장 적합성 판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팔리는 제품인데, 어느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지 정확한 선행 판단이 필요한거죠”.

서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창업도약패키지는 보육기업이 시장 내 Market-Fit을 찾을 수 있게 지원하고, 선후배 기업 및 투자유치를 통해 판로를 확대하는 동시에 스케일-업을 할 수 있도록 기관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충북의 풍부한 바이오헬스산업 인프라와 메디코스메틱센터, 피부임상센터,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기관으로 바이오분야에 특화된 기관이며, 바이오와 ICT융합을 위한 BIT융합대학의 BT,IT분야의 풍부한 교수진을 바탕으로 기술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어 바이오· ICT분야의 도약기 기업에게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

◆ 스타트업, 숨은 보석···과감하고 지속적 지원 필요

그렇다면 채 팀장이 스타트업을 대하는 생각은 어떨까. “스타트업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미래를 이끌 수 있는 숨은 보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석은 오랜 기간 세공이 필요하죠. 그만큼 단기간의 지원을 통해 매출이나 고용 등의 정량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기술개발 및 사업화 지원을 통합하는 패키지 형태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창업도약패키지 프로그램의 운영 담당자로서, 채 팀장의 프로그램을 다섯 글자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몇 초만에 그녀는 “스타브릿지”라고 답했다. “3~7년 도약기 창업기업만을 대상으로 자금지원, 성장촉진, 특화프로그램 등 다양한 패키지 지원을 통해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장 빠른 길이 되고 싶습니다. 죽음의 계곡 사이를 완만하게 연결하는 다리가 아닐까요?”

한편,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은 창업 이후 성장단계로 접어든 창업기업의 매출 부진과 자금 부족 등으로 위기를 맞아 사업화에 실패하는 이른바 ‘데스밸리’를 극복하고 혁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지원대상은 창업 후 3년 이상에서 7년 미만인 기업이며, 세부적으로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과 ‘성장 촉진’ 프로그램으로 나눠 시행된다. 2021년도 기준 사업 6년차를 맞았으며 매년 창업기관 주관사를 선정해 교육, 멘토링, 투자유치, 해외 진출 프로그램 등을 창업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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