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0억 달러 규모를 자랑하는 아시아의 전자 상거래, 다음 차례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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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Watcharapol_Kun/iStock; Andrii Sedykh/iStock]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소셜 전자 상거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확고히 자리 잡았다.

10년 동안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VC 회사를 이끌고 있는 미국인으로서 필자는 종종 새로운 기술 트렌드가 미국보다 아시아에서 더 일찍 또는 강력하게 나타나는 것을 본다. 그리고 바로 지금, 소셜 전자 상거래의 물결이 거대하게 밀려오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는 중이다.

소셜 전자 상거래는 사람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으로 상품을 대량 판매하는 비즈니스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모바일 앱과 같은 가상의 SNS 네트워크나 친구와 이웃 등 실제 인간관계를 의미하며, 두 종류의 관계가 동시에 존재하기도 한다. 핵심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간헐적으로 소량 판매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러한 단체로 물품을 대량 판매하는 것이다. 아시아의 기업가들이 최대로 활용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판매 기술이다.

급증하고 있는 이러한 트렌드는 현재 소셜 전자 상거래가 전체 온라인 매출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시작되었다. 미국과의 규모의 격차는 실로 엄청나다. 미국의 경우는 소셜 전자 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4.3%에 불과하며  GMV(총 상품 판매량)는 360억 달러이다. 반면 중국의 연간 3,600억 달러 이상이다.

소셜 전자 상거래 트렌드는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두 가지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나는 구매자에게 할인을 제공하고 판매자에게 효율성을 제공하는 단체 구매 모델로 대량 거래를 일으키기 위해 구매자를 모으는 형태다. 다른 모델은 라이브 커머스로, 큰 인기를 누리는 인플루언서가 SNS 팔로워에게 엄청난 양의 패션 아이템과 기타 상품을 신속하게 판매한다. 두 개념 모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현재 아시아의 여러 기업은 이러한 모델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이 서구 사회에도 스며들 것으로 본다. 두 모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공동 구매

2015년 중국에서 설립된 스타트업 핀두오두오(Pinduoduo)는 현대식 공동 구매 모델의 선구자다. 회사의 시장 가치는 1,300억 달러로 미국의 거대 소매업체인 타겟(Target)보다 많다. 핀두오두오는 모바일 사용자가 핸드폰을 통해 구매한 경험이 별로 없으며 시장성이 저평가되었다고 보여지는 중국 도시의 소비자 시장을 타겟 삼아 시작했다. 신선한 육류와 농산물의 경우 농부가 소비자에게 전자 상거래를 통해 직접 판매하는 형식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고객이 개별적으로 소량 주문한 물품을 포장하고 배송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각 가정에 대한 라스트 마일 배송의 경우에는 비용 문제가 더욱 부각되었다.

한편 핀두오두오는 이들 공급자 농부와 소비자 시장 간의 채널이 되어 주었다. 해당 업체의 공동 구매 플랫폼은 양쪽 모두에 이점을 제공했다. 총 비용에 민감한 고객들이 대량으로 함께 주문해서 농부들이 지역 유통 허브까지 훨씬 효율적인 비용으로 배송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매 식품 시장의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람들은 가전제품보다 훨씬 더 정기적으로 과일, 야채, 고기를 구입하기 때문에 핵심 판매 제품으로 신선 식품을 선택하여 많은 단골 고객과 함께 일상 생활에 더욱 밀접하게 다가가는 플랫폼으로서의 핀두오두오를 만들었다.

오늘날 핀두오두오의 홈 화면으로 이동하면 음식과 함께 제지 제품 및 세제와 같은 가정 용품과 다양한 내구재를 볼 수 있다. 품목은 두 가지 가격대로 제공된다. 하나는 혼자 구매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공동 구매용으로 훨씬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필요한 만큼 친구 및 가족으로 구성된 그룹을 형성하거나 다른 공동 구매자를 구하고 있는 기존 그룹을 검색하여 찾을 수도 있다. 한편, 핀두오두오는 고객 데이터를 마이닝한 후 공급자 측에 제공하여 어디에서 무엇을 판매할 것인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5년부터 핀두오두오는 연간 GMV 2,55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했으며 연간 수익은 90억 달러가 넘는다. 그루폰(Groupon)과 유사한 중국의 더욱 오래되고 전통적인 플랫폼, 마이추언(Meituan)을 이미 뛰어넘었고 이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 비슷한 플랫폼의 출현에 영감을 주었다.

현재 동남아시아 10개국을 포함하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에서 수많은 공동 구매 스타트업이 부상하고 있다. 많은 신규 업체가 구매를 관리하는 현지 “에이전트” 또는 “커뮤니티 리더”를 모집한다. 이들은 보통 주부인데, 예를 들어 베트남 회사 쇼파(Shoppa)는 특히 여성을 에이전트로 공개 모집하여 “미스 쇼파(Ms. Shoppa)”가 될 사람을 찾는다. 부수적 수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 자격이 있다. 에이전트는 회사 앱의 특별 버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지역 그룹을 조직하고 좋은 가격에 올라온 판매품이 올라왔는지 물색한다. 그 외에도 지불금을 수금하는 것이 직무에 포함되기도 한다. 이후 전체 주문이 미스 쇼파에게 배달되고, 미스 쇼파는 이를 구매자에게 전달한다.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고, 또한 자신이 쇼파에서 구매할 때 추가 할인을 받는다.

사람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이웃으로 구성된 공동체를 구성하고 물품 전달을 위해 방문하는 등의 사회적 측면을 누릴 수 있으며, 온라인 구매에 대한 공동체 구성원의 신뢰도도 강화된다고 언급한다. 금전적 인센티브 외에 거래와 관련한 모든 이가 사회적 혜택을 누리는 모델인 것이다. 덕분에 규모가 큰 시장을 보유한 베트남(인구 9,800만)에서 해당 비즈니스 모델이 조금씩 성공 가도에 올라서고 있으며, 특히 인도네시아(2억 7,000만)와 같은 국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

라이브로 방송되는 커머스는 TV 홈쇼핑 채널과 개념은 유사하지만 고유의 특성과 매력이 있다. 중국 및 최근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한국에서는 의류, 미용 제품 등을 판매하는 쇼를 스트리밍하기 위해 일련의 스튜디오를 사용하는 큰 규모의 회사가 생태계를 조직했다. 호스트는 탑 인플루언서가 되기를 꿈꾸는 수많은 젊은 인재 중에서 선택된다. 이 중 최고의 기량을 보이는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재능과 카리스마를 활용하여 고도로 개별 맞춤화된 디지털 경험을 거대한 가상 팔로워 커뮤니티에 선사하는 동시에 물품을 대량 판매한다.

중국 출신 스타 비야(Viya)는 노래 경연 대회에서 우승하고 팝 밴드의 보컬로 무대에 선 이후에 가족이 원래 종사하던 소매업으로 돌아갔다. 비야의 라이브 커머스는 “일부는 버라이어티 쇼, 일부는 정보를 제공하는 광고, 일부는 그룹 채팅”으로 묘사된 바 있다. 또 다른 중국인 인플루언서 오스틴 리(Austin Li)는 립스틱의 제왕으로 알려져 있다. 화장품 판매원으로서 배운 대면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을 중요시 여기는 비즈니스 맨의 태도를 잃지 않으면서도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오스틴 리는 30분 동안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에서 138개의 립스틱을 직접 자신의 입술에 바르며 고객에게 시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한편 지난 11월 알리바바의 광군절 프로모션 기간 동안 비야와 오스틴 리의 매출은 1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패션 디자이너이자 전 모델인 인플루언서 장 다이(Zhang Dayi)는 WWD와의 인터뷰에서 라이브 커머스의 핵심은 쇼 호스트가 전달할 수 있는 “진실성”이라고 말하며 질문을 던졌다. “광고 보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사람들은 광고를 잘 믿지 않아요.” 반면에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쇼 호스트를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좋아하고 존경하게 된다면 고객은 “쇼 호스트의 라이프스타일 또한 원하게 됩니다.”

◆도약 효과

미국 시장에서는 라이브 커머스나 단체 구매 모델이 아직 아시아에서 볼 수 있는 규모와 정교함에 근접하지 않았다. 한 가지 이유는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 미국에서 이미 마케팅이 고도로 발달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TV 및 인쇄 광고는 팝업 광고로 진화했으며, DM은 다량의 이메일로 변모하는 등 기존 기술이 단순히 새로운 미디어에 접목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조적으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이중 도약을 경험했다. 경제가 낮은 수준(소비재에 대한 대량 마케팅이 거의 없었음)에서 더 높은 수준으로 빠르게 상승함과 동시에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곧바로 넘어왔다. 그 결과,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마케팅 방식을 탄생할 수 있는 드넓은 분야가 개척되었다.

또한 아시아의 경우 모바일 소셜 미디어 앱이 널리 퍼져 있다. 덕분에 소셜 전자 상거래가 성립하는 시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12억 명이 넘는 월간 실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위챗(WeChat) 사용자의 대부분은 중국에 거주하며 수백만 명의 중국인의 핸드폰에는 웨이보(Weibo) 및/또는 동영상 이용이 편리한 도인(Douyin) 앱이 설치되어 있다. 왓츠앱(WhatsApp)은 아세안 국가에서 인기가 있고,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상위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많은 SNS 사용자가 확보된 덕분에 알리바바(Alibaba), 싱가포르 기반의 쇼피(Shopee) 및 한국의 쿠팡(Coupang)과 같은 선도적인 전자 상거래 업체가 라이브 커머스를 확장하고자 시도하고 단체 구매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물론 현재 아시아의 상황은 유동적이다. 소셜 전자 상거래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형태의 모델이 발명되고 있으며 일부는 문제에 부딪히기도 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윤지(Yunji)는 회원제 기반 단체 구매 모델을 제시했을 때 규제 당국이 이를 다단계 판매와 유사하다고 판단해 모델을 변경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소셜 전자 상거래의 최근 성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해 많은 일을 온라인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현 시국에 발생한 일시적 반응일 수 있으며, 향후 온라인 내에서 사람들의 활동이 지속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트렌드의 이면에 존재하는 추진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투자자와 기업가가 새로운 분야로 뛰어드는 것 이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소셜 전자 상거래를 수용하고 있으며 이를 실제 구매량으로 증명하고 있다. 핀두오두오를 포함하여 아직 순이익을 확보하지 못한 강력한 신생 기업 또한 결과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도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내에서의 소셜 전자 상거래 급증이 미국과 전 세계로 확대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시기, 시장 및 비즈니스 모델의 선택, 우수한 경영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변화는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 단지 시기와 방식의 차이만이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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